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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울=연합뉴스) 김용래 기자 = ▲ 아무도 이런 이야기를 하지 않는다 = 퍼트리샤 록우드 지음. 김승욱 옮김.
소설은 1, 2부로 나뉜다. 트위터로 추정되는 SNS(사회관계망서비스)에서 실제로 오간 글들이 별다른 설명 없이 단속적으로 이어진다. 주인공은 소셜미디어에 올린 글로 인터넷 공간에서 유명해진 인물로, 그 덕분에 세계 각지에서 이 시대의 새로운 커뮤니케이션과 정보 확산의 여파에 대해 의견을 달라는 요청을 듣는다. 주인공이 인터넷 안에서의 삶에 안주할 무렵 어머니에게 한 통의 문자가 온다. "문제가 생겼어. 얼마나 빨리 여기로 올 수 있니?"
1부가 SNS에서 이어진 글들의 연속이라면, 2부는 주인공의 가족에게 발생한 비극을 직면하며 현실을 살아가는 이야기다.
세상에 태어날 준비를 하던 조카에게 신체조직이 비정상적으로 발달하는 희귀 질환인 프로테우스 증후군이 발견된다. 그리고 주인공이 할 수 있는 일은 단 하나다. 인터넷은 그만하고 고귀한 한 생명에게 온전히 자신의 모든 것을 온전히 쏟아붓는 것이다.
작가는 자신의 자전적 내용이 반영된 이야기를 통해 실제 우리가 살아가는 이 삶보다 더 중요한 것은 없다는 단순한 진실로 독자를 이끈다.
이 소설은 영국 최고권위의 문학상인 부커상의 2021년 최종후보에 올랐다.
RHK. 336쪽.
▲ 휘어진 쟁기 = 이타마르 비에이라 주니오르 지음. 오진영 옮김.
브라질에서 가장 가난한 지역으로 흑인들이 몰려 살고 있는 북동부 바이아의 한 농장. 이곳에서 일하는 노동자의 딸인 비비아나와 벨로시아 자매는 어느 날 할머니 침대 밑에서 신비한 칼을 발견한다. 유혹에 빠진 자매는 각자의 입에 이 칼을 물게 되고 한 사람은 무사하지만 다른 한 사람은 혀를 심하게 베어 다시는 말을 할 수 없게 된다. 이후 자매는 피할 수 없는 운명의 소용돌이에 휘말린다.
'휘어진 쟁기'는 브라질 작가 이타마르 비에이라 주니오르가 2019년 펴낸 첫 장편소설로, 브라질에서 90만부가 넘게 팔린 베스트셀러다.
작가는 주인공 자매의 목소리와, 지역 주민들의 역사 인식을 대변하는 신령의 목소리를 통해 포르투갈 식민지 시절의 야만스러운 유럽식 노예제도가 남긴 흔적이 오늘날까지 그 영향을 드리운 모습을 마술적 리얼리즘 기법으로 펼쳐 보인다.
이 작품은 올해 영국 인터내셔널 부커상 최종후보(숏리스트)에 황석영의 '철도원 삼대'와 함께 오르는 등 영미권에서도 큰 주목을 받았다.
작가는 한국어판 서문에서 "아득히 먼 옛날의 역사가 담긴 흔적이건만 아직도 삶에서 잔혹하게 되풀이되는 도그마와 패러다임을 넘어서는 보다 더 큰 가능성을 제안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마르코폴로. 306쪽.
yonglae@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