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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정빛 기자] 가수 이수영이 13년 공백을 깨고 돌아왔다.
떨리고 긴장된 마음으로 등장한 그는 "반갑다. 이수영이다"라고 인사하며, 기쁨의 눈물을 흘렸다. 떨리는 목소리로 "와주셔서 너무 감사드린다. 관심을 가져주신 것에 제가 어떻게 다 감사를 드려야 할지 모르겠다. 처음부터 눈물이 나서 갱년기인가 보다"라며 너스레를 떨기도 했다.
이어 "재데뷔하는 기분이다. 어릴 때 데뷔해서 그때는 이런 것들을 하나도 느끼지 못했는데, 지금은 마스크를 쓰시니 표정을 다 볼 수 없으니 곳곳에 오래전부터 뵙던 분들도 계셔서 반가운 마음도 있고, 처음보시는 분들도 계신다. 너무 떨려서 무슨 소리를 하는지 모르겠다"라고 했다. 절친 박경림의 능숙한 진행이 이어지자 한시름 마음을 놓은 듯 "기다려주셨다고 말씀해주셔서 감사하다"라고 말했다.
그러면서 "여러가지 과정에서 10집을 해야만 해야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요즘 같은 세상에 음반을 낸다는 것, 그것도 정규앨범을 낸다는 것을 누구보다 힘든 것을 잘 알고 있다. 또 13년 동안 저를 모르시는 분들이 많아졌을 것이라는 두려움이 있었다. 그런데 백승학 대표님이 강력하게 앨범을 내야 한다고 해주셨다. 대표님 사모님께서 저의 '찐 팬'이다. 팬의 도움으로 10집을 낸 것이다"고 고마운 마음을 표했다.
이번 앨범 '소리'는 2009년 발매된 정규 9집 '대즐(DAZZLE)' 이후 이수영이 13년 만에 공개하는 새 정규앨범이다. 오래도록 기다려준 이들에 대한 '미안함(Sorry)'이라는 감정을 '목소리(Voice)'에 실어 풀어낸 '이야기(Story)'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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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영은 "제가 노래하는 사람이지만, 그 이전에 음반들은 노래를 더 잘하려고 노래에 집중했었다. 그걸 요구받기도 했었다. 이번 음반은 온전히 내 목소리가 어떤 목소리가 어땠지라고 찾아가는 여정이었다. 소리라는 것에 집중해보고 싶었다. 나 혼자 생각하는 나만의 소리가 아니라, 내 주변에서 힘들어하고 아파하는 소리까지도 담고 싶었다"고 고백했다.
이어 "앨범 디자인에도 SORY 안에 작은 잎사귀가 있는데, 그게 작은 R이다. Sorry'라는 이중적 의미도 있다. 힘든 여정을 살아온 사람으로 미안함, 가수로 오래 쉴 수밖에 없었던 미안함이 절로 담기더라"고 신보를 소개했다.
타이틀곡 '천왕성'은 '오리엔탈 발라드'라는 어원의 시초 이수영에게 꼭 맞는 곡이다. '오리엔탈 발라드' 대명사로 불리는 이수영이 '천왕성'을 통해 다시 한번 K팝 중에서도 가장 한국적인 목소리를 자랑할 것으로 보인다.
'천왕성'은 태양과도 같은 특별한 존재의 사랑을 갈구하지만, 그와는 아주 멀찍이 떨어져 있어 찰나의 순간에만 닿게 되는 애절함이 천왕성에 비유된 곡이다. 가수 안예은이 작사, 작곡에 참여한 이 곡은 6/8박자 특유의 멋과 우리 가락이 느껴지는 구성 그리고 서양악기와의 조화로운 편곡에 이수영의 애틋한 음색이 더해져 음악 팬들의 감성을 매료시킬 전망이다.
안예은과 어떻게 작업을 하게 된 것인지 궁금증이 생긴다. 이수영은 "안예은 씨에게 꼭 부탁하고 싶었다. 오디션 프로그램에서 심사위원으로 만나면서 안예은 씨를 2주에 한 번 만나게 됐다. 그러면서 예은 씨는 저를 피할 수 없게 됐다"며 웃었다.
또 "굉장히 많은 분석을 해주셨다. 제 머릿속과 가슴속에 오신 줄 알았다. '천왕성' 가사가 저라는 사람을 얘기해주는 것 같았다. 내가 힘들었을 때, 예은 씨가 옆에 있었나 싶었다. 물론 예은 씨도 힘든 일이 있었을 것이다. 누구나 공감할 수 있는 이야기다"라고 안예은에게 감사한 마음을 드러냈다.
이어 "안예은 씨가 워낙 색채가 강하신 분인데 권영찬 프로듀서가 편곡을 거쳤다. 사운드가 좋은 스피커로 들으시면 굉장히 많은 소리가 들리실 것이다. 우주 같은 소리를 내려고 했다. 멜로디가 주는 힘에 따라, 제가 움직이면 됐었다. 심하게 어려운 작업은 아니었다"고 덧붙였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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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번 앨범에는 앞서 리메이크 앨범 '마스크'와 'No.21'에 참여했던 프로듀서 권영찬이 프로듀싱을 맡았고, 국내 최고의 세션 홍준호, 신석철, 나원주가 연주에 참여해 앨범 완성도를 높였다. 타이틀곡 '천왕성' 작사, 작곡에 참여한 안예은을 포함해, 김이나, 권순관, 정동환, 헨(HEN), 이진아, 김희원, Mogwa.c, 프롬, 박인영 등 실력파 작사가 및 뮤지션들이 지원했다.
무엇보다 모든 트랙이 어쿠스틱 악기 기반으로 완성됐다는 점이 관심사다. 이번 앨범 '소리'에 정상급 연주 세션들이 참여했다. 이수영은 "요즘은 악기 세션을 많이 쓰지 않는데, 쏟아붓는 생각으로 했다. 독일에도 다녀오고 했다. 녹음한 뒤 믹싱하고 마스터링하는 것만 두 달 반이 걸렸다. 그렇게 정성을 쏟아주신 것이 너무 감사드리고, 신기하고, 죄송하다"며 영광스러운 마음을 표현했다.
앨범 구성품을 설명하기도 했다. 박경림이 다소 뿌옇게 나온 사진에 대해 지적하자 "저희 때는 그랬다. 뮤직비디오도 이목구비가 뚜렷하게 나오지 않아야 격조 있다는 말이 있었다. 이번에는 셀로판 같은 특수촬영을 했다. 가릴 것은 가리고, 나올 것은 나오고"라며 너스레를 떨어, 현장을 웃음바다로 만들었다.
오랜만의 컴백인 만큼, 부담이 컸을 것으로 보인다. 이수영은 "지금 현존하는 최고의 뮤지션들이 저의 부족한 부분들을 잘 채워주셔서, 저는 말 그대로 보컬을 가지고 녹음실에서 너무나 그냥 즐겁게 작업했다. 너무 오랜만에 녹음하니 그 자체가 신나더라. 즐겁게 하다 보니, 10집이 완성됐다. 트렌드를 쫓아가는 것도 무엇인지 잘 모르겠고, 제가 제일 잘 할 수 있는 것을 동료, 후배들을 믿고 잘 따랐던 것 같다. 말 잘 듣고, 시키는 대로 하면 된다는 생각이었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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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어 "노래는 행복이다. 저를 숨 쉬게 한다. 첫 녹음하는 날 녹음실 들어가서, 목을 풀면서 녹음하는데 피가 머리끝부터 발끝까지 순환되는 느낌이었다"고 미소를 지었다.
향후 활동 계획에 대해 "콘서트를 너무 하고 싶다. 코로나 때문에 하고 싶어도 못 했는데, 이제 열렸고 새 앨범도 나왔으니 콘서트를 너무 열고 싶다. '놀면 뭐하니?', 저희 아들이 제일 좋아하는 '놀라운 토요일', '유퀴즈'에 꼭 나가고 싶다"는 소망을 전했다.
그 동안 세월을 증명하듯 이수영이 더욱 농익은 보이스와 섬세한 표현으로 완성한 이번 앨범으로 또 한번 음악 팬들에게 깊은 감동과 울림을 전할 것으로 보인다.
이수영의 정규 10집 '소리'는 17일 오후 6시 각종 음원 사이트를 통해 공개된다.
정빛 기자 rightlight@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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