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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닥터슬럼프'가 유쾌하고 설레는 로맨틱 코미디의 정수를 선보였다.
이처럼 '닥터슬럼프'는 단 2회 만에 시청자들을 매료시켰다. 먼저 남하늘, 여정우의 서사를 연 과거 학창 시절 장면이 이목을 집중시켰다. 두 사람의 첫 만남은 남하늘이 여정우와 같은 학교, 같은 반으로 전학을 오면서였다. 나란히 전국 1등을 석권하던 이들은 전교 1등을 놓고 다투는 유치하지만 재기발랄한 '혐관(?) 구도'를 그리며 웃음을 자아냈다. 반면 세월이 흘러 인생의 최악이자 세상의 끝에서 다시 만난 두 사람의 관계는 변화를 맞았다. 여정우가 우울증과 번아웃 진단 후 병원을 관둔 남하늘에게 모른 척 술을 권하고, 남하늘이 의문의 의료사고로 모두에게 외면당한 여정우의 누명을 믿어주는'쌍방 힐링'이 보는 이들의 마음을 따뜻하게 녹였다.
현대인이라면 누구나 겪을 법한 우울증, 번아웃, 슬럼프 등 '마음의 병'을 다룬 점도 특별했다. 오늘을 혹사해 미래를 꿈꾸고, 오늘의 행복도 내일도 미룬 채 살았던 남하늘에게 남은 건 고작 무기력한 일상과 정서적 탈진뿐이었다. 하지만 "너무 애써서 힘든데 쉬지 못해서 온 마음의 병"이라는 진단에도, 이를 외면하고 부정하며 괜찮다고 자신을 채찍질하는 그의 모습은 안타까운 현실 공감을 유발했다. 그런가 하면 한순간의 사고로 모든 것을 잃어버린 여정우의 곁에는 더 이상 가족도 친구도 남아있지 않았다. 누가 봐도 성공한 인생이었던 그가 자신의 현실을 마주하고 '나는 참패했다'라고 되뇌는 모습 역시 짠하고 안쓰러운 감정을 느끼게 했다. 그럼에도 불구하고 남하늘은 여정우에게, 여정우는 남하늘에게, 두 사람은 시청자들에게 담담한 위로를 전하며 깊은 여운을 남겼다.
한편, JTBC 토일드라마 '닥터슬럼프' 3회는 오는 3일 밤 10시 30분에 방송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