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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행운이자 축복"…'내가 죽던 날' 김혜수→노정희, 따뜻한 연대와 앙상블의 힘(종합)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11-04 16:46


배우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가 4일 용산CGV에서 열린 영화 '내가 죽던 날'의 언론시사회에서 질문에 답하고 있다. 영화 는 유서 한 장만 남긴채 절벽 끝에서 사라진 소녀와 그녀의 행적을 쫓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같은 공간, 다른 시간에 마주하게 된 이들의 모습을 그린 색다른 영화다. 용산=최문영 기자 deer@sportschosun.com /2020.11.04/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따뜻한 위로와 연대 느낀 '내가 죽던 날'. 소중한 작품, 동료 만난 이 작품은 내게 행운이고 축복이었다."

유서 한 장만 남긴 채 절벽 끝으로 사라진 소녀와 삶의 벼랑 끝에서 사건을 추적하는 형사, 그리고 그들에게 손을 내민 무언의 목격자까지 살아남기 위한 그들 각자의 선택을 그린 휴먼 영화 '내가 죽던 날'(박지완 감독, 오스카 10 스튜디오·스토리퐁 제작). 4일 오후 서울 용산구 이촌동 CGV 용산아이파크몰에서 열린 '내가 죽던 날' 언론·배급 시사회에서 첫 공개 됐다. 이날 시사회에는 사라진 소녀의 흔적을 추적하는 형사 현수 역의 김혜수, 사고로 목소리를 잃은 섬마을 주민이자 소녀의 마지막 행적을 목격한 순천댁 역의 이정은, 사건의 중심에 있는 사라진 소녀 세진 역의 노정의, 그리고 박지완 감독이 참석했다.

누구나 겪을 수 있는 상처와 고통을 정면으로 마주할 수 있는 용기와 위로를 건네는 '내가 죽던 날'. 삶의 이유를 찾아가는 인물의 내면을 세밀하게 포착하고, 사건 이면의 사람을 들여다 본 '내가 죽던 날'은 삶의 벼랑 끝에 선 인물들의 보이지 않는 연대를 세밀하고 깊이 있게 담아내며 기존 장르 영화의 문법을 탈피한 섬세한 감성 드라마로 강렬한 울림과 여운을 남긴다.

특히 '내가 죽던 날'은 충무로 대표 여배우로 존재감을 드러낸 김혜수와 칸국제영화제와 미국 아카데미 시상식을 사로잡은 이정은, '괴물 아역'으로 떠오른 노정의의 쫀쫀한 앙상블이 돋보인 작품으로 관객을 사로잡을 전망. 수많은 작품 속에서 다양한 장르와 캐릭터를 오가며 다채로운 매력을 발산한 김혜수는 이번 '내가 죽던 날'에서는 진폭이 큰 감성 연기를 완벽히 소화하며 '충무로 톱 클라스' 품격을 입증했다. '믿고 보는 배우' 이정은은 특유의 개성과 탁월한 연기력으로 캐릭터와 완벽한 싱크로율을 보인 것은 물론 무(無)대사임에도 매 신마다 강렬한 존재감을 드러내며 또 다시 인생 캐릭터를 경신했다.


이날 김혜수는 "힘든 시기에 가까이서 서로를 보는 시간이 소중해졌다. 오늘 찾아줘서 감사하다"며 "이 영화를 처음 선택했을 때 시기적으로 스스로의 좌절감이나 상처가 있었다. 그래서 자연스럽게 마음이 갔다. 함께 만나는 배우를 만나면서 많은 위안을 얻었다. 영화 속에서 실제로 따뜻한 연대를 느꼈고 이 영화를 만나는 관객이 이 영화가 어떻게 다가갈지 잘 모르겠다. 우리가 정한 주제와 메시지가 있지만 그건 받아들이는 분에 따라 다를 것이다. 다만 누군가가 됐지만 남들이 모르는 상처, 좌절, 고통을 겪고 있지 않나? 요즘처럼 많이 힘에 부치고 지치는 시기에 극장 오기 쉽지 않지만 조금이나마 따뜻한 위로가 되길 바라는 마음으로 임했다"고 진심을 전했다.

그는 "제목을 읽을 때부터 마음을 빼앗겼다. 운명 같았다. 실제 시나리오를 읽어가면서 '내가 꼭 해야할 이야기'라는 느낌이 들었다. 나도 그 시기에 그런 위로가 필요했던 것 같다. 현수를 준비하는 과정이 필요했다. 촬영하면서도 제작진과 많은 이야기를 나눴고 좀 더 나은 부분을 제안하기도 했다. 다른 것보다 현수를 포함해 대부분의 인물들이 필요한 부분이 진실이었다. 보여지는 것에 대해 작위적인 부분을 제외하려고 했다. 자연스럽게 상황에 따르려고 했다. 나도 아픈 구석이 있었는데 박지완 감독과 풀어가면서 실제 내가 경험했던 감정, 상황을 제안하기도 했다. 실제로 악몽을 1년간 꾼 적이 있는데 그런 부분이 배역과 유기적으로 잘 맞았던 것 같다"고 고백했다.


이정은은 "예전에 아팠던 적이 있었는데 그때 도움을 받지 못했다. 그래서 나는 도움을 줄 수 있는 사람이 되길 바랐다. 그런 의미로 '내가 죽던 날'을 선택한 부분도 있다"고 답했다.

그는 "나 외에 목소리를 잃은 배역을 연기한 배우들이 많다. 나름의 고충이 있었을 것이다. 혹시나 소리가 없는 연기를 관객이 집중할 수 있을까란 고민이 있었다. 잘 듣고 잘 반응하려고 노력했다. 후시에도 작업을 많이 한 부분이 있다. 힘들게 낯설게 나오는 소리를 만들려고 노력했다. 필체를 만드는 일 또한 어려웠다. 언어가 없는 순간을 전달하는 과정에서 필체 연구를 많이 했다"고 밝혔다.


이에 김혜수는 "엔딩에서 이정은이 리어카를 끌고 다가오는 장면이 있다. 그냥 순천댁이 걸어오는 느낌이었다. 그 장면을 촬영할 때 시나리오에 없던 눈물이 나오더라. 아주 특별하고 복합적인 감정이 느껴졌다. 이 영화를 통해 개인적으로 가장 의미 있는 순간이었다. 관객에게는 어떻게 전달될지 모르겠지만 우리끼리는 말을 하지 않아도 온전히 공감하고 소통하고 연대했다. 예상치 못한 소중하고 완벽한 순간을 경험했다. 이 자리에 참석하지 못했지만 김선영에게도 고맙다. 촬영에 에너지를 많이 준 배우다. 그는 늘 현수의 친구 같은 느낌이었다. 김선영과 함께한 현수의 공간에서의 신도 굉장히 특별한 느낌으로 촬영할 수 있었다. 이번 작품을 통해 보석처럼 훌륭하고 소중한 동료를 발견했고 만났다. 너무 값진 친구들을 만나서 행운이고 축복인 것 같다"고 애정을 전했다.

이정은 역시 "김혜수는 스타로서 50여년을 지내오지 않았나? 위치는 달랐지만 같은 연대를 느낀 부분이 소중했다"고 덧붙여 웃음을 자아냈다.


노정의는 "실제로 개인적인 상처가 있었는데 그런 상처를 세진이로 풀고 싶었다. 대배우 선배들과 호흡을 맞췄는데 마치 교장선생님 두 분과 함께하는 느낌이었다. 부담이 많이 됐지만 그 부담이 선배들과 함께하면서 내가 누를 끼치지 말아야 겠다는 생각이 컸다. 처음에는 그냥 부담이었지만 나중에는 부족함을 채우고 내가 한 단계 성장할 수 있는 작품이라고 생각하며 임했다"고 재치있게 답했다.


박지완 감독은 "일부러 여성 서사의 이야기를 하려고 마음 먹은 것은 아니다. 내가 관심 있고 재미있는 소재를 찾던 과정에서 여성 캐릭터가 많은 영화를 만들게 됐다. 살면서 위기에 몰린 사람들이 서로의 어려움을 위로하는 이야기를 그리려고 했다. 관객이 이 작품을 여성 서사로 봐준다면 거기에서 또 파생되는 이야기가 있을 것 같다. 의도하지 않았지만 어려운 상황에서 감내하고 우연히 여성이 연대를 이뤄 풀어나가는 것일 뿐이다"고 연출 의도를 전했다.

더불어 박 감독은 "'내가 죽던 날'은 김혜수에게 많은 빚을 진 작품이다. 우리 영화는 김혜수 선배의 덕이 컸다"고 인사를 건넸다.

'내가 죽던 날'은 김혜수, 이정은, 노정의, 김선영, 이상엽, 문정희 등이 가세했고 박지완 감독의 첫 상업영화 데뷔작이다. 오는 12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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