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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무열이 세상을 떠난 아버지를 향한 그리움을 털어놨다.
먼저 김무열은 연기를 시작하게 된 계기로 헤어스타일을 꼽아 궁금증을 자아냈다. 그는 "중학교 다닐 때 같이 방과 후 활동 했던 선배가 머리를 단발 정도 기르고 나타났다. 안앙예고를 가면 머리를 기를 수 있다고 해서 어머님께 안양예고를 가고 싶다고 했더니 연기 학원을 보내주셨다"고 고백했다.
이어 "아버지는 공부하고 다른 길을 가길 바라셨다. 아버지 몰래 중학교 2학년 때부터 2년 정도 연기 학원을 다녔다. 아버지가 서울대학교 정치학과를 졸업하시고 국회의원 보좌관을 오래하셨다. 굉장히 엄한 분이셨다. 그래서 연기를 배운다고 말씀을 못 드렸다"고 밝혔다.
엄했던 아버지도 병세도 고백한 김무열은 "아버지가 내가 스무살 무렵 사고로 쓰러지셨다. 어떤 사고를 당한지는 혼자 계셔서 모른다. 다치신 채로 발견이 됐다. 아버지께서 머리를 다 밀고 누워계셨다. 오랫동안 식물인간으로 누워있다 암까지 발견돼 치료 수발을 했다. 내가 장남으로서 강해져야 된다는 생각을 많이 했었다"고 안타까운 사연을 털어놨다.
장남으로 큰 책임감을 느낀 김무열은 성균관대 연기과에 입학 후에도 등록금을 구하기 위해 끊임없이 아르바이트를 계속 했다는 후문. 김무열은 "아르바이트 일이 끝나고 집까지 걸어오는 거리가 꽤 된다. 그 길이 나에겐 연기할 수 있는 시간이었다. 혼자 소리내서 연습하고, 노래 연습했다. 지금 생각해 보면 현실에서의 유일한 탈출구였던 것 같다"고 덧붙였다.
아버지에 대해 김무열은 "아버지는 내가 연기를 하는 거에 대해 선뜻 허락을 안 해주셨던 분이었고 그런 아버지께 나 역시 불만이 컸다. 그런데 아버지가 주변에 내 자랑을 하셨다고 나중에 들었다. 그게 너무 슬펐다. 당시 여전히 집이 어려워 산동네 판자촌에 살 때였다. 그래도 아들이 드라마에 나온다며때 동네 사람들한테 자랑을 했다더라"며 "영화가 1000만 관객들이 볼 정도로 성공하고 지난해 아들도 얻었다. 이제 아버지가 어디가서 내 자랑을 하면 내가 그걸 받아들일 수 있는 여유가 생겼는데 곁에 안 계신다는 게, 또 좋은 일이 생길 때마다 생각이 나더라"고 먹먹한 마음을 밝혔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