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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단독 종합] "32주년? 이건 기적"..'플레이어' 유재석의 '버텨야 사는' 예능 생존기(청룡시리즈어워즈 인터뷰)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3-09-21 07:56 | 최종수정 2023-09-23 09:05


[단독 종합] "32주년? 이건 기적"..'플레이어' 유재석의 '버텨야 …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BSA)에서 남자예능인상을 수상한 유재석이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8.08/

[스포츠조선 문지연 정빛 기자] 명실상부 대한민국 '넘버원' 예능인이다. 청룡은 유재석(51)의 32년 도전과 시도를 결코 배신하지 않았다.

모두가 시작할 때 '저게 뭐냐'고 비판하는 예능도 있지만, 유재석은 이걸 번번이 살려내며 최고의 예능인으로 오랜 기간 대중의 사랑을 받고 있다. 특히 최근 선보였던 '플레이유', '플레이유 레벨업' 시리즈는 실시간 소통이 기반이 된다는 점에서 유튜브식 라이브 방송을 대중 예능의 세계로 끌어왔다는 호평까지 받은 바. 특히 유재석은 '플레이유' NPC(Non-Player Character, 게임 속 등장인물)들과의 활발한 소통과 예측 불가의 상황 속에서 고군분투하며 이를 끌고나갔다.

유재석은 7월 19일 개최된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에서 남자 예능인상을 수상하며 그동안의 도전에 대한 보상을 받았다. 수상 이후 스포츠조선 사옥을 찾은 유재석은 "제가 상을 받을 줄 모르고 올라간 상황에서 수상소감도 뒤죽박죽으로 했고, 마음을 전하고 싶다는 생각만 했다. 예상을 못한 수상이었기에 더 기뻤던 것 같다. 감사했고, '이런 시도를 알아주시는구나' 이런 생각이 들었다. 늘상 어떤 시도를 많은 분들이 알아주실 šœ 빛이 나잖나. 저희끼리 '아이 뭐 최선을 다했으니 됐다'고 할 수 있지만, 이것이 이렇게 많은 분들로부터 인정을 받았다는 생각이 드니까 새로운 시도를 해볼 수 있는 것이다. 여기서 막힐 수 있는 일이었는데, 하나의 길이 또 만들어진 게 아닌가 싶어서 저도 제작진도 정말 기뻤다"는 소감을 밝혔다.


[단독 종합] "32주년? 이건 기적"..'플레이어' 유재석의 '버텨야 …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레드카펫이 19일 인천 파라다이스시티에서 열렸다. 남자 예능인상을 수상한 유재석이 수상소감을 말하고 있다. 인천=정재근 기자 cjg@sportschosun.com/2023.07.19/
유재석은 수상 이후 시상식장에서 김노은 PD와 제작진을 먼저 찾아가 기쁜 마음과 감사한 마음을 먼저 보였다는 후문. 김노은 PD는 당시 상황을 언급하며 행복한 미소를 짓기도 했다. 유재석은 "제작진이 어떤 시도를 하면 사실 수치가 나오기 힘든 환경이다. 그런데 저희의 새로운 것에 대하 응원해주셨다는, 보상을 받은 느낌이라 기뻤다. 제작진 입장에서도 확실한 성공을 할 수 있는 보장이 된 세팅이 있을 수 있는데, 저와 새로운 방향을 잡고 해나가는 것이 쉽지는 않았을 것이다. 무엇보다 저희가 보시는 분들과 소통하며 해나간다는 것이 쉽지 않고, 성공 가능성이 높지 않다고 생각했다. 그렇지만 지상파를 벗어난 플랫폼이기에 해볼 수 있는 기회라고 생각했다. 새로움을 시도한다면 해보자는 마음"이라며 '플레이유'로의 도전을 회상했다.


[단독 종합] "32주년? 이건 기적"..'플레이어' 유재석의 '버텨야 …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BSA)에서 남자예능인상을 수상한 유재석이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8.08/
유재석은 그동안 신선한 예능 발굴이라는 하나의 과제를 계속해서 수행해온 예능인이다. 그렇기에 그가 최고의 자리를 계속해서 지킬 수 있던 것. 유재석은 "'새로움'은 저에게 중요한 것"이라며 "예능의 트렌드라는 것은 사실 많은 분들이 찾고 있는 것이고 호응을 하고 있다는 것이지만, 지금의 트렌드가 저에게 매력적이지는 않다. 뭔가를 '창조하겠다'는 능력도 없고 그런 의미도 아니지만, 지금 유행하고 있는 것보다는, 예능 판을 더 키우는, 혹은 키우지는 못하더라도 새로운 방향을 제시할 수 있는 것을 해보면 어떨까 하는 생각이다. 실제로 예능 프로그램이 많아지고 플랫폼도 다양해졌지만 그건 환경의 문제인 것 같다. 새로운 시도가 점점 쉽지 않아지는 상황에서 예능 인재의 숫자가 줄어들고 있는 것이 예능에 몸담은 사람으로서 고민이다"라고 말했다.

유재석은 올해로 데뷔 32주년을 맞이했다. 지난 30주년 당시에 "엄청난 소회는 없다"고 밝혔던 담담함과는 달리 이번에는 "놀라운 일이다. 기적이라고 본다. 있을 수가 없는 일이라고 생각한다"는 다소 격한 감정을 드러냈다. 유재석은 "많은 분들이 응원해주시고, 주변 동료들이 아니었다면 저 혼자 할 수 있었겠나 싶다. 지치고 힘들 때, 때로는 고민이 될 때 주변에 계신 분들 덕에 제가 힘을 받는다. '버텨야 한다. 진짜 버텨야 해' 하면서 저도 버티는 것이다"라고 고백했다.


[단독 종합] "32주년? 이건 기적"..'플레이어' 유재석의 '버텨야 …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BSA)에서 남자예능인상을 수상한 유재석이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8.08/
그렇다면 그가 지금까지 버틸 수 있던 이유는 무엇일까. 유재석은 그 공을 주변으로 돌렸다. 그는 "나를 위한, 개인적인 것만 생각했다면 이렇게 버틸 수 없었을 것이다. 이건 저의 지나친 오지랖일 수 있고, 또 '혼자 꼴값 떨고 있네'라고 하실 수 있지만, 저와 함께하는 사람들, 저의 직장뿐만 아니라 함께 일하는 분들의 직장이 유지가 되려면 당연히 결과를 내야 하고 어떻게든지 뭔가 할 수 있는 것을 던져서 결과를 만들겠다는 것이 강하기 때문이다"라는 속내를 털어놨다.

유재석은 이어 "무명이라고 얘기하기에도, 지금 생각하면 9년이 긴 시간은 아닌 것 같다. 그 9년은 돌이켜보면 저에게 너무나 필요했던 시간이다. 제가 만약에 티끌 같은 인기의 맛을 알았다면, 지금 여기에 있을 수 없을지도 모르겠다. 그 시기에 저에게 좋은 이야기를 해주고, 힘을 줬던 동료와 많은 분들이 계셨기에 있을 수 있는 것 같다. 기본적으로 변하지 말아야 할 것들에 대해 철저히 지키고 살아야겠다고 생각한다. 내 일에 최선을 다하는 것, 사람과 일에 대한 존중과 예의, 성실 그런 것들을 지켜야 한다고 생각하고 있다"고 밝혔다.


[단독 종합] "32주년? 이건 기적"..'플레이어' 유재석의 '버텨야 …
제2회 청룡시리즈어워즈(Bluedragon Series Awards, BSA)에서 남자예능인상을 수상한 유재석이 스포츠조선과의 인터뷰에 앞서 포즈를 취하고 있다. 목동=허상욱 기자wook@sportschosun.com/2023.08.08/

가족 역시 그에게는 큰 원동력이고 없어서는 안 될 존재. 유재석은 "가족은 저에겐 가장 큰 원동력이고 지호나 나경은 씨나 나은이나 다 그렇다. 다른 분들도 그러히겠지만 (가족이) 감사하다"며 웃었다.

청룡시리즈어워즈 트로피는 유재석의 수상 역사에 또 하나의 의미를 줄, 큰 보상이 됐다. "새로운 시도를 하는 우리에게 큰 선물이었다. 정말 새로운 도전을 할 수 있는 기반을 마련해준 것이 바로 청룡시리즈어워즈 수상이 아니었나 싶다. 생각지도 못했기에 더 기뻤고 더 감사했다. 앞으로 그런 도전을 계속 할 수 있도록 노력하겠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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