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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지젤' 이어 '라 바야데르'로 재격돌하는 국내 양대 발레단

기사입력 2024-09-16 09:43

[유니버설발레단 제공. 재판매 및 DB 금지]
[연합뉴스 자료사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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국립발레단 '박세은·김기민' vs 유니버설발레단 '강미선·전민철'

'정통 버전'과 '각색 버전' 안무 차이…결말도 서로 달라

(서울=연합뉴스) 임순현 기자 = 국내 양대 발레단인 국립발레단과 유니버설발레단이 지난해에 이어 올해도 같은 작품으로 격돌한다.

지난해 '지젤'과 '호두까기 인형', '돈키호테'를 비슷한 시기에 공연했던 두 발레단이 올해는 한 달 간격으로 블록버스터 발레 '라 바야데르'를 무대에 올린다.

유니버설발레단이 이달 27∼29일, 국립발레단이 다음 달 30일부터 11월 3일까지 공연한다. 공교롭게도 두 작품 모두 서울 서초구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관객들을 만난다.

같은 시기에 활동하며 한국 발레 1세대 스타로 불린 문훈숙 유니버설발레단 단장과 강수진 국립발레단 단장의 자존심이 걸린 '라 바야데르' 연속 공연에 발레 팬들의 이목이 집중된다.

두 작품 모두 화려한 캐스팅이 먼저 눈에 띈다. 인도 힌두사원을 배경으로 아름다운 무희 '니키아'와 젊은 전사 '솔로르'의 사랑을 다룬 작품인 만큼 남녀 주인공 배역에 공을 들였다.

국립발레단은 유럽에서 활약 중인 세계적인 발레스타 박세은과 김기민 카드를 꺼내 들었다.

'니키아'로 출연하는 박세은은 2018년 무용계의 아카데미상으로 불리는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받은 자타공인 한국 최고의 발레리나다. 지난 2011년 세계 최고 발레단인 파리오페라발레단에 준단원으로 입단한 뒤 10년 만인 2021년 아시아 무용수로는 최초로 에투알(수석 무용수)에 올랐다. 지난 7월에는 파리오페라발레단 동료들과 함께 예술의전당 오페라극장에서 갈라 공연을 선보여 평단과 관객의 호평을 받기도 했다.

2011년 동양인 최초로 러시아 마린스키 발레단에 입단한 김기민은 '솔로르'로 출연한다. 2015년 수석무용수로 승급한 김기민은 2016년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국내 발레리노로는 처음으로 최고 남성 무용수상을 받으며 세계적인 스타 발레리노로 주목받기 시작했다.

두 사람은 2009년 국립발레단의 '백조의 호수' 공연 이후 15년 만에 파트너로 한 무대에 선다.

이에 맞서 유니버설발레단은 지난해 '브누아 드 라 당스'에서 최고 여성 무용수상을 수상한 강미선을 '니키아'로 내세웠다. 유니버설발레단 소속으로 22년째 활동 중인 강미선은 안정감이 돋보이는 무용으로 팬들 사이에선 '갓미선'으로 불린다. 2018년 유니버설발레단의 '라 바야데르'에서 '니키아'를 완벽하게 소화한 강미선은 6년 만에 아름다운 인도 무희로 다시 무대에 오른다.

국립발레단의 김기민에 맞설 '솔로르'에는 마린스키 발레단 입단을 앞둔 전민철이 낙점됐다. 한국예술종합학교(한예종) 무용원 3학년인 전민철은 지난 7월 마린스키 오디션에 합격해 내년 2월 입단을 앞두고 있다. 입단이 확정되면 김기민 이후 두 번째 한국인 마린스키발레단 단원이 된다. 선화예술중학교 재학 시절부터 전민철을 지켜봤던 문훈숙 단장이 직접 발탁한 것으로 전해진다.

두 작품은 안무에서도 차이를 둔다.

유니버설발레단은 1877년 '클래식 발레의 아버지'로 불리는 마리우스 페티파가 만든 원작을 기반으로 유니버설발레단 5대 예술감독인 올레그 비노그라도프가 1999년 재현한 정통 안무를 사용한다. 정교하면서도 화려한 안무와 함께 웅장한 무대세트와 보석으로 치장한 코끼리, 400벌 넘는 화려한 의상 등 볼거리가 많은 것이 특징이다.

이에 비해 국립발레단의 안무는 러시아 발레의 웅장함과 세심함에 집중했다. 러시아의 전설적인 안무가 유리 그리고로비치가 2013년 창작한 새로운 버전의 안무를 사용한다. 화려한 무대 연출보다는 주인공의 인물 묘사와 함께 조연에게도 존재감을 부여한 연출이 특징이다.

두 작품은 결말에서 더욱 확연한 차이를 드러낸다. 원작 버전인 유니버설발레단의 작품은 '니키아'와'솔로르'가 망령의 세계에서 현실에서 이루지 못한 영원한 사랑의 맹세를 하는 장면으로 마무리된다. 반면 국립발레단은 꿈에서 현실로 돌아온 솔로르가 회한의 독백을 통해 여운을 남기며 극을 마무리한다.

hyun@yna.co.kr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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