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브람스를 좋아하냐고요? 사랑해요."
배우 김민재(25)가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성공적으로 마쳤다.
최근 종영한 SBS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류보리 극본, 조영민 연출)는 스물아홉 경계에 선 클래식 음악 학도들의 아슬아슬 흔들리는 꿈과 사랑에 관한 이야기를 담은 작품. 김민재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에서 세계적인 피아니스트이지만, 어두운 가정의 비밀을 가지고 있는 남자 박준영을 연기하며 감성적인 연기를 완성했다. 또 박은빈과의 청춘 로맨스를 그려내며 호평을 받기도 했다.
김민재는 21일 오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을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민재는 "마지막 방송을 보는데 좋았다. 재미있었고, 많이 떨리기도 했다. 이 드라마가 이제 진짜 끝나는구나 하는 생각 때문에 섭섭하기도 하고, 잠 못 이루는 밤이었다"며 "해피엔딩으로 끝나서 다행이라고 생각하고, 저도 바랐던 결말이기도 하다. 중간에 제 캐릭터가 힘들었던 순간이 있었는데 다시 행복해지고 잘 지내게 돼서 너무 다행인 거 같다"는 종영 소감을 남겼다.
김민재는 '월드클래스' 피아니스트를 연주해야 했다. 그는 "부담감이 정말 많았다. 그냥 피아노를 치는 것도 어려운 일인데 콩쿠르에서 입상한 피아니스트를 연기한다는 게 부담감이 많았다. 그래서 초반에 한달-한달 반 정도 시간이 있었는데 계속 연습만 했었다. 잘 하고 싶은 부담이 많았다. 지금의 피아노 실력은 제가 잘 치는 곡은 잘 치게 된 거 같다. 피아노를 이제 단계별로 배운 게 아니라 곡들을 배우로 외워서 치는 거다 보니까, 실력이 늘었다고 할 수 없고 제가 치는 곡들은 잘 치게 되었다고 하고 싶다"고 말했다.
김민재는 박준영이 피아니스트 조성진을 롤모델로 삼았다는 '설'에 대해 "조성진 님 영상과 외국 피아니스트의 영상을 많이 보고 종합적으로 만들어냈다. 제가 클래식이란 장르도 잘 몰랐고, 여러 자료를 찾아보기도 했다. 그래서 종합적으로 나온 것이 준영이다"고 밝혔다.
오랜 시간 피아니스트로 살았기 때문에 기억에 칠 수 있게 된 곡들도 많았다. 김민재는 기억에 남는 곡들에 대해 "'트로이메라이'가 너무 많이 연습한 곡이다. 사실 너무 좋은 곡이지만, 지금은 다들 싫어하시게 됐을 수도 있다"며 "슈만의 '헌정'을 빼놓을 수 없다. 그 곡의 내용들과 멜로디가 너무 좋았다. 사실 다 좋아한다. 진짜. 저희 나온 곡들을 하나도 버릴 게 없어서. 근데 요즘엔 '헌정'을 제일 많이 듣는 거 같다"고 했다. 앞으로도 김민재는 피아노의 끈을 놓지 않을 예정. 리사이틀 형식의 팬미팅을 해보고 싶다는 바람도 드러냈다.
김민재는 "이 드라마를 하고 난 뒤 클래식을 많이 듣게 됐다. 원래는 리듬이 있는 노래나 발라드를 들었는데 클래식을 알고 피아노를 배우고 곡에 담긴 스토리를 알게 되다 보니, 그 전에는 안 들렸던 게 들리고 하다 보니 클래식곡이 뭔가 더 풍부하게 들리는 새로운 느낌도 있다"며 "성격적으로는 바뀐 건지 잠깐 그런 건지 모르겠는데 준영이를 하다 보니까 말을 잘 안 한다. 그냥 좀 조용해지고, 차분해지고, 그런 거 같다. 지금은 그렇다"고 말했다.
'브람스'는 박준영과 채송아의 마음을 확인하며 마무리되기는 했지만, 극 중반 답답한 감정선이 이어지기도 했다. 김민재는 "아무래도 준영이로 살다 보니까, 그 힘든 시간이 연기하기도 힘들었다. 제가 힘들어야만 힘듦이 잘 전달될 수 있을 거 같아서 그렇게 한 것도 있다. 답답했지만, 그게 사실 준영이기 때문에 온전히 느끼려고 한 것도 있었고, 일취월장하게 모든 관계를 잘 푸는 사람이었다면 준영이가 아니지 않을까 하는 생각 때문에 답답하고 힘든 시간들도 너무 좋았던 거 같다"고 말했다.
|
이어 "준영이는 사실 이겨내는 방식은 오로지 '송아씨'였다. 준영이가 느낀 행복은 다 송아씨한테서 나오는 거였다. 그래서 힘들었고 피아노를 다시 치고 행복해진건데, 저는 사실 누구에게 의지한다고 해서 그걸 다 해결해주지 않는다고 생각한다. 힘들어하고 기다리고, 가끔은 그 힘듦을 피하기도 하고, 어떻게 해서든 잘 지나가자는 생각을 가지고 지나온 거 같다. 앞으로 또 오겠지만 잘 지나가야겠지"라고 밝혔다.
|
'연기 선배' 박은빈과의 호흡에 대해 김민재는 "제가 태어난 년도에 송아 씨가 데뷔를 했더라. 그래서 많이 의지한 거 같다. 외유내강이다. 단단한 사람이었다. 그래서 너무 좋았다. 깊이감 있는 것도 좋았고, 선배로서 동료로서 파트너로서 많이 의지하고, 너무 좋은 순간들이었던 거 같다. 되게 많이 물어봤던 거 같다. '이런 신에서 내가 힘들고 부담이 있는데, 어떻게 헤쳐나갈까', '어떤 방법이 있어?'라는 질문을 많이 했는데 그럴 때마다 너무 좋은 답을 해준 거 같다"고 말했다.
|
|
김민재는 '브람스'로 용기와 위로를 얻었다고 했다. 김민재는 "사실 준영이가 그런 말을 하지 않나. 재능이 있는 것은 좋지 않다는 말을 하기도 했지만, 저도 사실 이 일을 시작했을 때 재능이 없었다. 정말 많이 연습하고 노력하고 그랬던 거 같다. 사실 송아의 모습에서 공감하고 이해한 부분들도 많았던 거 같다"며 "지금도 '극복'해나가고 있는 중이다. 뭐가 맞는지 어떻게 하는 게 좋은지, 뭐가 재능인지 사실 잘 모르겠다. 그런데 항상 그래서 잘하고 싶다는 생각을 많이 했던 거 같다. 그런데 이 작품을 하면서 잘하고 못하고를 떠나서 약간 어떤 캐릭터를 내가 맡았을 때, 진심으로 얘기하는 게 중요하다는 생각을 하게 됐다"고 말했다.
이어 김민재는 '브람스'에 대해 "시간이 지나고, 이 작품은 저한테 용기를 준 작품으로 남을 거 같다. 이렇게 연기하면 되나?라고 생각할 만큼, 정말 많은 용기와 자신감을 준 작품인 거 같다. 감독님과 작가님을 만나서도 그렇고, 배우분들과 호흡했을 때도 그렇다. 사실은 감사하게도 이 작품을 하면서 저희 드라마 팬분들이 많았던 거 같다. 체감상으로 느껴지게. 그런 것도 종합적이게 하면서, 이 작품을 하면서 저에게는 뭔가 용기와 자신감이 생긴 작품인 거 같다"고 했다.
특히 '브람스'를 통해 '차세대 주연 남배우' 반열에 당당히 오르며 주목받고 있는 중. "어색하다"던 그는 "어색하고, 내가 아닌 거 같고, 그런 느낌이 들었다. 근데 좋다. 화제가 된다는 것은 좋은 의미니까"라며 "그냥 집에서 조용히 잘 있고, 차기작도 저에게는 중요한 순간인 거 같다. 그렇지만, 이걸 유지하고 잘 가져가야하지만, '내가 하고 싶은 걸 하자'는 생각이 든다. 뭔가 이 상황이 저에게 와서 제가 변하기보다는, 원래 나인 것처럼 잘 지내자고 생각하는 거 같다"는 각오를 밝혔다.
김민재는 '브람스를 좋아하세요?'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무료로 보는 오늘의 운세