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닷컴 김수현기자] 안재욱이 정신 상담을 받으며 트라우마 치료에 용기를 냈다.
안재욱은 혼자 "정신 상담을 받아보려고 한다. 하루하루가 밝지가 않다"라며 한탄했다. 그는 "1년 밑 동생인데 당황하지 않지 않냐. 오히려 소개해달라고 한다"라 했다. 김구라는 "나도 나이 들어보니까 아침에 일어났을 때 '오 너무 기분 좋아'하는 게 없지 않냐. 이해가 간다"라 공감했다.
생애 첫 심리상담소를 찾아간 안재욱은 평소 같지 않게 잔뜩 긴장해 안절부절 못했다. 안재욱은 "처음 해봤다"며 말도 더듬었다.
안재욱은 "한 10년 15년? 굉장히 우울했다. 차태현과 라디오 DJ를 하고 있을 땐데 하루에 두 시간 맡는 프로그램에서 밝게 진행해야 하는 내가 거짓말 하는 거 같더라. 불이 꺼지는 순간 금세라도 눈물이 쏟아질 거 같았다. 그때 태현이랑 라이오팀이 위로를 많이 해줬다"라 회상했다.
|
안재욱은 어렸을 때에 대한 질문에 "어머니가 서운할 수도 있지만 성격이 형성되는 유년시절 부모님과 관련한 생활이 평범하지 않았다. 속앓이를 하며 자랐다. '이건 어쩔 수 없지' 이 집에서 내가 자식으로 태어난 이상...받아들여야 한다"라며 머뭇거렸다.
안재욱은 "차라리 힘들 때 힘든 내색을 할 걸"이라며 후회도 했다. 이어 "(제) 아빠가 살아오면 느낌 안좋았던 걸 제 아이들에게 물려주고 싶지 않았다. 나와는 다른 삶을 살게 하고 싶었다"라 했다.
'인생에서 가장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 안재욱은 "저 같은 경우 기사에 났지만 제가 한 번 10년 전 미국에서 지주막하출혈으로 뇌수술을 받았다. 의사선생님 말씀으로는 신체장애의 후유증을 입지 않고 정상적으로 회복할 수 있는 확룰이 7퍼센트 이내였다고 하더라. 뇌혈관이 터졌다"고 했다.
안재욱은 "선생님이 제 사고를 마침 모르시더라. 저는 다 내려놓은 거다. 수술 이후의 삶을 예측하지 못했다. 머리의 반 이상을 열어야 했다. 혹시라도 수술이 잘못되면 기억상실증 같은 게 생길 수 있지 않냐 물었다. '잊고 싶은 과거가 많은데 이번에 싹 지워달라'고 했다. 선생님이 막 웃으시더니 '저 사람은 제가 살릴게요'하시더니 들어가셨다"라 했다.
|
이어 "삶을 스스로 포기할 순 없지만 돌발적인 상황에서 내 생이 떠난다면 그냥 받아들이겠다는 마음이다. 운좋게 살아나신 건데도 그당시 감정상태가 무너지기 일보 직진이었던 거다. 그런데도 버텨내셨다"라며 감탄했다.
고통스러웠던 재활 과정도 이겨냈던 안재욱은 "누군가를 만나서 사랑하고 가정을 꾸리는 건 계획할 수 없었고 엄두도 못냈다. 3년 후 뮤지컬을 하면서 지금의 아내를 만났다"며 미소 지었다.
뇌수술 후 복귀작에서 만난 안재욱과 아내. 안재욱은 "지방 공연을 2주 앞두고 미국에서 사고가 난 거다. 지방 공연을 못해서 언론에 알려지게 됐다. 그냥 저 혼자 가서 생긴 일이면 수술 사실도 알리지 않았을 거다"라며 속상해 했다.
'죽음을 넘어 사랑으로 하나되리'라는 문신을 했던 안재욱은 "결혼 전에 문신을 새겼다. 만나야 될 운명이라고 생각한다"며 아내에 대한 애정을 밝혔다. 절망적이던 안재욱에게 희망이 되어준 아내.
|
안재욱은 "또다른 삶을 살고 싶은 전환점이 됐다. 이 사람을 위해서라면 마음 먹고 잘 사라야겠구나"라며 담담하게 말했다. 가족이 전부라는 안재욱은 "한편으로 내가 연애할 때 아팠으면 어땠을까 싶다"며 걱정했다.
때문에 안재욱은 건강을 위해 자기관리를 한다고. 전문의는 "결혼 전 경험이 알게 모르게 내 삶에 큰 트라우마가 된 거 같다. 트라우마의 반응은 두 가지다. 안재욱 씨는 트라우마 상황에서 건강한 상황으로 가는 '외상후 성장'이 된 거다"라며 안재욱의 심리상태를 분석했다.
상담이 끝나고 안재욱은 생각에 잠겼다. 아내는 안재욱의 상담을 걱정했고 "부부사이에 비밀이 어딨어"라며 물었다. 안재욱은 평소와 같이 딸 아들을 픽업한 후 홀로 나왔다.
안재욱은 가족들 없는 차 안에서 혼자 재충전의 시간을 가졌다. 그러면서도 아이들 영상을 웃으며 조용히 시청했다.
shyu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