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한국 e스포츠에 또 하나의 역사가 쓰여졌다.
한국의 '리그 오브 레전드' 국가대표팀은 28일 중국 항저우e스포츠센터에서 열린 항저우아시안게임 e스포츠 '리그 오브 레전드' 종목 중국과의 4강전에서 2대0의 완승을 거두며 결승전에 올랐다. 29일 같은 장소에서 대만과 베트남의 4강전 승자와 금메달을 다투게 됐는데, 두 나라 모두 한국보다는 한 수 아래의 실력을 가지고 있기에 큰 이변이 없다면 사실상 금맥 캐기에 성공했다고 할 수 있다.
이번 대회에서 e스포츠가 처음으로 정식 종목이 된데다, 개최국 중국이 자국에 절대적으로 유리한 7개 게임을 선정해 전 종목 금메달까지 노린 상황이었기에 더욱 의미가 컸다. 특히 중국이 전세계에서 한국과 더불어 양강 체제를 구축하고 있는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한국이 예상을 깨고 일방적인 승리를 거둔 것도 금메달 이상의 소득이라 할 수 있다.
이미 자국 리그인 LPL을 일찌감치 종료하고 2개월 넘게 철저한 합숙 훈련에다 현장 적응까지 마치며 '타도 한국'과 함께 금메달을 노려왔던 중국으로선 충격이 클 수 밖에 없다. 게다가 한국은 예선 2경기와 8강전까지 치르는 동안 PC방 수준의 보조 경기장만 내줬을 뿐, 4500석이 들어차 있는 메인 무대 경험을 한번도 하지 못할만큼 중국의 텃세에 시달렸는데 이를 당당히 실력으로 극복했다.
'FC 온라인' 대표팀의 곽준혁이 27일 패자조 결승전에서 태국의 파따나삭 바라난에게 패하며 동메달에 그쳐 아쉬움을 남겼지만, 28일 '리그 오브 레전드'에서 중국을 꺾었으며 거의 기대치 않았던 '스트리트 파이터 5' 종목에서 대표팀 맏형인 김관우가 같은 날 결승전에 올라 금메달에 도전하는 등 한국 e스포츠의 의미 있는 행보가 계속 쓰여지고 있다.
남정석 기자 bluesky@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