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인터뷰] "내 악역 중 단연 1등"..곽동연 '괴이'로 발견한 새 얼굴 (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5-05 10:25 | 최종수정 2022-05-06 08:02


사진=티빙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곽동연이 '괴이'로 악역 3종 세트를 완성했다.

티빙 오리지널 시리즈 '괴이'(연상호 류용재 극본, 장건재 연출)는 저주 받은 불상이 나타난 마을에서 마음속 지옥을 보게 된 사람들과, 그 마을의 괴이한 사건을 쫓는 초자연 스릴러.그동안 '연니버스'를 완성해왔던 연상호 감독이 초반 기획과 더불어 극본까지 담당하며 류용재 작가와 호흡을 맞췄고, 장건재 감독이 연출을 더했다. 곽동연은 극중 비뚤어진 트러블메이커 곽용주를 연기하며 파격적 변신을 선보였다.

곽동연은 4일 오후 스포츠조선과 온라인을 통해 만나 '괴이'를 완성해낸 시간을 떠올렸다. 곽동연은 극중 날카로운 폭력성을 드러내는 인물 곽용주를 연기해내며 그의 내면과 서사를 스스로 쌓아오는 과정을 거쳤다고. 곽용주를 완성하기 위해 곽동연은 "감독님과 용주의 과거에 대해 생각해봤다. 회상 신으로 나오지만,아빠가 없이 자랐고, 엄마의 새로운 애인 관계의 남성들에게 꽤나 많은 가정폭력을 당하며 유소년기, 청소년기를 보내와서 폭력에 대한 보상심리를 갖게 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그러면서 도경(남다름)을 만났을 때 '나와 같이 아빠가 없이 지낸 친구'라는 점에서 연민이나 동정을 느꼈다고 생각한다. 그런 아픔들이 사실 용주가 현재 이런 악행을 일삼는 것을 합리화할 만한 이유가 되지는 않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지만, 감독님과 함께 설정한 용주란 인물에겐 이런 과거가 있다고 생각했다"고 설명했다.

곽동연이 완성한 곽용주는 '괴이' 속의 유일무이한 절대악역으로 그려지기도. 진양군청 내의 인물들을 폭력성으로 다스리고, 결국에는 군수 역시 자신의 발 아래 두는 모습으로 공포감을 조성하기도 했다. 곽동연은 "용주를 절대악에 가까운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모든 행동에 특별한 이유나, 범인(凡人)들이 봤을 때 타당한 이유가 동반되지 않더라도, 한평생을 살면서 본인 스스로에게 쌓여온, 선천적으로 가지고 태어난 악한 성향과 '괴이'라는 극 속의 상황을 만나며 폭발한 인물이라고 생각했다"고 밝혔다.


사진=티빙 제공
곽동연은 그동안 '복수가 돌아왔다', '빈센조', '괴이'에 이르기까지 '악역 3종 세트'를 구축해온 인물. 선한 얼굴 속에 폭발적인 연기를 감추고 등장해 시청자들을 놀라게 만들었던 그는 '괴이' 속 곽용주를 단연 1등 캐릭터로 꼽았다. 곽동연은 "(용주의 악행이) 단연 1등이라고 생각한다. 사실 전작들은 이 인물이 왜 이렇게 됐는지를 설명하고, 한 인물의 결핍이나 욕구로 인해 어떻게 비뚤어지고 회복되는지를 작품에 녹였다면, 용주는 그런 지점보다 이런 인물이 공동체 속에서 어떤 영향을 미칠 수 있는지를 보여준 것 같다. 악함으로 따지자면 단연 1등이다"라고 말했다.

매번 새로운 얼굴을 보여주는 그이기에 '괴이' 속에서도 새 얼굴을 발견했다. 곽동연은 "용주를 준비하며 세운 목표는 처음부터 끝까지 긴장감을 가지고 가고 싶다는 것이었다. 이 인물이 다음에 무슨 행동을 할지, 왜 이렇게 앉아있고 무슨 생각을 하는지 관객들이 보면서도 용주로 인해 쫀쫀하게 가져가면 좋겠다고 생각했다. 개인적으로는 아쉬운 장면도 있었다"면서도 "스스로 모니터링을 하면서 완성도가 갖춰졌다고 느껴진 장면은 연기한 시간이 꽤 흐른 뒤 후반부 장면이다. 버스를 타고 외부로 나가는 장면에서 버스기사가 이상하다는 것을 감지했을 때의 얼굴은 이전 작품들에서 모니터하면서 제가 보지 못했던 부분이다. 용주로서의 모습이 내재된 상태로 촬영하면서 제가 지금까지 했던 작품들에서 의도해도 만들어지지 않았던 얼굴이 나와 새로움을 느꼈다"고 밝혔다.

늘 '새로움'을 찾는 것은 곽동연이 가진 노력이자 능력. 곽동연은 "저는 호기심을 잃지 않으려 노력한다. 일상 생활을 하면서도 지나가는 사람을 유심히 보려고 노력하고 그 사람의 특성이 내 안에도 있는지, 작년에는 없던 모습이 내 안에 만들어진 게 있는지 살피려고 하고 차곡차곡 쌓으면서 새로운 얼굴을 만들기도, 꺼내기도 하고 있다. 제가 또래보다 일찍 활동을 시작한 편이라, 앞으로 저는 오래오래 연기를 하고 싶어하는 사람이고, 앞으로 긴 시간 연기하려면 새로운 모습을 보여야 한다는 생각을 한 것 같다"고 말했다.


사진=티빙 제공
2012년 '넝쿨째 굴러온 당신'으로 데뷔한 이후 10년. 곽동연은 "10년이 지났다는 게 믿기지 않는다"며 앞으로의 10년을 더 상상했다. 그는 "지난 10년은 10대에서 20대로 넘어오는 시기였다는 생각이 들고, 앞으로의 10년은 조금 더 성숙하고 알차게 보낼 수 있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밝히기도.


앞으로 계속해서 도전을 이어가고 싶다는 마음도 있었다. 곽동연은 "제가 어떤 부분을 생각하고 '이런 캐릭터를 해야겠다'는 것보다는 제안을 받았을 때 '이 모습은 내게 새롭다. 새로운 모습을 보여줄 수 있을 것 같다'고 생각하게 되는 것 같다. 개인적으로는 특수직업군을 깊이 있게 조명하는 작품을 해보고 싶다. 의사도 좋고, 형사를 해도 좋고. 사건에 집요하게 매달리는 감정을 가지고 연기하고 싶다는 생각"이라고 말했다.

작년에 비해 더 성숙해지고 '새 얼굴'을 발견한 곽동연의 미래는 역시 또 밝다. 곽동연은 "작년보다 여유를 가질 수 있게 됐다. 저는 늘 제 자신을 재촉하고, 열심히 자신을 채찍질하는 타입이었는데 점차 아등바등 미친 듯이 목만 매기 보다는 주변도 좀 둘러보고 지금 즐길 수 있는 것들을 누리면서 내가 좋아하는 일들을 하자는 마음의 여유가 생긴 것 같다"며 "저는 늘 관객분들이 제 작품을 궁금해하주시면 좋겠다. 이번엔 어떤 작품이고 어떻게 연기를 했을지, 또 때로는 아예 못 알아봐주셨으면 하기도 한다. 영상 속에 연기하고 있는 한 남성이 곽동연이란 사실을 못 알아챌 정도로 신선함과 새로움이 있는 배우가 되고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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