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
|
|
|
[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백일섭의 딸이 무서웠던 아빠의 모습을 떠올렸다.
그동안 아빠를 마주할 용기가 부족했던 딸. 그러나 백일섭의 둘째 손주가 할아버지를 궁금해하고, '할아버지와 안 친해서 안 만나다'는 엄마의 말에 '그럼 효자가 아니지 않냐'는 자신의 아들의 말에 부녀는 7년의 절연 후 다시 만나게 됐다.
|
사람들이 '아빠 너무 푸근하시고 집에서도 재밌으시지?'라고 물어보면 항상 아빠의 무서운 기억을 감출 수 밖에 없는 딸이었다. 딸은 "너무 엄마한테 과몰입 돼서 자란거다. 부부싸움을 하고 아빠는 화내는 모습이 많았고 엄마는 울었고, 나는 엄마 옆에서 토닥여줬다"고 했다.
아빠를 향한 미움의 근원을 찾기 위해 상담까지 받았다는 딸. 그는 "상담 선생님이 '부모와 나를 분리해야 한다'고 하셨다. '부모의 일이고 내가 이렇게까지 힘들어하지 않아도 된다'는 걸 깨닫는데 10여 년이 걸렸다. 그 전부터 40년이 걸렸다고 할 수도 있다"며 "아빠가 집을 나가시고 나서 나는 평화를 얻었다. 긴장 상태에서 어쨌든 벗어나지 않았나. 그 평화로움을 깨고 싶지 않았다"고 솔직하게 털어놨다.
|
딸은 엄마에게 아빠와의 만남을 이야기 했고, 엄마는 '나 신경 쓰지 마라. 하고 싶은 거 편하게 해라'라고 하셨다고. 딸은 "아빠도 엄마 얘기 나오거나 했을 때 발끈하지 않고, '그래 식사 잘 챙겨드려라'라든지, 아이들이 '할머니랑 뷔페 갔다 왔어요'라고 하면 '그래 잘했네. 맛있는 거 사드려라'라든지. 이미 헤어졌지만 서로 배려해주는 아빠였으면 좋겠다"고 바람을 전했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