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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MBC '오은영 리포트 - 결혼 지옥'에는 결혼식을 앞두고 헤어짐의 갈림길에 서 있다는 '우결(우리 결혼할 거야, 말 거야?) 부부'가 등장해 눈길을 끌었다.
아내는 "남편이 저를 챙겨주지 않는다"고 말하며 고민을 내비쳤고 남편 또한 "마지막이라고 생각하고 나왔다"라며 지친 마음을 고백했다.
부부의 일상이 공개되자 문제는 곧바로 드러났다. 두 사람 사이에 대화가 너무 없었던 것인데. 아내의 "배 안 고파?"라는 간단한 물음에도 남편은 대꾸조차 하지 않아 역대급 불통을 예고했다. 또한 아내가 현재 생활에 대한 불만을 얘기해도 남편은 침묵을 유지해 모두의 탄식을 자아냈는데. 남편은 "둘 다 말이 없는 편이라 특별한 일이 없으면 대화하지 않는다"고 말했으나 아내의 입장은 달랐다. 아내는 "제가 말을 안 걸면 남편은 종일 말을 안 한다", "남편의 대답을 3일 동안 기다려 본 적도 있다"라며 답답함을 토로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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오은영 박사는 "청소년기 아이들이 부모 잔소리가 듣기 싫을 때 많이 하는 방법이 화장실에 간다. 본인만의 공간이 필요할 때 하는 행동이다. 혹시 아내가 말을 시킬까봐 피해서 가는 것이기도 하냐"라고 남편에게 묻자 남편은 고개를 끄덕이며 "혼자 하루를 정리하는 멀티 공간이기도 하다"고 말했다.
오 박사는 "남편은 대화할 때 정답을 말해야 한다고 생각하는 것같다. 대화에 중요한 건 반응이다"라고 말했고 남편은 "아내가 답을 정해놓고 묻는데, 내가 이상한 답을 하면 (결혼생활이) 깨질 것같다는 생각이 든다. 답이 안 나오니까 아무 말도 못 하는 거다"라고 답했다.
다음 날, 부부는 결혼사진을 찍으러 외출했다. 첫 웨딩 촬영에 설렘 가득한 아내와 달리 남편은 시종일관 시큰둥한 모습을 보였는데. 또한 남편은 촬영 준비물인 정장 양말도 준비하지 않아 아내의 섭섭함을 샀다. 속마음 인터뷰에서 남편은 "결혼식을 하고 싶지 않다, 끌려와서 하는 거다"라며 솔직한 심정을 고백했다. 이어 "경제적으로 여유가 없는 상황이라 빚내서 결혼식을 해야 한다"며 결혼식을 하고 싶지 않은 이유도 덧붙였다. 반면 아내는 "저도 아내이기 전에, 엄마이기 전에, 여자다"라며 결혼식에 대한 간절함을 드러냈는데. 또 아내는 "웨딩드레스도 입어보고 싶고, 남편에게 '예쁘다' 소리도 들어보고 싶다"라고 밝혀 안타까움을 더했다.
그날 저녁, 친구와의 술자리에서 아내의 가슴 아픈 사연이 공개됐다. 아내는 남편과 재혼하기 전, "아기를 떠나보내고 힘들었다"며 충격적인 사연을 고백해 모두를 안타까움을 샀다.
아내는 "이혼 가정에서 자랐다. 일찍 가정을 꾸리고 싶어 가출해서 지내다가 아이를 가졌는데, 십대 때라 아무것도 몰랐다. 이혼 후 전남편이 데리고 있던 딸이 영양실조로 죽었다"라며 눈물을 보였다.
오 박사는 남편에게 "표현도 하다보면 익숙해진다. 진심을 전달하는 게 정답이다. 또 남편에게 여러가지 의미가 있는 건 알겠지만 화장실과 결별하시라"고 조언했다.
이날 남편은 "못난 사람 만나 너무 고생 많았다. 고맙고 고맙다. 사랑합니다. 저랑 결혼해 주세요"라며 정식으로 프러포즈해 눈길을 끌었다.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