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SC줌人]'지헤중' 송헤교, 얻은 것 2가지와 잃은 것 2가지. 최종 성적표는?

이정혁 기자

기사입력 2022-01-09 14:04 | 최종수정 2022-01-10 07:18


스포츠조선DB

[스포츠조선 이정혁 기자] '지금, 헤어지는 중입니다'(이하 지헤중)의 남녀주인공이 재회하는 열린 결말로 막을 내렸다.

3년 만에 안방극장에 돌아온 송혜교의 컴백 성적표는 어떤 점수일까. '넘사벽' 멜로퀸이며 30~40대 연기자 중 '톱 오브 톱'을 자랑해온 그녀는 이번 작품을 통해 '완벽 만점'을 받지는 못했다. 일단 시청률이 기대에 미치지 못했다. 7%를 오르락 내리락하며, 10% 벽을 끝내 뚫지 못했다. 화제성에서도 같은 금토드라마인 MBC '옷소매 붉은 끝동'에 완전히 밀렸다.

어디까지나 주관적인, '송혜교가 읽은 것 두가지와 얻은 것 두가지'를 통해 그녀의 '지헤중'성적을 매겨보자.


사진제공=미샤
↑유일하게 살아남았다, 멜로 연기의 지존

이러니 저러니 해도, 역시 송혜교였다. 비슷한 시기 안방극장에 돌아온 고현정 전지현 이영애 임수정 등이 모두 시청률 고배를 마신 것과 대조되는 성적표다. 물론 시청률이 전부일 수 없을 뿐더러, 이들 중 새로운 장르에 도전하는 등 유의미한 결과를 얻은 배우들도 있다.

그러나 시청률 7%대에서 시작해 한때 4%대까지 추락하는 등 고전을 면치못했던 '지헤중'이 6.7%로 막을 내릴 수 있었던 것은 오롯이 송혜교의 힘이었다고 해도 과언이 아니다.

멜로 연기에 있어 탁월함은 당연하고, 이야기가 중반을 넘어서면서 우정과 커리어우먼으로서 일에 대한 고민, 신념 등이 본격 펼쳐지면서 송혜교의 섬세한 표정 연기는 매순간 빛이 났다. 웃는 듯 하지만 울고 있고, 당당한 듯 하지만 자신없어하고. 한 장면에서 수만가지 표정을 제대로 보여줄 수 있는 배우가 몇이나 될까. 그녀의 디테일 살아있는 연기 덕에 '지헤중'은 나름 훈훈한 마무리를 할 수 있었던 것이다.

한편 마지막 방송에서 '지헤중'의 분당 최고 시청률은 닐슨코리아 기준 무려 9.4%까지 치솟았다. 뿐만 아니라 광고주들의 주요 지표로 활용되는 2049 시청률은 3.5%로 토요드라마 전체 1위를 차지했다.



↑스타파워 + 11살 나이차이

배우들에게 중요한 것은 마케팅 파워다. 팬들의 관심도와 정확히 비례하기 때문이다. 송혜교는 이번 '지헤중'을 통해 또 다시 막강 스타파워를 입증했다. 그녀가 모델로 활동중인 '미샤'는 이번 '지헤중'으로 최고 덕을 본 곳 중 하나. 송혜교가 드라마에서 입고 나온 옷들은 잇달아 완판되면서 리오더에 들어갔다.

여기에 11살이나 나이 차이가 나는 장기용과의 '찐' 멜로호흡은 아무리 칭찬을 해줘도 부족할 정도다. 연하남과 같은 앵글에 놓일 때 자칫 잘못하면 '이모같다'는 말도 들을 수 있는데, 송혜교는 오히려 동생같다는 말을 들을 정도로 완벽 관리로 동안 인증에 성공했다.

상대배우와의 케미가 좋기로 유명한 송혜교의 장기가 이번에도 여지없이 발휘된 터. 상대적으로 연기 호흡이 훨씬 짧은 장기용이 '베스트'를 끌어낼 수 있었던 것은 송혜교의 리액션 등 배려가 없었다면 불가능 했을 일이다.


↓천편일률적인 선택, 새로움은 이제 선택이 아닌 의무사항

장르적 한계는 손예진 한효주 한지민 등 30대에서 40대 초중반에 이르는 다른 배우들과 비교되면서, 더욱 크게 차이가 나 보인다. 손예진 등 이들 톱클래스 여배우들은 때로는 과감한, 때로는 조금씩 다른 선택을 해왔다. 멜로 연기에서 둘째 가라면 서러울 손예진의 경우 데뷔때부터, 영화 '백야행' 등 센 장르에 도전해왔다. 영화 '협상', '비밀은 없다' 등 다양한 장르에서 '센캐'를 소화해왔기에 상대적으로 변신의 폭이 넓다. 3년 만의 안방극장 컴백작인 JTBC '서른, 아홉' 또한 예쁘고 예쁜 멜로보다는 '현실적인 30대 후반 여성들의 우정과 사랑이야기'에 가깝다.

한효주는 최근 막을 내린 티빙 '해피니스'부터 26일 개봉을 준비하는 영화 '해적:도깨비 깃발'까지 연이어 아름다운 사랑 이야기와는 거리가 먼 장르에 도전중이다. 디즈니 플러스 오리지널로 제작중인 '무빙'까지 성공한다면, 유일무이 '액션'이 가능한 여배우로 독자적 영역을 굳히게 될 전망이다.

한지민 또한 마찬가지. 귀엽고 순둥순둥한 평소 이미지와는 180도 다른 '미쓰백'으로 청룡영화상 여우주연상을 품에 안았으며, 그 뒤에도 영화 '조제'에서 상처투성이 캐릭터를 소화해내는 등 과감한 선택을 이어가고 있다.


사진제공=미샤
↓'송혜교 멜로'에 대한 기대감이 사라졌다

8일 '지혜중'은 이별에 대한 이야기로 마지막회를 이끌어갔다. 남겨진 사람은 떠난 사람을 가슴에 품고 앞으로 나아갔으며, 특히 애틋한 마음으로 돌아섰던 하영은(송혜교 분)과 윤재국(장기용 분)이 재회해 여운을 더했다.

나름 세련된 결말임에도 불구하고, 초반부터 폭발적인 인기를 얻지 못한 이유 중 하나로는 '송혜교 멜로'에 대한 궁금증이 사라졌다는 점이다. 이제는 너무 익숙해서, 더한 기대감이 생기지 않는다는 시청자들 반응이 초반 장벽으로 분명히 작용했다.

그리고 이제 송혜교가 아무리 멜로 연기를 잘해도 시청자들은 '평균 이상'의 점수를 주지는 않을 것이라는 점을 이후 고민해봐야할 것이다.

물론 매 작품 변신을 할 필요는 없고, 자신이 잘 하는 장르가 있다는 점 만도 배우로서 대단한 파워다. 그러나 어찌하랴. 팬들은 이제 좀 더 용기있게 새로운 선택을 하는 송혜교를 보고 싶다는데. 10년 넘게 멜로 연기로 인기를 끌어왔으니, 이젠 안전한 길 버리고 한번 쯤은 모험을 해보는 것도 필요할 듯하다.
이정혁 기자 jjangga@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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