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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인터뷰] "임시완 열연에 소름"…'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이 펼쳐낸 감동의 레이스(종합)

안소윤 기자

기사입력 2023-09-13 13:56 | 최종수정 2023-09-18 06:05


[SC인터뷰] "임시완 열연에 소름"…'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이 …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스포츠조선 안소윤 기자] '쉬리'(1999), '태극기 휘날리며'(2004) 등으로 한국영화의 흥행사를 이어온 강제규 감독이 스포츠 영화에 첫 도전했다.

오는 27일 개봉하는 영화 '1947 보스톤'은 1947년 광복 후 처음으로 태극마크를 달고 국제 대회에 출전하기 위한 마라토너들의 도전과 가슴 벅찬 여정을 그린 작품으로, 강제규 감독이 2015년 '장수상회' 이후 8년 만에 내놓은 신작이다.

'1947 보스톤'은 지난 2020년 1월 크랭크업 후 무려 3년 만에 관객들과 만나게 됐다. 강 감독은 "영화 '장수상회' 끝나고 중국에서 작품 준비하다가 무산돼서 2~3년 정도 시간을 그냥 보내버렸다. 그러다 어느새 2018년이 되었고 '1947 보스톤' 시나리오를 받고 본격적으로 준비를 하기 시작했다. 개인적으로 3년에 한 작품을 꼭 하고 싶었는데, 저뿐만 아니라 다른 감독들도 다 똑같은 입장인 것 같다"고 밝혔다.


[SC인터뷰] "임시완 열연에 소름"…'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이 …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어 올 추석 연휴에 작품 개봉하는 것을 고집했던 이유도 설명했다. 강 감독은 "처음에는 2021년 설에 개봉하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제가 '태극기 휘날리며'도 그렇고 다 설 때 영화를 개봉했더라. 그렇다고 미신을 믿는 건 아니지만, 괜히 '설 때 영화를 개봉하는 게 잘 맞나' 싶더라(웃음). 아무래도 가족들과 함께 볼 수 있는 영화라는 생각이 들어 웬만하면 명절 때 개봉하길 바랐다. 코로나19 사태로 개봉이 연기된 것이 이렇게까지 밀릴 거라고 예상을 못했다. 그러다 보니 점점 지쳐서 긴장도 안되고 오직 개봉만 했으면 좋겠다는 마음으로 기다렸다"고 전했다.


[SC인터뷰] "임시완 열연에 소름"…'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이 …
영화 '1947 보스톤' 스틸.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1947 보스톤'에서는 하정우와 임시완의 훈훈한 사제케미를 엿볼 수 있다. 하정우는 1936년 베를린 올림픽 금메달리스트이자 후배들을 양성하는 손기정 감독을 연기했고, 임시완은 제2의 손기정을 꿈꾸는 마라토너 서윤복 선수 역을 맡아 열연을 펼쳤다.

강 감독은 임시완에 대해 "영화를 촬영하면서 '요놈 봐라?' 싶었다. 배우와 함께 작업을 하면서 소름 돋는 느낌이 드는 게 처음이었다"며 "10회 차 정도 촬영이 진행 됐을 때, 시완이가 현장에 나오는 날만 기다려지더라. 모니터 속 눈빛과 동작 하나하나 보는데 불끈불끈 에너지가 생겼다. 과하지도 않고 이 친구가 연기하는 모습이 자연스럽고 흡입력이 대단하다고 생각했다. 굳이 잔소리할 필요가 없었다"고 칭찬했다.

임시완은 실제 마라토너의 모습을 그리기 위해 전문적인 훈련을 받고, 체지방 6%까지 감량하는 등 많은 노력을 기울였다. 그의 모습을 지켜본 강 감독은 "임시완에 '우리 영화의 운명이 네 발에 달려있다. 너의 진정성이 안 보이면 이 영화는 망한다'고 했다. 임시완이 서윤복 선수가 되어 있어야 관객들이 몰입할 수 있을 것 같았다. 임시완은 정말 독했다. 특히 몸 노출 되는 신을 찍기 전에는 본인의 완성된 몸을 보여주면서 '감독님 어때요?'라고 하더라. 그래서 '야 좋다. 그만해도 될 것 같다'고 해도 조금 더 해야 한다고 하더라. 임시완을 고생 좀 시키고 나서 둘이 맛있는 걸 먹으러 갔다"고 회상했다.


[SC인터뷰] "임시완 열연에 소름"…'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이 …
영화 '1947 보스톤' 스틸.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강 감독은 흔쾌히 작품을 함께해 준 하정우에게도 고마운 마음을 전했다. 그는 "캐스팅을 가장 먼저 한 사람이 하정우였다. 연기를 잘하는 배우는 굉장히 많지 않나. 하정우가 대학 후배이기도 하지만, 옛날에 김용화 감독과 함께 작업을 할 때부터 '감독님 우리 언제 같이 일해요'라고 장난스럽게 이야기했는데, 기회가 잘 닿지 않았다. 제가 '1947 보스톤' 대본을 처음 받았을 때, 손기정 선수 역할에 하정우가 가장 먼저 떠올랐다. 성격도 그렇고 여러 가지 외형적으로 닮은 부분이 많았다. 보시는 분들이 어떻게 판단할지는 잘 모르겠으나, 실화를 바탕으로 한 작품이기 때문에 외형이 너무 다르면 몰입도가 떨어진다고 생각했다. 한 번에 출연 결정을 하는 게 쉽지 않았을 텐데 고마웠다"고 말했다.


[SC인터뷰] "임시완 열연에 소름"…'1947 보스톤' 강제규 감독이 …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이후 강 감독은 '1947 보스톤' 개봉을 앞두고 약 2년 동안 작품의 내실을 다질 수 있는 시간을 갖기도 했다. 그는 "시간적 여유가 있다 보니까, 이렇게도 해보고 저렇게도 해보고 다양하게 시도를 했다. 소중한 의견을 하나하나 최대한 반영을 해보려고 했다. 지금 영화가 '좋다. 나쁘다'를 떠나서 결과와 상관없이 개봉 자체만으로 감사하다"고 진심 어린 소감을 전했다.


안소윤 기자 antahn22@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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