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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노비 임지연의 처절한 생존기가 시작됐다.
그러던 어느 날 전기수의 공연이 열린 저잣거리에서 지두를 팔던 구덕이는 우연히 주인아씨 김소혜(하율리)와 혼담이 오가던 송 대감 댁 맏아들 송서인(추영우)을 만나게 됐다. 정체를 속였던 송서인과의 작은 오해로 시작된 인연은 그 속에서 애틋함을 틔웠다. 노비임에도 남다른 식견을 가진 구덕이에게 송서인은 꿈이 무엇이냐 물었고 구덕이는 "맞아 죽거나 굶어 죽지 않고 곱게 늙어 죽는 것"이라고 말해 보는 이들을 찡하게 만들었다. 자신에게 깨달음을 준 구덕이에게 마음이 동한 송서인은 그가 자신과 혼담이 오가는 자의 몸종이라는 사실에 혼란스러워했다.
그러나 송 대감 댁 생신 연에서 몰래 부엌일을 하던 구덕이는 소혜 아씨의 눈을 피해 송서인이 머무는 별당에 숨어들었다가 그와 내통했다는 오해를 받게 되면서 걷잡을 수 없는 위기를 맞았다. 이에 주인아씨의 혼삿길을 막은 죄로 멍석말이를 당하는 것도 모자라 주인어른의 침소에 들 위기에 처한 구덕이는 주인댁을 발칵 뒤집어 놓은 뒤 아빠와 도망길에 올랐다.
이후 주막에 묵게 된 아씨 옥태영(손나은)을 만나게 되면서 구덕이는 새로운 운명을 맞았다. 자신을 사람 취급도 하지 않던 소혜 아씨와는 달리 구덕이를 동무로 여기며 존중해주던 옥태영은 화적 떼의 습격으로 목숨을 잃을 위기에 처했음에도 본인이 아닌 구덕이를 구하고 세상을 떠난 것.
눈을 뜬 구덕이는 자신을 옥태영으로 착각하는 옥씨 가문 사람들을 마주했다. 옥태영이 맞냐고 묻는 할머니(김미숙)의 물음에 "네"라고 대답한 구덕이의 첫 번째 거짓말이 과연 어떤 결과를 불러올지 관심을 집중시키고 있다.
이처럼 '옥씨부인전'은 첫 방송부터 휘몰아치는 전개로 신분이 아니라 그저 사람으로서 사람답게 살아가고 싶어 하는 노비의 삶을 유쾌하면서도 깊이 있게 그려 눈을 뗄 수 없는 몰입감을 선사했다. 여기에 각 인물의 특징과 감정선을 깊이 있게 그려낸 임지연(구덕이 역), 추영우(송서인 역)의 열연과 극적인 긴장감을 끌어올리는 연출, 감각적인 영상미까지 어우러져 촘촘한 시너지를 발휘하며 강렬한 울림을 전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