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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안지 기자] 종교로 만난 부부가 종교 때문에 위기를 맞았다.
11일 방송된 MBC '오은영 리포트-결혼지옥'에는 종교활동 중에 만났지만, 종교로 인해 서로의 믿음이 깨져버린 '신과 함께 부부'가 찾아왔다.
VCR 속 남편은 기상과 동시에 일자리를 알아봤다. 그때 일이 잡히지 않자 갑자기 몸에 통증을 호소한 남편은 "일이 없으면 상당히 불안하다. 일을 못 나가면 공황증세가 전신에 온다"고 말해 안타까움을 더했다.
일 중독 남편과 달리 아내는 무기력한 모습을 보였다. "성인 ADHD 진단을 받았었다"면서 집에서 대부분 시간을 보내는 아내는 청소는커녕 배달 음식을 먹으며 방바닥과 한 몸이 된 생활을 하고 있었다. 자느라 6살 아이의 유치원 등원마저 늦었을 정도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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아내가 아르바이트를 나가고, 인테리어 현장직 업무를 소화하고 돌아온 남편은 "같이 놀아 주고 싶은데 그러지 못한다"며 딸을 향해 미안함을 드러냈다. 저녁 시간이 되자, 남편은 딸에게 찬밥과 김치를 꺼내줬다. 그때 딸은 "인생은 김치다"고 말해 현장을 안타깝게 했다. 아내는 "제가 좀 이기적인 것 같다. 유치원에 점심 먹이려고 보내는 것도 있다. '가서 한 끼라고 챙겨먹어라'며 보낼 때도 없다"고 했다.
남편은 집에 온 아내에게 "카드값 구멍 났다. 514만원 나왔다. 월세 60만원까지 600만원이다"면서 "460만원은 고정으로 나간다"며 일은 없고 카드값만 많이 나와 속상한 마음을 털어놨다. 특히 아내는 딸 책 값으로 무려 1500만원을 사용했다고 말해 모두를 놀라게 했다. 이후 아내에 대한 신뢰가 떨어졌다는 남편. 쉽게 바뀌지 않은 행동에 답답한 건 아내도 마찬가지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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주말 아침, 대화를 나누던 부부는 종교 문제를 언급했다. 아내는 "21살 때부터 8년 정도 사이비 종교에 다녔다. 처음에는 몰랐다. 나중에 '좀 이상하다'고 생각했지만 심각하게 생각하지 않았다"면서 "한 친구가 그 친구의 친구 동생이 성범죄 피해자가 됐다더라. 그 얘기 듣고 남편한테 전화해서 종교 욕을 했는데 남편이 안 믿더라"고 했다. 그는 "제 자신이 원망스럽더라. 20대 예쁜 나이를 거기에 다 투자했다. 연애를 못하게 했었고 술도 마시면 죄짓는 것처럼 말했다. 세뇌 당한거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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종교 문제로 인해 시댁과 갈등이 있었던 부부. 이혼도 생각했다고. 아직도 사이비 종교에 다니고 있는 남편의 가족들. 남편은 "친가 쪽 말은 다 듣는 편이다. 아내에게 피에로 귀신이 보인다더라. 저는 믿었다. 처음엔 진짜 그런 줄 알았다"며 "제가 아내를 감싸주지 못했다"며 미안한 마음을 전했다.
오은영은 "종교와 관련된 만큼은 많은 이야기를 나누고 절대 서로 비난하지 말고 종교부터 느낀 여러 감정들 토닥이면서 이야기를 많이 나눠야 할 것 같다"고 했다. 그러면서 남편에게 "중립적이고 객관적으로 종교 이야기 할 수 있는 상담자와 심리 상담을 받기를 권한다"고 조언했다.
anjee85@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