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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진화영은 고명딸로 그칠지 몰라도, 진화영을 연기한 김신록은 메인디시가 된 분위기다. '재벌집 막내아들'에서 맛깔나는 연기로, 작품 보는 맛을 더 높였기 때문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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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진화영처럼 모두가 가족들과 관계에서 다 그런 경험이 있으리라 생각해 익숙하셨던 것 같다. 그러면서도 재밌고 안쓰럽게 봐주신 것 같다. 진화영이 밖에서 볼 때는 재벌집 고명딸이기 때문에 입지가 있는 것 같지만, 결국 가부장적인 집안의 딸이다. 딸이라는 이유로 나를 배제하고 일이 흘러가, 살아남기 위해 악도 쓰고 애교도 부리고 울고불고 떼도 쓴다. 아버지한테 인정받고 사랑받고 싶어 하면서도, 오빠들 사이에서는 내 자리를 확보해야 하고, 남편과의 관계에서는 주도권을 가지고 싶어 한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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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신록이 진화영의 심리 변화를 섬세하게 표현해냈기에 시청자들의 설득과 공감을 더 얻은 것으로 보인다. "욕망이 큰 캐릭터기 때문에 액션할 수 있는 부분이 많아서 연기하기에 재미있겠다고 생각했다. 저 자체가 액션하는 인물이라, 그 점이 흥미롭다. 성취하기 위해 움직이는 것을 액션이라 본다. 재벌가 어디 누구 같다고 하는데, 그 인물들이 자꾸 바뀌더라. 저도 이미 언론이나 매체에서 여러 여성을 보고 이미지 단상들 같은 건 참고했지만, 기본적으로 관계에 충실히 하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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사실 김신록의 메소드급 연기력은 그의 성실함과 연기를 향한 열정에서 비롯된 듯하다. "최근 다시 연기 공부를 해봐야겠다는 생각에 대학원 때 공부하던 책들을 다시 꺼냈다. '지옥' 때는 연극에서 상황 방식을 그대로 묘사하던 게 잘 이뤄진 것 같은데, 그 프로세스가 당연하다고 생각한 것에 궁금증이 생기고, '연기가 뭐지?'라는 생각에 다시 읽고 있다. 기초에서 아주 멀리멀리 가 있었는데 연기에서 말하는 베이식으로 돌아가 보니, 다 거기에 답이 있더라. 연기라는 자체가 사람을 다루는 일이고 삶을 사는 일인데, 계속해서 사랑과 삶을 궁금해하고 이해하고 싶다. 연기는 목표이기보다는 사유의 틀인 것 같다. 보통 직업적으로 접근하지만, 저는 연기나 작품을 통해 이 세계로 사유되는 것 같다. 그래서 연기를 하고, 공부하는 것 같다."
이같은 부단한 노력은 이번 '재벌집 막내아들'을 통해 더 빛을 냈다. 특히 전작과 전혀 다른 캐릭터를 완벽하게 소화했다는 호평이 많다. 작품명부터 상반된 '지옥'과 '재벌집'인데, 재벌집 고명딸 진화영에게서는 가난에 쪼들리며 힘들게 자녀를 키우던 엄마 박정자가 전혀 떠오르지 않기 때문이다. 상승한 것은 캐릭터 신분뿐만이 아니라, 대중의 인기와 기대까지 치솟았다. 김신록이 고명이 아닌 메인디시로 통해도 마땅한 대목이다.
"'재벌집 막내아들'은 다양하게 변신할 수 있는 가능성을 열어준 작품이다. 다들 '지옥'에서는 찢어지게 가난했다가, '재벌집'에서는 찢어지지 않게 부자인 캐릭터라고 하더라. 이제 다음에는 양쪽으로 안 찢어지고 일상적인 평범한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 특별할 것이 없는 평범한 인물이라 하지만, 개개인은 원래 다 평범하다. 평범해 보이지만 스스로 삶을 들여다봤을 때 특별한 인물을 연기해보고 싶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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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