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없는 이를 탓하지도, 그리워 하지도 않았다. 눈 앞에서 땀 흘리고 있는 선수들을 믿고 장도에 올랐다.
새로운 출발이다. 팀의 구심점이었던 구자철(22·볼프스부르크)과 2차예선 요르단전까지 함께 했던 지동원(20·선덜랜드)은 홍 감독의 품을 떠났다. 이밖에 손흥민(19·함부르크) 기성용(22·셀틱) 남태희(20·발랑시엔) 등 유럽파가 전무한 상황에서 홍 감독은 이들에 대한 향수를 지웠다. "일찌감치 함께 할수 없다는 것을 알고 있었다. 유럽파는 잊은지 오래됐다."
관건은 K-리거, J-리거, 대학생으로 구성된 대표팀 전력의 극대화다. 홍 감독은 "있는 선수들끼리 호흡을 잘 맞춰야한다. 훈련을 통해 조직력을 가다듬었다. 얼마나 우리 것을 보여주느냐가 중요하다"면서 "오랫동안 소집훈련을 해서 큰 힘이 됐다. 일주일이면 한경기 치르는데 충분하다"고 밝혔다.
4-2-3-1의 꼭짓점에는 배천석(21·빗셀 고베)이 나선다. 최근 K-리그에서 좋은 모습을 보여준 김현성(22·대구)이 주전 자리를 위협하고 있지만 지난 6월 오만과의 친선경기에서 두 골을 넣으며 홍 감독에게 승리를 안겨준 배천석이 주전 경쟁에서 한 발 앞서 있다. '홍명보의 황태자' 김민우(21·사간도스)는 뒤에서 배천석을 지원한다. 문제는 측면 공격수다. 어렵게 합류한 김보경(22·세레소 오사카)의 선발 출전이 유력했지만 대표팀 합류 직전 어깨를 다쳐 컨디션이 좋지 않다. 조영철(22·알비렉스 니가타)도 지난 17일 소속팀에서 풀타임을 소화해, 체력적으로 힘들어하고 있다. 홍 감독은 "김보경과 조영철을 선발로 내세울지, 교체 멤버로 넣을지 고민이다"고 했다. 인천 2군과의 연습경기에서 두 골을 넣은 K-리그 신인왕 후보 고무열(21·포항)이 대안이다. 홍 감독은 19일 훈련에서 배천석과 김민우 조영철 고무열 등에게 적극적인 돌파를 지시하는 한편 포지션 체인지를 집중 점검했다. 측면 수비들의 오버래핑에 이은 크로스도 주요 공격 루트다. 윤빛가람(21·경남)은 중원사령관으로 경기를 조율한다. 어느덧 홍명보호의 중심으로 자리 잡았다. 홍 감독은 윤빛가람의 활용법을 두고 장고를 거듭한 끝에 결론을 내렸다.
"선수의 장점을 살리는 게 중요하다. 윤빛가람의 장점은 공격력이다. 공격적 부분을 맡기고 (정우영 또는 박종우 등) 수비형 미드필더를 기용해 수비력을 보완하겠다."
중앙 수비로는 주장에 재신임된 홍정호(22·제주)와 대학생 장현수(21·연세대)가 호흡을 맞추고 좌우 측면 수비는 홍철(21·성남)과 오재석(21·강원)이 포진한다.
올림픽대표팀은 지난 6월 1일 오만과의 친선경기에서 3대1로 승리했다. 하지만 홍 감독은 6월의 오만을 머리 속에서 지웠다. "오만의 경기를 비디오로 봤는데 완전히 다른 팀이었다. 수비 조직력이 좋아졌다. 많은 훈련을 한 것 같다."
창원=하성룡 기자 jackiecha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