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종합] "터닝포인트이자 두 번째 사랑"..김영재가 '비밀의 숲2'에 남긴 ♥과 미련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10-13 13:54


사진=UL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영재(46)에게 '비밀의 숲2'는 터닝포인트이자 두 번째 사랑이다.

김영재는 2001년 영화로 데뷔한 이후 꾸준히 영화계에서 활약하고 있는 배우. 브라운관으로 활동 반경을 넓힌 이후에는 KBS2 '최고다 이순신'(2013), OCN '처용'(2014), MBC '몬스터'(2016), tvN '마더'(2018), SBS '서른이지만 열일곱입니다'(2018), MBC '붉은 달 푸른 해'(2019), SBS '하이에나'(2020) 등에서 활약하며 시청자들에게도 인지도를 쌓았다.

특히 최근 종영한 tvN 토일드라마 '비밀의 숲2'(이수연 극본, 박현석 연출)는 김영재에게 둘도 없는 기회였다. "침묵을 원하는 자, 모두가 공범이다" 검경수사권 조정 최전선의 대척점에서 다시 만난 고독한 검사 황시목과 행동파 형사 한여진이 은폐된 사건들의 진실로 다가가는 내부 비밀 추적극이자, 시즌1 팬들의 3년 기다림이 실현이 된 '비밀의 숲2'에서 김영재는 김사현 역을 맡아 열연했다. 김사현은 국회 법제사법위원회(법사위)에 파견된 검사이자 우태하(최무성)의 후배로서 그를 끊임없이 의심하고, 결국에는 황시목(조승우)과 함께 옳은 길로 나아가게 된 인물. 이에 앞으로의 활약이 더욱 더 기대가 되는 인물이다.

'비밀의 숲2'는 지난 4일 9.4%(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의 시청률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김사현으로 분했던 김영재는 13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UL엔터테인먼트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영재와 김사현의 만남은 박현석 PD와의 인연으로 시작됐다. 시즌1이 워낙 인기가 있던 작품인 만큼 '합류 자체가 영광'이었다는 김영재는 "처음에 합류한다는 얘기 들었을 때 너무 좋았다. 믿기지도 않았다. 박현석 감독님과는 드라마스페셜을 함께 해서 인연이 됐는데 연락을 받고 너무 좋았다. 미팅인줄 알았는데 확정이었다. 장르물에 대한 갈증이 있었을 때였다. 멜로를 좀 탈피하고 싶었고 추리 소설이나 스릴러물을 좋아해서 그런 스타일의 드라마에 함께하고 싶은 마음이 었었는데 마침 연락이 왔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재는 시즌1의 열렬한 팬이라며 "넷플릭스로 이틀만에 몰아서 보고 눈이 충혈될 정도였다"고 말했다. 또 "부담감보다는 이런 작품에 내가 함께할 수 있었던 것만으로도 배우에게는 큰 행복이었던 거 같다. 코로나19 때문에 일상생활에서의 반응을 느끼지는 못했는데, 최근 인스타그램을 개설했는데 많은 분들이 봐주셔서 깜짝 놀랐었다"고 말했다.

김영재가 '비밀의 숲2'에 합류한 것은 박현석 PD와의 인연 덕분. 김영재는 "사현이 제 이미지가 아니었을 수도 있다. 사현 리스트 중에 제가 올라가 있는 것을 작가님이 말씀을 해주셨는데 제가 예전에 한 드라마를 보고 꼭 한 번 해보고 싶었다고 하셔서 깜짝 놀랐다. 사현이 약간 더 껄렁껄렁하고 조금 더 그런 느낌의 지적인 느낌보다는 더 걸걸한 느낌이었을 거 같다"며 "작가님이 곱상하게 생겼다는 느낌을 추가하신 거 같다"고 밝혔다.

'곱상하게 생겨서 형사부 소속'이라던 김사현의 명대사처럼, 김영재는 예쁘고 지적인 분위기에 김사현을 얹어 새로운 캐릭터로 만들어냈다. 그는 " "대본에 있는 그대로 충실했다. 작가님의 대본이 되게 디테일하다. 그래서 제가 기억하기로는 제가 애드리브를 한 적이 두 번 정도 있는데 '대한민국 커피는 내가 다 마시는 거 같아'랑 '잘 먹겠습니다' 그 정도지, 많은 분들이 말씀을 해주셨는데 '잉?'한 것이 있었는데 그것도 대본에 '잉?'이라고 돼 있었다. 저는 대본에 있는 그대로 사현을 연기할 뿐이었다. 자연스럽게 캐릭터가 구축이 될 뿐이었다"고 말했다.


사진=UL엔터테인먼트 제공

다만 대사는 어려운 것들이 많았다. 아무리 '하이에나'와 '바람이 분다' 등을 통해 법조인으로서의 면모를 보여주기도 했지만, '비밀의 숲2'의 대사는 더 길고 전문적이었던 것. 김영재는 "대사량이 어마어마해서 첫 번째 검경협의회는 제가 주도를했다. 진짜 이 공간에서 사무실 후배들이랑 같이 연습을 진짜 많이 했고 몇날 며칠을 했다. 후배들에게 조언도 받고 연습하면서 느낌을 찾아가서 톤의 변화를 줬다. 협의회만큼은 뱀의 날카로움을 심어주자고 해서 그렇게 했었다. 협의회 때는 다들 대본만 보고 있었다. 워낙 긴 신이고, 하루종일 찍을 줄 알았는데 생각외로 아침에 들어가서 한 두시쯤 끝난 거 같다. 2차 때는 여유가 생겨서 간식도 나눠먹고 장난도 치고 그랬다"고 말했다.

조승우와의 호흡으로 시청자들에게는 '시목의 새아버지' 수준의 신뢰도 받았다. 김영재는 "조승우 씨는 여우다. 열려 있어서 제가 뭘 하든지 받아준다. 캐릭터들이 기존 배우들은 다 잡혀 있으니 첫 전체 대본 리딩을하는데 용산서 식구들은 놀았다. 자기들끼리 편하게 하는데, 태하 형이나 저나 최빛은 다들 긴장해서 했던 기억이 난다. 막상 현장에 가서 제가 뭘 하면 승우는 그대로 리액션을 다 받아쳐주는거다. '밥 먹을 가자'고 할 때 제가 툭 쳐주고 가는 거는 대본에 없던 건데 승우는 시선을 주면서 자기 신으로 가져가더라. 제가 뭘 하든 말든 그대로 받아준다. 현장에서 맨날 '형'거리면서"라고 말했다.


사진=UL엔터테인먼트 제공
호흡도 굉장했다고. 김영재는 "호흡들이 다 좋았다. 태하(최무성) 형 촬영장을 가면 항상 형부터 촬영을 시작한다. 카메라 방향 때문에 연습할 시간이 없었다. 형거 먼저 찍으면서 했고 저희는 그 시간에 연습을 하면 됐다. 그래서 그런 얘기를 했던 거 같다. 대사 하나 하나 맞춰서 연기를 하는데 태하 형은 대본에 나온 그대로 했던 거 같다. 저나 승우는 어미를 바꾸면서 했는데, 무성 형은 정말 그 대본에 맞춰서 하려고 노력을 많이 했던 거 같다"고 말했다.

최종회 직전까지 '비밀의 숲2'는 가려진 흑막으로 긴장감을 높였다. 결국 한조와 우태하(최무성), 최빛(전혜진) 등이 흑막임이 밝혀졌지만, 김영재 역시 그 '흑막'을 노린 인물 중 하나. 김영재는 "서로 다 배우들이 자기가 흑막이면 얼마나 좋았을까 하더라. 시목이가 제 방을 뒤졌을 때 너무 재미있었다. 그런데 그 다음 대사들이 너무 하찮았다. 그거 연기할 때 제가 막 '이렇게까지 해야 하나' 싶었다. 재미있던 신이었다"며 "내가 납치를 했어야 했다는 생각도 있다. 내가 그 배후였으면 좋겠다는 생각도 했었다. 후정이라는 얘기를 들었을 때 뒤통수를 맞았다. 전혀 예상을 못했었고 태하 형이라고 생각했는데 아니었다. 12부까지 읽고 내 방을 뒤졌을 때 '올 것이 왔다'고 했다가 뒤를 넘기면서 점점 마음을 접었다"고 밝혔다.

시즌3에 대한 바람은 여전하다. 김영재는 김사현의 미래에 대해 먼저 "고생하고 있지 않을까 싶다. 주류도 아니고 비주류고 아웃사이더인데 동재보다는 잘 살고 있지 않을까 싶다. 저는 저보다 한여진이 궁금했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재는 "시즌3가 돼서 제가 어디로 가지 않는 이상 시목을 불러올 수 있을까 싶기도 하고, 그렇게 될 수 있을까 궁금하기는 하다. 강원철 선배도 같은 지검에 있던 것은 아니다 보니, 시즌3가 되면 어떻게든 함께할 수 있다면 좋지 않을까 싶다"며 "걱정되는 것은 여진이가 어떻게 살아갈지다. 거기서 잘 살아가면 좋겠다. 최빛도 억울한 부분이 있지 않나. 최빛 이야기도 궁금하고, 한조를 깨부숴야 하지 않을까 싶다. 동재와 한조의 관계도 궁금하고, 마지막 대사가 궁금해서 그 사이에 여진이와 시목이가 한조와 붙으면 저도 거기에 동참해서 한다고 하면 조금 말려가면서 함께하면 좋지 않을까 싶다"는 바람을 드러냈다.


사진=UL엔터테인먼트 제공
김영재는 '비밀의 숲2'를 통해 그전과는 다른 반응을 얻어내기도 했다. 과거에는 멜로 속 외도를 일삼는 캐릭터 등으로 시청자들을 만났다면, 이번에는 정의에 가까운 인물로 출연하게 된 것. '비밀의 숲2'의 김사현은 '꼰대'와 '사며든다'는 반응을 동시에 얻은 캐릭터다. 김영재는 자신을 향한 반응에 대해 "'사며들다'고 해주셔서 감사했다. '꼰대사현'도 저는 좋다. 별명이 하나 하나 생긴다는 것이 좋고, 제 이름이 불리는 것보다 캐릭터로서 불리는 것이 관심을 받고 사랑을 받는다는 거니까 배우에게는 그거 만큼 좋은 것이 없다"고 했다.

'비밀의 숲2'로 많은 기회를 다시 얻게 된 김영재다. 그는 "얘기되는 작품이 여러 작품이 있다. 스케줄과 캐릭터를 보고 있는데, 빠른 시일 내에 차기작을 들어갈 거 같다"며 "지금 들어오는 것들은 '비밀의 숲2' 스타일로 들어오는 것도 있다. 또 처연함이 강조된 캐릭터를 받기도 했다. 그래서 고민 중에 있다. 아직까지 확 와닿지는 못하더라. 장건 형사 같은 캐릭터를 해보고 싶다"고 말했다.

이어 김영재는 "멜로 꼰대는 욕을 많이 먹더라. 차라리 지금 오피스물이나 장르물에서 한 번 더 꼰대짓을 하면서 보여주고 싶다. 사회생활에 있을 수 있는 역할이니까. 저를 통해 사람들이 투영되는 모습도 볼 수 있고. 배우를 하면서 터닝포인트가 된 거 같고, 다양하게 다가갈 수 있는 기회가 되지 않았을까 싶은 마음도 있다. 기존에 저를 배우로서 봤을 때 캐릭터의 한계가 있었을 텐데, 그런 의미에서 '비밀의 숲2'는 또 다른 자산을 만들어준 게 아닌가 싶다. 너무 선물 같고 고맙다"고 말했다.

마지막으로 김영재는 "첫사랑은 아니지만 두 번째 사랑의 느낌이다. 시즌3가 나오고 진짜 함께하면 좋을 정도다. 마지막회를 보면서 본방에서 많이 울컥했다. 식구들이 그립고 스태프들도 보고 싶고, 이렇게 헤어진 것은 처음이라 마음에 미련이 많이 남아 있더라"고 밝히며 애정을 드러냈다.

김영재는 '비밀의 숲2'를 마친 후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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