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배후 의심받은 힙합 라이벌 비아이지도 6개월 뒤 같은 방식으로 살해돼
(서울=연합뉴스) 송진원 기자 = 30년 가까이 미제로 남아 있던 미국 힙합계 전설 투팍 샤커 살인 사건의 수사가 오랜만에 활기를 띠고 있다.
그동안 의문만 무성했던 투팍 샤커와 그의 라이벌이었던 노토리어스 비아이지(B.I.G) 살인 사건의 진실이 드러날지 관심이 쏠리고 있다.
18일(현지시간) AP, 로이터 통신 등에 따르면 네바다주 라스베이거스 경찰국은 1996년 벌어진 투팍 살인 사건과 관련해 전날 라스베이거스 외곽의 한 주택을 수색했다고 밝혔다.
경찰이 투팍 살인 사건에 대해 적극적으로 수사를 진행하고 있다고 공개적으로 밝힌 건 수년 만에 처음이다. 네바다주에는 살인 사건에 대한 공소시효가 없다.
경찰은 다만 압수수색을 한 곳이 누구의 집인지, 어떤 이유로 해당 주택을 수색했는지, 용의자가 확인됐는지 등은 밝히지 않았다.
경찰국 대변인 아덴 오캄포고메즈는 AP와의 통화에서 "현재 수사 중인 사안이므로 자세한 정보는 제공할 수 없다"고 말을 아꼈다.
투팍은 1990년대 미국의 살아있는 힙합 신화로 불렸다.
그는 1996년 9월 7일 라스베이거스의 한 호텔에서 열린 복싱 경기를 본 뒤에 차를 타고 시내 클럽으로 이동하던 중 괴한이 쏜 총에 맞아 숨졌다.
곧장 투팍 살인 사건의 배후에 그와 함께 미 힙합계의 양대 산맥으로 불린 노토리어스 비아이지가 있다는 소문이 돌았다.
각각 미 서부와 동부 힙합계의 대표 주자였던 투팍과 비아이지는 서로를 겨냥한 곡을 발표하며 날 선 신경전을 벌였는데, 이런 두 사람의 갈등이 끔찍한 살인 사건으로 이어졌을 거란 관측에 무게가 실렸다.
그러나 경찰이 관련자 수십명을 조사했으나 수사는 성과 없이 끝났다.
그로부터 6개월 뒤인 1997년 3월 9일 이번엔 비아이지가 로스앤젤레스 한 박물관에서 열린 파티에 참석했다가 돌아가는 길에 도로 한복판에서 괴한이 쏜 총에 맞아 그 자리에서 숨졌다.
살해 방식이 투팍 때와 비슷해 투팍의 죽음에 대한 보복이라는 소문이 돌았다. 그러나 이 사건의 용의자 역시 여전히 미궁 속에 있다.
한때 경찰은 투팍 살인 사건의 용의자로 유명 갱단 조직원인 올랜도 앤더슨을 수사한 적이 있으나 그는 1998년 마약 관련 총격전으로 사망했다.
이후에도 경찰은 미제 사건 처리를 위해 수사반을 꾸리는 등 물밑에서 조사를 해왔으나 지금까지 이렇다 할 성과가 공개적으로 드러난 적은 없었다.
투팍은 힙합계에서 다작한 인물 중 한 명으로, 그의 프로 음악 경력은 5년밖에 되지 않았지만 '캘리포니아 러브(리믹스)', '하우 두 유 원트 잇(How Do U Want It)' 등의 히트곡을 남기며 전 세계적으로 7천500만장 이상의 음반 판매량을 기록했다.
그래미상 후보에 여섯 차례 노미네이트됐고 2017년 로큰롤 명예의 전당에 이름을 올렸다. 지난달엔 할리우드 명예의 거리에 헌액됐다.
san@yna.co.kr
<연합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