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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김지운 감독 "모두가 방해만 하는 것 같은 영화 현장, 천국과 지옥 오가"('거미집')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3-09-21 08:50 | 최종수정 2023-09-21 12:47


[인터뷰②] 김지운 감독 "모두가 방해만 하는 것 같은 영화 현장, 천국…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김지운(59) 감독이 영화 만들 때마다 천국과 지옥을 오간다""고 말했다.

김지운 감독이 21일 오전 스포츠조선과 인터뷰에서 블랙 코미디 영화 '거미집'(앤솔로지 스튜디오·바른손 스튜디오 제작)의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거미집'은 1970년대, 다 찍은 영화 '거미집'의 결말을 다시 찍으면 더 좋아질 거라는 강박에 빠진 감독이 검열당국의 방해와 바뀐 내용을 이해하지 못하는 배우와 제작자 등 미치기 일보 직전의 악조건 속에서 촬영을 감행하면서 벌어지는 처절하고 웃픈 일들을 그린 작품이다.

김지운 감독은 "알게 모르게 영화 속 김열(송강호) 감독의 결정적 대사가 내가 현장에서 느꼈던 크고 작은 감정들, 에피소드가 들어가 있다. 김열 감독이 강호세(오정세)와 세트 뒤에 만나 감정적으로 호소하는 장면이나 김열이 신상호(정우성) 감독 만나면서 자신의 이야기를 하는 것도 그렇다. 김열이 모두들 방해만 한다고 했는데, 엄청난 자기 비난과 의심을 하는 내 모습도 있다. 클라이맥스 장면도 '놈놈놈' 때 에피소드를 담은 것이다"고 웃었다.

그는 "다 같이 좋으려고 만드는 영화인데 어떨 때는 나만 애쓰고 있다는 생각이 들기도 한다. 박찬욱 감독도 비슷한 이야기를 했다. 현장에 있으면 자신은 하루는 천재 같기도 하고 하루는 쓰레기 같다고 하더라. 똑같다. 나도 일상에서는 큰 감정 변화가 없이 평상심을 유지하는 사람이고 현장에서 그걸 유지하려고 하는 감독 중 하나인데 쉽지 않다. 현장에서 왜 이렇게 영화를 못 풀고 있지라며 천국과 지옥을 하루에도 수십 번 왔다 갔다 한다. 현실에서 아무리 큰 비극을 느껴도 이 정도로 내 감정을 흔들어 놓지 않는데 '영화 이게 뭐라고' 싶을 때도 있다. 죽을 것처럼 고통스럽다가 환희에 차기도 한다. 하루에 여러 번 감정을 느낀다"고 곱씹었다.

'거미집'은 송강호, 임수정, 오정세, 전여빈, 정수정 등이 출연했고 '인랑' '밀정' '악마를 보았다' '좋은 놈, 나쁜 놈, 이상한 놈'의 김지운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7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바른손이앤에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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