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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엄마들이 왜 이래?'
지난 10일 방송된 KBS 2TV 주말드라마 '효심이네 각자도생'(연출 김형일, 극본 조정선, 제작 아크미디어) 23회에서는 백만년만에 놀러간 딸을 들들볶는, 거의 분리불안 수준의 효심의 엄마 선순(윤미라)의 모습이 그려졌다. 쉴새 없이 전화를 해서 몸이 아프다고 하소연을 하거나 물건이 어디 있냐고 물어보는 등 효심의 빈자리에 짜증을 내는 엄마 선순. 놀러와서도 쉬지 못하고 자신보단 가족을 생각하는 효심을 태호는 안스러워했다. "본인에게 집중하고 본인을 좀 쉬게 해주라"는 진심 어린 조언과 함께, "다음엔 아는 사람 아무도 없고, 핸드폰도 안 터지는 조용한 데 데리고 가서 하루 종일 잠만 자게 해주고 싶다"고 따뜻한 위로의 말을 건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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평범에서 한참 떨어져 있는 캐릭터는 선순의 며느리 양희주(임지은)도 만만치 않았다. 첫째딸 루비를 의대에 보내 의사 시키는게 자신의 목표가 되어버린 양희주는 효심을 베이비시터 부리듯 했고, 루비의 공부를 위해 일가족의 삶을 희생시킬 정도로 극성엄마. 학원을 위해 형편에도 안맞는 강남의 구축 아파트에서 고생을 하면서 딸을 여왕님 모시듯 하는데, 루비가 성인 남성과 연애중이라는 사실을 알고 심하게 좌절했다. 그러나 절망하던 양희주가 내린 결론은 또 다시 시청자 뒷목을 잡게 했다. "기말고사에서 답 하나씩 밀려쓰겠다"는 루비의 개념상실 협박에 넘어가 내내 눈물을 흘리던 희주는 적반하장, 기고만장한 루비에게 손을 싹싹 빌면서 공부에 전념해 달라고 했다.
한편, 빌런 강도로는 숙향(이휘향)이 베스트 오브 베스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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태민(고주원)이 효심을 좋아하고 있다는 것을 알게 된 숙향은 태민에게 "정신 차리라"고 매섭게 경고했다. 또한, "엄마가 어떻게 대처할지 모르냐"는 은근한 압력도 가했다.
하지만 태민도 지지 않았다. 자신을 장손이라고 끔찍하게 위해줬던 할머니 명희를 숙향이 3년이나 별장에 감금했었다는 사실을 알고 있다는 걸 드러내며, "하지만 내 어머니이기 때문에 묻지도 따지지도 않았다"며 맞선 것. "내가 어머니를 이해했듯이, 날 이해해달라"는 부탁도 함께였다.
그러나 아들을 감옥에 보내면서까지 지켰던 태산그룹을 더 키우기 위해 혈안이 된 숙향이 태민의 정략결혼을 포기할 리가 없을 터. 다음회 예고편에선 돈으로 효심을 사겠다며, "우리 아들이 언제든 쉬어갈 수 있는 여자"가 되어달라는 모욕적인 언행으로 악행의 정점을 향해 달려갔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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