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조윤선 기자] 개그맨 심현섭이 12년 동안 어머니를 간병해야 했던 사연을 고백했다.
18일 방송된 채널A '오은영의 금쪽 상담소'에는 심현섭이 출연해 고민 상담을 받았다.
무려 12년 동안 뇌경색으로 쓰러진 어머니를 간병했다는 심현섭은 "간병이 아닌 감금이라고 생각했다. 하루에 구급차를 두 번씩 타고, 간병하다가 병원에서 5번이나 도망쳤다. 어머니가 입·퇴원을 5년 반복하고 나머지는 다 병원 생활을 하셨다. 호스로 연명할 정도로 건강이 악화됐는데 그게 한 6년 정도였다. 솔직히 병원에 계신 게 더 편했다. 입·퇴원할 때는 불안했다. 갑자기 집에서 전화가 오다가 끊기기라도 하면 불안했다"며 "솔직히 말해서 돌아가셨으면 좋겠다고 생각한 적도 많다. 그게 서로에게 편하겠다고 싶었다. (간병하는) 자식이라면 그게 솔직한 심정일 거다"라고 담담히 밝혔다.
|
|
심현섭의 사연을 들은 오은영은 "옛말에 '긴 병에 효자 없다'라는 말이 있다"며 "현섭 씨처럼 간병이 오래 지속될 경우 '간병 번아웃'을 경험할 가능성이 아주 크다. 간병하는 가족이 제2의 환자가 되는 경우도 굉장히 많다"며 긴 세월 심현섭이 홀로 견뎠을 아픔을 어루만졌다.
|
|
또 심현섭은 가장 후회로 남는 기억에 대해 "어머니가 뇌경색 후유증으로 안면마비가 됐다. 뒤늦게라도 웃겨드리려고 했는데 기침을 하시더라. 아픈 줄 알고 그때마다 간호사를 불렀더니 '좋아하시는 거 같다'고 했다. 평소에 웃겨드리지 못하고 미소를 못 볼 때가 되어서야 웃겨드린다는 게 가장 후회가 된다"고 말했다. 이어 "어머니와 두 가지 약속을 했다. 하나는 '요양원에 보내지 말아달라'는 거였는데 그 약속은 지켰다. 다른 하나는 '내가 떠나기 전까지 결혼했으면 좋겠다'고 했는데 그건 못 지켰다"고 전했다.
|
|
한편 심현섭은 하루 스케줄만 16~17개를 소화하면서 하루에 3억 원을 넘게 벌 정도로 바쁘게 지냈던 이유 역시 어머니 때문이었다고 고백했다. 중학교 1학년이라는 어린 나이에 아버지를 '아웅 산 테러 사건'으로 잃었다는 그는 "어머니가 홀로 아이들 키우느라 빚을 졌다. 그래서 어머니 빚 갚는 데 사용했다. 1990년대 초 당시에 빚이 15억 원이 넘었다"며 "20대 중반에 개그맨이 된 후 '빚을 어떻게 갚을까' 생각해서 스케줄을 다 다녔다. 소속사에서 만류할 정도로 닥치는 대로 일했다. 30대 후반이 되어서야 빚을 다 갚았는데 몇 년 후에 간병을 시작했다"며 씁쓸한 미소를 지었다.
supremez@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