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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민정 기자] TV동물농장 팀이 날개가 부러져 오도 가도 못했던 독수리를 구했다.
위험천만하게 제보자가 가까이 다가가 놀란 제작진을 뒤로하고 제보자는 가방에서 손질된 생닭을 꺼내 녀석에서 하나씩 건네주자, 마치 반려새인 것처럼 날름날름 잘도 받아먹었다.
며칠 전 산을 올랐다가 움직이지 못하는 독수리를 발견하고 살펴보니 어딘가 다쳤던 모양인지 어르신이 다가가도 꼼짝도 안 했다는 독수리는 그냥 내버려 두면 엄동설한에 굶거나 얼어 죽을 거 같아 그 뒤로 매일 이렇게 먹이를 가져와 먹이고 있다는 사연이었다. 구조요청을 해봤지만 산길이 너무 험하고 구조 장비도 만만치 않아 실패로 돌아갔다는 것.
11월부터 우리나라에 찾아와 겨울을 나고 3월에 다시 고향으로 돌아가는 대표적인 겨울 철새 독수리. 황 센터장은 최근 한국을 찾았다가 이 녀석처럼 비행 중 고압선에 걸리거나, 농약 중독으로 다치고, 죽고, 낙오되는 독수리들이 많다고 했다. 그러면서 센터의 한 곳으로 데려가 날갯짓을 하지만 바닥에서 뒤뚱거리며 걷고 있는 또 한 녀석을 가리켰다. 같은 영구장애를 갖고 이 센터에서 살고 있다는 녀석이었다.
며칠 후, 어느 정도 회복된 어린 독수리의 합사가 이뤄졌는데…기죽기는커녕 위세 당당하게 위 서열을 차지했다.
한편, 최근 동물 보호 행동가들의 노력으로 천수만과 파주 등으로 집결하는 독수리 개체가 늘어나고 있다고 했다. 사체를 먹는 독수리의 특성상 인간의 개입이 없으면 생존이 쉽지 않다는 독수리. 독수리가 한국을 찾을 때마다 정육점에서 나온 부순물들을 먹이로 주고 있다는 한 동물 보호가는 "야생 동물에게 왜 먹이를 주느냐라는 사람이 많다. 그러나 사람이 간섭하지 않으면 그들은 굶어 죽고 만다. 동물이 죽으면 그건 인간에게도 영향을 미치는 법. 같이 공존하기 위해서는 어쩔 수 없는 개입이 있어야 한다는 것을 알아줬으면 좋겠다"라는 바람을 전했다.
조민정 기자 mj.cho@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