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③] 김혜수 "1년간 꾼 악몽, 나는 심리적으로 죽어있었다"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11-05 13:58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배우 김혜수(50)가 "1년간 꾼 악몽에서 나는 심리적으로 죽어있었다"고 말했다.

미스터리 휴먼 영화 '내가 죽던 날'(박지완 감독, 오스카 10 스튜디오·스토리퐁 제작)에서 사라진 소녀 세진(노정의)의 흔적을 추적하는 형사 현수를 연기한 김혜수. 그가 5일 오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내가 죽던 날'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처와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위로를 건네는 '내가 죽던 날'. 삶의 이유를 찾아가는 인물의 내면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사건 이면의 사람을 들여다본 '내가 죽던 날'은 삶의 벼랑 끝에 선 인물들의 보이지 않는 연대를 세밀하고 깊이 있게 담아내며 기존 장르 영화의 문법을 탈피한 섬세한 감성 드라마로 강렬한 울림과 여운을 남긴다.

여기에 '내가 죽던 날'은 충무로 대표 여배우로 존재감을 드러낸 김혜수와 칸국제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사로잡은 이정은, '괴물 아역'으로 떠오른 노정의의 쫀쫀한 앙상블이 돋보인 작품으로 관객을 사로잡는다. 특히 김혜수는 삶의 벼랑 끝에서 자신과 닮은 소녀 세진의 사건을 수사하면서 점차 몰입되는 캐릭터 현수로 변신, 감춰진 진실에 다가갈수록 점차 자신 내면에 변화가 일어나는 진폭이 큰 인물의 감정을 완벽히 소화했다. 2016년 방영돼 많은 사랑을 받았던 tvN 드라마 '시그널'에 이어 '내가 죽던 날'에서 다시 한번 형사 캐릭터를 맡은 김혜수는 사건 이면에 진실을 파헤치는 형사의 집요함은 물론 평범한 일상이 무너져버린 인물의 복잡한 심경을 섬세하고 디테일한 열연으로 채우며 '충무로 톱 클래스' 품격을 입증했다.

이날 김혜수는 오랫동안 악몽을 꿨다며 "한때 심리적으로 죽은 상태 같았다. 꿈에서 내가 죽었고 그 상태가 오래된 것 같더라. 죽은 나를 보면서 무섭거나 그런 기분보다 '누가 좀 나를 치워주지'라는 생각이 들었다. 그 생각을 매번 하면서 자다 깨다 했다. 나처럼 악몽을 꾸는 사람도 있고 너무 입맛을 잃어서 자신이 배가 고픈지도 모르고 말라가는 사람들도 있다. 사람들이 힘들 때 각자 양상이 다르지 않나? 나도 하나의 군상이었다"고 밝혔다.

이런 자신의 경험담이 담긴 '내가 죽던 날'에 김혜수는 "현수가 잠을 못 잔다는 이야기가 있어서 그런 현수의 심리적인 상황을 이야기하는데 내 상황이 맞지 않을까 싶었다. 그래서 실제 내 감정을 담은 대사를 한 번 써봤고 그게 영화에 반영이 됐다"며 "그 신 찍을 때 민정 역할을 한 김선영이 정말 좋았다. 물론 배우로 만나 캐릭터로 연기를 하는데 연기와 진실 사이의 경계가 있는 기분이었다"고 덧붙였다.

'내가 죽던 날'은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작품이다.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 김선영, 이상엽, 문정희 등이 가세했고 박지완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호두앤유엔터테인먼트, 강영호 작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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