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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우주 기자] '세치혀' 풍자가 10년간 연을 끊었던 가족들에게 '여자'로 인정 받기까지의 과정을 털어놨다.
풍자는 "저는 부모님에게 커밍아웃을 세 번을 했다. 첫 번째는 중학교 때였다. 아버지께 여자로서 살고 싶다 했는데 아버지가 웃으셨다. 이제 이렇게 반항하냐더라. 고등학교 때 또 커밍아웃을 했다. 그땐 장난이 아니라 정신적으로 문제가 있는 거라 생각했다. 그래서 저의 손을 잡고 '꼭 고쳐줄게. 사람처럼 살게 해줄게. 미안해. .조금만 더 버텨보자'고 했다"고 떠올렸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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하지만 오랜만에 만나니 서먹서먹한 사이가 되어버렸다. 풍자는 "어느날 집에서 가족과 시간을 보내고 있는데 집 나오기 전에 막냇동생 신발을 사줬다. 190mm였는데 285mm가 됐다 마음이 너무 아프더라. 뭐하느라 10년을 보냈지, 가족한테 왜 그랬지 싶어 눈물이 나더라. 또 가족 앞에서 울기 싫어서 세수를 하고 나왔는데 아빠가 갑자기 화장실 앞에 서계시더라. 그때 하신 말씀이 있다. 정말 세상에서 잊을 수 없고 마음에 팍 꽂힌 얘기를 하셨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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풍자의 아버지가 한 말은 무엇일까. 풍자는 "어머니가 일찍 돌아가셨다. 근데 아빠가 '우리 딸 지 엄마랑 똑같이 생겼네'라는 한 마디를 듣는데 그 자리에서 굳어버리더라. 내가 너를 여자로 받아주기까지는 정말 오랜 시간이 걸릴 거야. 하지만 네가 여자든 남자든 내 자식이고 내 새끼이기 때문에 내가 너를 지켜줄게. 내가 너에게 날아오는 모든 비난을 받아주겠다더라. 아빠 있으니까 당당하게 여자로 살아보라더라"라고 말해 모두를 울렸다.
남동생, 여동생의 반응은 어땠을까. 풍자는 "남동생은 지나가다 한 마디 하더라. 어깨에 손을 올리더니 '우리 누나 돼지네?' 라더라. 거기서 '맞아 너네 누나 돼지야'라면서 울었다. 여동생은 손편지를 써주더라. 엄마가 없이 남자 셋 있는 집에서 엄마 빈자리가 너무 컸는데 엄마가 생긴 거 같다. 언니로서, 엄마로서 잘 지내보자더라"라고 밝혔다.
풍자는 "지금은 너무 화목하게 잘 지내고 있다. 여행도 가고 너무 잘 지내고 있는데 저희 가족이 제 방송을 단 한 번도 못 봤다. 욕먹을까 봐 겁이 나서 제가 어느 방송에 어떻게 나오는지 모른다"며 "여러분처럼 응원해주시는 분들 많다는 걸 아버지께 말씀 드리고 싶다"고 말해 모두의 박수를 받았다.
wjlee@sportschosun.com