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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유나 기자]"피해 현장 속 아들의 위축된 목소리, 영원히 떠돌까 불안"
주호민은 "사건 초기에는 입장문을 썼었는데 오히려 더 큰 비난이 쏟아지고 해명이 되지 못했다. 아이에 대한 비난까지 쏟아지다 보니까 그때는 어떤 말을 해도 소용이 없다고 생각돼 재판에 집중했다"며 교사의 유죄판결에 대해 "법원의 판단을 존중하지만 여전히 무겁고 답답한 마음이다. 해당 특수 학급의 상황이 계속 교사들이 바뀌면서 학생들이 어려움이 그대로고 사건 자체가 개인간의 문제가 아니고 장애 부모와 특수 교사의 대립처럼 비춰지는게 있어서 답답하다"고 말했다.
다른 아동학대 재판에서는 '몰래 녹음'이 증거로 채택되지 않았지만 주호민의 재판에서는 증거로 채택됐다.
자신의 아이는 9살이지만 지능은 4살에서 6살 정도 수준이라는 주호민은 "이상 행동들이 보여 녹음기를 넣었다"며 "평소 단답형 대답을 하고 틀에 박힌 대답을 하는 편이어서 기계적으로 '좋았어'하는 정도라 자세한 상황은 알수가 없는 상황이었다"고 몰래 녹음의 이유를 전했다.
김현정 앵커는 "녹취록을 들어보면 아이 목소리가 진짜 아기 같다. 2시간이 넘는 녹취록을 묵음까지 다 듣고 판사가 최종적으로 유죄로 판단했는데 녹취록을 공개할 생각은 없었나"라고 물었다.
이에 주호민은 "녹취를 공개하라는 말을 진짜 많이 들었다. 녹취록을 들으면 아이가 얼마나 위축되어 있는지 버티고 있는게 느껴진다. 생각하시는것처럼 엄청 작은 아이다"라며 그럼에도 공개하지 않는 이유는 "사건이 터진 직후부터 고민이 있었는데 녹취록에는 저희 아이 목소리도 있지 않나. 공개하게 되면 영원히 인터넷 상에 떠돌게 된다. 피해가 일어나고 있는 목소리와 현장이 영원히 남게되는 불안감이 컸다. 아이가 커서 듣게되면 어떨까라는 생각에 공개하지 않았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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24시간 밤낮으로 갑질했다는 '갑질 부모' 비난에는 "아내에게 처음에 화를 냈다. 하지만 2년치 카톡을 보니 별다른 내용이 없었다. 밤 늦게 딱 2번 이야기 했는데 그것도 선생님이 먼저 연락을 주셔서 답변한 정도였다"며 "장애부모와 특수교사 간에는 긴밀한 소통이 필요하다. 아이가 소통이 어렵기 때문"이라고 주장했다.
성교육 강사를 저희가 꽂아 넣었다는 보도에 대해서는 왜곡됐다고 주장했다. 주호민은 "학교에서 강사섭외에 어려움이 있다고 해서 저희가 SNS로 수소문해서 추천했다. 저희도 모르는 분이었다"며 "마치 지인을 꽂았다는 식으로 생각하더라"라고 덧붙였다. 호화변호인단에 대해서도 "교장 선생님을 찾아갔는데 녹취록을 듣기 거부하시고 선생님을 분리 하려면 고소밖에 없다고 해서 전화로 상담한 것"이라고 말했다.
변호사 수임 취소에 대해서도 반박했다. 주호민은 "변호사께서 이는 명백한 학대고 싸워야한다고 하셨다. 하지만 당시 제가 여론의 압박에 그로기 상태가 되서 선처해서 끝내고 싶다고 했다"며 "변호사분이 끝까지 응원하겠다고 물러나주셨는데 기사에는 주호민 변호사들이 주호민 잘못이 명백해 물러난 것처럼 나왔다"고 억울해했다.
특히 교사에 대한 선처 타원서를 제출하겠다고 하더니 유죄 탄원서를 제출하며 돌변한 이유에 대해서도 밝혔다.
주호민은 "진짜 욕을 많이 먹었다. 선처를 결심하고 만남을 요청했다. 교사 A씨가 변호사 통해 서신을 보내왔는데 선처 탄원서가 아닌 고소 취하서를 작성해달라. 정신적인 피해에 대한 위자료를 달라고 했다"며 "이후에 2차 서신에는 이전의 금전 요구는 취소다. 자필 사과문을 써라. 선생님의 사과를 받았다고 쓰고, 학대의 고의성이 없음을 확인했다고 쓰라고 적혀있었다"며 선생님 측 변호사가 보낸 서신 전문을 공개했다.
그는 "명백히 형량을 줄이기 위한 문구로 보였고, 그때 선처의 의지를 접고 끝까지 가야겠다고 생각했다"고 생각을 바꾼 이유를 전했다.
일방적인 악플에 극단적인 생각까지 했다는 주호민은 "초반에는 이것밖에는 방법이 없다고 생각했다. 안 좋은 선택을 하려고 할때 친한 김풍 작가님 생각나서 전화해서 엉엉 울었다. 바로 달려오셨다. 서울에서 용인까지. 토닥여 주시고 교회를 다닌지 얼마 안됐는데 목사님도 오셔서 위로해주시고 신앙의 힘으로 많이 버티려고 했다. 그때는 온세상이 비난을 해서 숨을 쉬기 어려웠다"고 말했다.
재판 중에 가슴 아프고 힘들었던 순간에 대해서는 아이의 장애적 특성이 선정적인 제목으로 기사화될 때였다. 주호민은 "아이가 바지를 내린 것은 목적성이 없는 자폐아들의 행위다. 또 평소에 사타구니같은 말을 자주했는데 어감 자체가 재미있어서 중얼댄건데 9살 아이가 성에 매몰된 것처럼 전한 보도가 너무 끔찍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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현재 주호민은 아들을 가정에서 보호하고 있으며 홈스쿨링 중이라고. 항소 계획에 대해서는 저희는 계획 없다. 닥쳐봐야 알수 있을 것 같다고 했다.
마지막으로 주호민은 "재판 중에 상대측 변호사가 아이가 재능이 떨어져서 학대를 인지할수 없을 것이다. 그래서 학대가 아니다. 라는 부분이 너무 가슴이 아팠다"며 "말 못하는 강아지도 분위기를 읽을수 있는데 자폐성 아이들은 부정적인 상황에 민감하다는게 여러 논문에 있다. 장애에 대한 너무나 무지를 드러내는 발언같아서 마음이 너무 아팠다. 특수교사 분들의 어려운 환경들 개선되는 계기가 되었으면 좋겠다"고 강조했다.
앞서 주호민은 2022년 9월 자폐 성향의 아들이 초등학교 특수교사 A씨로부터 정서적으로 학대를 받았다며 경찰에 신고했다. 당시 주호민 측은 아들에게 녹음기를 들려 보내고 A씨의 언행 등을 녹음한 뒤 이를 바탕으로 고소했다. 이후 지난 1일 주호민의 아들을 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기소된 특수교사에게 1심 재판부가 유죄를 선고했다.
1심 재판부는 아동학대범죄의 처벌 등에 관한 특례법 위반 및 장애인복지법 위반 등 혐의로 불구속기소 된 특수교사 A씨에 대해 벌금 200만원의 선고를 유예했다.
lyn@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