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초점] 의아한 2.7%..학폭→국가유공자 '내일'이 삶의 의미를 다루는 법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2-04-17 12:30 | 최종수정 2022-04-18 07:16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학교 폭력부터 N포세대 청년의 이야기. 그리고 한국전쟁 국가유공자의 최후까지 다루고 있는 '내일'이 시청자들에게 시청률 그 이상의 가치를 선사하고 있다.

MBC 금토드라마 '내일'(박란 박자경 김유진 극본, 김태윤 성치욱 연출)은 '죽은 자'를 인도하던 저승사자들이 이제 '죽고 싶은 사람들'을 살리는 이야기. 네이버에서 연재되던 동명의 웹툰을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매회 등장하는 새로운 에피소드들이 진정한 '주인공'으로 활약하는 옴니버스식의 드라마다. 주인공인 구련(김희선)을 필두로 최준웅(로운), 박중길(이수혁), 임륭구(윤지온 )등이 매회 만나게 되는 사람과 영혼들이 주인공이 돼 극을 이끌어나가는 것이 특징이다.

'내일'은 지난 1일 첫 방송을 시작한 뒤 매회 이어지는 감동 스토리로 시청자들을 울려왔다. 학교폭력 가해자에게서 겨우 벗어난 줄 알았던 피해자가 가해자를 다시 만남으로써 벌어지는 이야기. 그리고 시험에서 계속해서 떨어지며 강제 장수생이 되어버린 공시생의 이야기 등이 그려지며 '내일'은 현실을 적절히 풀어내고 있다. 특히 위기관리팀이 자살시도에 봉착한 이들을 직접 위로하고 막아내는 모습이 그려지는 것이 포인트. 단순히 위로하는 것에서 그치지 않고 문제를 해결해나가는 구체적인 과정들이 그려진다는 것은 '내일'의 독보적인 방향성이다.


특히 '내일'은 냉정과 열정이 공존하는 위기관리팀 멤버들의 구성으로 시청자들을 만족시킨다. 너무 감성적일 경우 '신파'라는 비판을 듣기에 딱 맞는 이야기들을 때로는 객관적이고 담담하게 풀어내는 것도 '내일'이 가진 재주. 첫 에피소드였던 학교 폭력 에피소드에서도 구련은 피해자에게 "용기도 의지도 없느냐"고 퍼부으며 자신이 처한 상황을 당당히 이겨내도록 돕는다. 반면 최준웅은 기본적인 따뜻한 마음, 그리고 따뜻한 '참견'으로 인물들에게 다가가며 문제를 해결하려 노력한다. 자신의 친구인 남궁재수(류성록)를 구하려 땀을 쏟고 뛰어다니고, 아내를 잃은 우진(강승윤)을 구하기 위해 귀를 기울이는 모습들이 안방에 훈훈함을 전하는 중이다.


16일 에피소드를 통해 다뤄졌던 한국전쟁 국가유공자 이영천(전무송)의 삶은 '내일'의 존재 이유를 더 확실하게 보여줬다. 스스로 목숨을 끊으려던 이영천의 수명이 단 하루밖에 남지 않았음을 알게 된 위기관리팀이 삶의 의미를 되찾아주려고 남은 하루를 함께하는 모습이 훈훈함을 더한 것. 영천은 지는 노을을 바라보며 전쟁에 자원했던 그날의 선택에 대한 후회를 내비치며 안타까움을 자아내기도 했다. 죽음의 냄새가 진동한 전쟁터, 겨우 살아왔을 때는 어머니가 아닌 폐허가 된 집만 남아있을 뿐이었다. 그후 일상으로 돌아오려고 해도 전쟁의 트라우마로 끊임없이 파고드는 모습은 시청자들의 마음을 아프게 하기도. 이에 국가유공자인 이영천의 아픔을 치유하는 위관팀의 움직임이 더해졌고, 이 시대를 살아가는 이들의 평온한 삶과 서울의 야경이 위로를 안겼다.

특히 이영천의 마지막 순간은 감동을 더했다. 인도관리팀의 모든 저승사자들이 모였고, 영천의 영혼을 직접 거두기 위해 이승을 찾아온 옥황상제(김해숙)의 말도 따뜻했다. 옥황은 "젊은 날 그대의 선택은 고귀했다. 많은 것을 잃었으나, 많은 사람을 지켜냈고, 지금의 오늘을 있게 했다. 수많은 사람의 삶을 지켜주어서 고맙다"며 영천이 안락한 죽음을 맞이할 수 있도록 도왔고, 편안히 생을 마감하는 영천의 모습이 눈시울을 붉어지게 만들었다. 위관즈와 중길, 옥황을 비롯해 수많은 저승사자들이 함께하는 영천의 마지막 순간이 묵직한 여운을 전파하기도. 국가유공자인 영천은 "나라를 위해 싸운 건 내 삶에서 가장 고귀한 선택"이라는 말을 남기며 감동을 더했다.


수많은 사람들에게 '삶의 의미'를 전하고 있는 '내일'의 묵직한 여운에 시청자들의 반응 역시 뜨겁게 이어지고 있다. 이미 웹툰으로 공개됐던 바 있는 이 에피소드는 드라마로 다시 한 번 전해지며 전국에 감동을 전파하고 있는 중. 특히 TV드라마로 방영되는 것은 물론, 넷플릭스를 통해 전세계로 공개되는 만큼 자극보다도 더 깊게 찾아오는 감동에 "재탕 ,삼탕을 계속할 드라마다. 드라마 보면서 이렇게 오열한 것은 처음이다"라는 반응을 내놓기도 했다. 첫회가 7.6%로 출발한 '내일'의 시청률 반응은 생갭다 뜨겁지 못한 상황이다. 역대급 감동을 안겨줬던 6회는 2.7%를 기록하며 자체 최저 기록까지 새로 썼다.(닐슨코리아 전국기준) 그러나 '내일'이 가진 가치만큼은 시청률이라는 틀에 갇히기는 아쉽다. 최근 극단적인 선택을 하는 이들이 젊은 세대를 포함해 전연령대로 확대되고 있는 상황에서 '내일'이라는 드라마의 존재 이유는 시청률 그 이상임을 증명하고 있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