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유현상 최윤희 부부가 서로에 대한 애틋함으로 훈훈함을 자아냈다.
1991년 열세 살의 나이차를 극복하며 비밀리에 결혼해 세상을 놀라게 했다. 두 사람은 두 아들을 낳고 33년간 함께 한 부부였다. 부부가 다정히 음악을 선곡했다. 두 아들은 미국에서 생활해 가족이 그리울 때 음악 감상실을 찾는다고.
최윤희 임미숙은 서로 팬이었고 유현상 김학래는 비슷한 시기에 연예계 데뷔를 한 동갑내기 친구였다. 50년지기 친구부부의 특별한 만남.
'세대차이가 나는 순간'에 대해 최윤희는 "남편이 어린 시절 이야기 할 때 그렇다. '꿀꿀이 죽' '기브미 쪼꼬레뜨' 이야기를 하면 공감하기가 힘들다. 아들들이 반찬 투정하면 '아빠는 찐감자로 끼니를 떼웠다'라 한다"라고 끄덕였다.
|
하지만 은퇴도 빨랐다. 최윤희는 "제가 다섯살 때부터 수영해 만 19세에 은퇴했다. 근데 그때는 제 나이가 많다고 '할머니 수영선수'라 했다"라 담담하게 말했다. 2019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임명되며 다방면에서도 활약했다. 유현상은 "처음에는 한국여성스포츠회 회장을 했다. 은퇴한 여성 선수들의 모임이다"라 대신 아내를 치켜세웠다.
공공기관인 한국체육산업개발 여성 최초 대표이사도 지냈다. 그 이후 문화체육관광부 2차관에 임명이 됐다고.
최윤희는 "취임하기 전부터 직원너들은 일하고 있던 상황이고 저는 혼자 새로운 곳에서 시작해야 하는 상황이라. 가끔은 마치 혼자 사막에 떨어진 기분이었다. 현관문을 나설 때마다 '오늘도 전쟁터로 나가자' 하는 기분이었다"라 고백했다. 유현상은 '매일 새벽 3시, 3시 반에 일어나 업무와 관련한 공부를 하고 나가는데 아내가 참 자랑스럽고 고마웠다"라고 칭찬했다.
유현상은 "70년대 전설적인 음악 클럽이 있었는데 웬만한 음악인들도 올라가지 못하는 곳이다. 그때 록밴드 '라스트 찬스'의 멤버였다. 그때는 어깨가 한껏 올라가 있었다. 그땐 김치도 안먹었다"라고 웃었다.
|
자상한 남편 유현상에 임미숙은 "유현상은 아내를 잘 만져주냐. 스킨십을 잘 하냐"라 궁금해 했고 최윤희는 "나갈 때 문앞에서 뽀뽀하기도 한다"라고 자랑했다.
유현상은 아내를 '동균엄마'라 저정해놨다고. 최윤희는 "제가 그렇게 해달라고 해놨다"라 웃었다. 유현상은 "내가 바꾸고 싶은데 할 줄은 모른다"라고 해명했다.
유현상은 "우리는 오래 떨어져 있던 시간 만큼 더 애틋한데 계속 같이 지냈다면 이토록 애틋했을까 싶다. 그리고 가족과 떨어져 있는 동안 더 좋은 가장이 되겠다고 다짐했다"라고 털어놓았다.
최윤희는 "제가 작은 악세서리를 좋아하는데 남편은 그런 게 보이면 자주 사준다"라 했고 유현상은 "조금만 더 기다려줘라. 멋진 선물을 해주겠다"라고 따뜻하게 손을 마주잡았다.
|
극심한 반대에 오랫동안 사위로 인정받지도 못했다. 유현상은 "결혼식 후 장모님께 인사 드리러 갔는데 등을 돌리시더라. 그래서 그 등에 절하고 인사 드리고 왔다"라면서도 "첫째 아들을 낳고서야 조금 마음을 열어주셨다. 지금은 오히려 좋아해주신다. 이자 없이 돈도 빌려주실 정도다"라고 훈훈하게 마무리 했다.
최윤희는 생계에 보탬이 되고자 미국에서 수영코치로 일했고 직장의 배려로 아이들과 함께 출근했다고. 그는 "아이들에게 돗자리를 깔아주고 '이 밖으로 나오지마' 했는데 그게 어린 아들들에게 어려운 규칙이었다. 저는 그러다 '내일부터 나오지마'라 할까봐 무서웠다"라고 힘들었던 과거를 고백했다.
유현상은 "직장에 아내가 처음 갔을 때 화려한 이력으로 난리가 났었다. 아내는 내가 노래할 때 떨린다는데 나는 아내가 첫 출근하는 날 (떨렸다). 자기 실력을 증명해야 했던 최윤희 앞에서 그 순간을 기록하고 싶어서 캠코더로 찍으려다가 손이 떨려서 못 찍었다"라 했다.
신임을 얻기 어려웠던 동양인 여자 코치. 최윤희는 "한 학생이 실력을 보여달라 요구하더라. 그래서 혼자 수영을 하고 올라오는데 반응을 걱정했다. 근데 모든 이들이 기립 박수를 쳤다. 실력을 보여달라던 학생이 제 말을 너무 잘 듣더라"라 전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