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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살인자의 쇼핑목록'이 3% 시청률로 출발했다.
'진짜 금수저'가 될 수 있을 것이라 믿었던 대성마트는 수십년이 흐른 뒤 구멍가게가 됐다. 천재라 불리던 안대성은 만년 공시생이 되어 여자친구 도아희(김설현 분)의 집 방문 때도 마트에 진열된 파인애플을 훔쳐 갖고 갈 만큼 웃픈 인생을 살고 있었다. 특히 마트 직원들 사이에서도 안대성은 금수저가 아닌 도금이었다는 우스갯소리가 나올 정도로 끝날 줄 모르는 안대성의 수난시대가 시청자들의 웃음보를 자극했다.
그사이 대성마트가 MS마트로 리뉴얼된 것처럼 안대성의 엄마 한명숙(진희경 분) 또한 달라졌다. 과거 스파이크로 위조지폐범을 잡은 용감한 슈퍼 아줌마 대신 집안 서열 1위이자 마트를 살리기 위해 고군분투하는 억척스러운 슈퍼 보스가 있을 뿐이다. 결국 안대성은 경쟁 슈퍼들 사이에서 위기에 처한 엄마를 돕는다는 명분으로 MS마트 인턴으로 취직했고, 엎친데 덮친 격 그에게 '한달 안 매출 원상복귀'라는 미션까지 내려져 캐셔 경력 30년차이자 MS마트의 산증인 안대성의 활약을 기대하게 만들었다.
이처럼 '살인자의 쇼핑목록'은 첫 방송부터 활어처럼 살아 숨쉬는 캐릭터와 MS마트를 중심으로 펼쳐지는 등골 오싹한 스릴러와 거대한 미스터리로 색다른 재미를 선사했다. 여기에 이언희 감독은 개성만점 캐릭터들이 펼쳐내는 각양각색 이야기를 만화적 상상력을 더한 비주얼로 완성시켰다. 특히 슈퍼마켓을 중심 소재로 삼은 만큼 공산, 야채, 정육, 생선 등 마트 맞춤형 독특한 네이밍은 물론 안대성이 '오 그대여 가지 마세요', '내가 오이 그랬을까', '영원히 너마늘 사랑해'라며 제품 바코드로 도아희에게 사랑을 고백하는 모습 등 웃음을 안겼다. 이렇듯 이언희 감독의 재기 발랄한 연출력을 통해 위트 넘치는 신개념 코믹 수사극의 탄생을 알렸다.
이에 대해 "재미있다"는 시청자들의 반응도 이어지고 있는 상황. 3%대 시청률로 출발했지만 시청률 상승에 대한 기대감도 있는 상황이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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