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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디펜딩 챔피언' 독일이 2018년 러시아월드컵 마지막 평가전 상대로 사우디아라비아를 선택했다. 이유를 묻는 말에 독일 스카이스포츠의 한 기자는 "자신감을 얻기 위함"이라고 답했다. 객관적 전력이 약한 팀에 기분 좋은 승리를 챙겨 자신감을 얻는다는 계산이다. 여기에 선수단 경기력 및 전술 점검은 덤이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계획대로 됐을 때의 얘기다. 그렇지 않을 경우 후폭풍도 만만치 않다.
프랑스는 10일(한국시각) 프랑스 리옹 그루파마 스타디움에서 펼쳐진 미국과의 친선전에서 아찔한 상황을 경험했다. 주전 공격수 올리비에 지루(32)가 상대 수비수와 부딪치며 머리를 다쳤다. 지루는 5분여간 그라운드에 누워서 일어나지 못했다. 결국 우스만 뎀벨레(21)와 교체돼 벤치로 물러났다. 영국 매체 데일리 메일은 '뇌진탕이 의심된다'고 보도했다.
벨기에의 베테랑 수비수 뱅상 콤파니(32) 역시 부상으로 월드컵 출전이 불투명하다. 그는 3일 치른 포르투갈과의 평가전에서 부상악령에 발목을 잡혔다. 벨기에 감독은 "콤파니는 팀의 리더이기 때문에 마지막까지 지켜보겠다"고 말했다. 그러나 최악의 상황을 가정해 대체 선수를 예비 명단에 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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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웃나라 일본의 분위기가 심상치 않다. 일본은 4월 바히드 할릴호지치 감독을 전격 경질하고 니시노 아키라 일본축구협회 기술위원장을 새 사령탑에 선임했다. 월드컵을 불과 두 달 앞두고 경질된 할릴호지치 감독은 일본축구협회를 상대로 명예회복 소송을 건 상태다. 하지만 이는 어디까지나 외풍일 뿐이다. 더 큰 문제는 경기력이다. 일본은 지난달 30일, 니시노 감독 체제에서 첫 공식전을 치렀다. 상대는 아프리카의 다크호스 가나였다. 결과는 0대2 패배. 여기서 끝이 아니다. 스위스를 상대로 또 다시 0대2로 패하며 여론의 뭇매를 맞고 있다. 산케이스포츠, 스포니치 아넥스 등 다수의 일본 언론은 '기대감은 0%', '니시노 감독은 위기감이 0%'라고 거세게 비판하고 있다.
대한민국과 F조에서 맞붙는 스웨덴도 상황은 크게 다르지 않다. 그라운드에서 뛰는 선수들이 가장 먼저 민심의 변화를 느끼고 있다. 스웨덴의 수비수 미카엘 루스틱(32)은 10일 페루와의 평가전 직후 "우리는 월드컵 최종예선에서 이탈리아를 상대로 180분간 싸웠고 골을 넣었다. 그 당시에는 모든 이들이 행복했다. 그런데 이제 사람들의 패닉을 느끼기 시작했다"고 말했다.
본선에 앞서 자신감을 높이는 평가전만 있는 건 아니다. 자신감도 잃고 선수도 잃는 안 하느니만 못한 평가전도 분명 있다.
김가을 기자 epi1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