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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코로나19 이후 수입無"…'오!문희' 이희준이 밝힌 #부성애 #육아휴직 #나문희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9-03 15:09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코로나19로 수입 끊겼지만 육아휴직 받았다고 생각하며 지내고 있어요."

휴먼 코미디 영화 '오! 문희'(정세교 감독, 빅스톤픽쳐스 제작)에서 엄니 문희(나문희)의 막무가내 아들 두원을 연기한 배우 이희준(41). 그가 3일 오후 진행된 국내 매체와 화상 인터뷰를 통해 '오! 문희'에 대한 비하인드 에피소드와 근황을 전했다.

제6회 롯데크리에이티브 공모전 시나리오 부문 우수상 당선작으로 영화화가 된 '오! 문희'는 불같은 성격의 두원이 딸의 뺑소니 사고 소식을 접하고 유일한 사고의 목격자인 치매 모친과 의기투합, 뺑소니범을 찾아 나서면서 겪는 좌충우돌을 그린 작품이다. '오! 문희'는 수도권 내 급격한 코로나19 재확산으로 정부의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로 격상 이후 9월 선보인 첫 번째 신작으로 많은 관심을 받고 있다.

특히 '오! 문희'는 믿고 보는 '대(大) 배우' 나문희와 이희준이 국보급 모자로 변신해 극장가를 뜨겁게 달구는 중이다. 극 중 상사도, 고객도 무서울 것 없는 보험회사 차장으로 코믹한 연기에 도전한 이희준은 딸 보미(박진주)를 향한 뭉클한 부성애는 물론 엄니 문희와의 찰떡 케미를 선사한 것. 최근 '1987'(17, 장준환 감독) '남산의 부장들'(20, 우민호 감독)을 통해 강렬하고 깊은 인상을 남긴 이희준은 이번 '오! 문희'에 전작과 180도 다른 새로운 매력을 선사해 새로운 '인생 캐릭터' 경신을 예고했다.


사회적 거리두기 2.5단계 속 어렵게 지난 2일 개봉, 관객을 만나게 된 이희준은 "지난해 추석 '오! 문희'가 처음 기획됐는데 예상과 달리 코로나19로 개봉이 더 미뤄졌다. 지금이나마 개봉하게 돼 감사하다. 오프라인으로 홍보하고 싶지만 상황이 쉽지 않다. 그럼에도 많이 찾아와 주셔서 감사하다. 사실 이런 시기에 영화를 봐달라고 말하기도 어려운 시기다. 그럼에도 극장에 찾아와 우리 영화를 봐주셔서 감사하다. 우리 영화를 통해 어려운 시기 좋은 위로가 됐으면 좋겠다"고 말문을 열었다.

'오! 문희'로 코믹 휴먼 장르에 도전한 이희준은 "'오! 문희'는 시나리오를 보자마자 너무 재미있었다. 그래서 선택하게 됐다. 우리나라 시골의 평범한 아버지이자 아들이다. 대단한 영웅이 아니라 한 아이의 아버지가 사건을 해결하는 모습에서 공감됐다"며 2016년 4월 모델 이혜정과 결혼해 지난해 12월 아들을 얻으면서 겪게 된 부성애도 언급했다. 이희준은 "처음에는 소소한 이야기와 평범한 캐릭터가 멋있게 느껴지지 않았다. 하지만 촬영하면서 캐릭터가 정말 멋있다고 생각했다. 나 역시 아이를 낳아보니 아이를 키우는 게 보통 일이 아니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 세상 모든 아버지, 부모님은 영웅인 것 같다. 아이를 낳게 되면서 한 번도 상상한 적 없는 다른 세계가 펼쳐졌다. 처음에는 부담스럽고 힘들기도 하다가 어느 순간 정말 내 아이인가 싶기도 했다. 여러 가지 생각이 많이 들었다. 요즘은 아기가 겨우 통잠을 자기 시작했는데 아이가 훨씬 예쁘게 보이더라. 아이가 빨리 커서 같이 등산도 하고 대화도 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아들과 늘 함께 하고 싶다. 친구 같은 아버지가 되고 싶다"고 웃었다.

아내 이혜정과 아들에 대한 미안한 마음도 전했다. 이희준은 "개인적으로 아내 이혜정도 모델이고 아티스트인데 누군가의 부인, 누군가의 엄마라고 정의되지 않도록 자신의 커리어를 쌓을 수 있게 만들어주고 싶다. 그리고 나 또한 악플 보면 스트레스받고 화도 나는데 아직 성인이 되지 않은 아이가 자신의 의지와 상관없이 나로 인해 오픈돼 조심스럽기도 하다. 앞으로 예능을 비롯해 작품에 대해 아이한테 좋은지, 나쁜지 신중하게 생각하려고 한다"며 "물론 아이가 태어난 후 작품 선택지가 달라진 것은 아직 없다. 아이가 아직 말도 못 해서 특별히 달라진 것은 없다. 하지만 아이가 커서 아버지 작품이라고 설명해줄 때 부끄러운 작품을 만들고 싶지는 않다"고 소신을 전했다.

코로나19로 예상치 못한 육아휴직을 갖게 됐다는 이희준은 "아내가 육아를 훨씬 많이 하지만 나도 분담하려고 한다. 아이를 키워준 부모님이나 모든 육아를 하시는 분들이 정말 대단한 것 같다. 아이를 키우는 게 굉장히 피곤하고 자신의 삶을 양보하며 포기해야 할 것이 많더라. 모두가 아무렇지 않게 해내고 있다는 게 정말 대단하다. '오! 문희' 속 두원도 그런 인물인 것 같다"며 "사실 코로나19 상황으로 일을 못 한지 한참 됐다. 올해 초 콜롬비아 보고타에서 신작 '보고타'(김성제 감독) 촬영을 시작했는데 코로나19 상황으로 촬영을 중단하고 귀국하게 됐다. 보고타에서 돌아온 이후 수입이 끊겼다"며 "하지만 지금 아들이 말을 못 하고 가장 많이 챙겨줘야 할 시간에 온전히 함께하게 돼서 좋은 점도 있다. 육아휴직처럼 선물을 받은 것 같기도 하다. 만약 지금 내가 너무 바빴으면 아들의 이 순간을 못 보지 않았나 싶다. 긍정적으로 생각하려고 한다"고 고백했다.



'남산의 부장들'에 이어 '오! 문희'까지 명배우 선배들과 함께한 소회도 덧붙였다. 이희준은 "'남산의 부장들'과 '오! 문희'는 결이 다른 영화다. 사실 '남산의 부장들'에서 강렬한 연기에 도전했지만 전혀 스트레스가 없었다. 이병헌 선배, 이성민 선배 사이에서 연기하는 순간순간 신났다. 내가 어떻게 해도 다 받아줄 선배들이었다. 상대방의 연기를 너무 믿고 있고 존경하고 있기 때문이다. 촬영하는 순간들은 긴장된 놀이터 같았다. 스트레스가 전혀 없었다"고 밝혔다.

이어 "오히려 '오! 문희'처럼 혼자 해내야 한다는 것이 더 어려웠던 것 같다. 물론 나문희 선생님이 계시지만 그런 면에서 선생님을 보면서 대단하고 존경스럽다는 생각을 다시 하게 됐다"고 덧붙였다.

나문희와 호흡에 대해 "나문희 선생님은 같이 연습하거나 리허설할 때 느낀 부분을 바로 말해주는 편이다. 개인적으로 그런 선배가 굉장히 고맙고 편하다. 좀 더 맛있게 '엄니'를 부르라고 조언했다. '엄니'라는 대사만 30번 넘게 말하기도 했다"며 "선생님은 굉장히 소녀 같으시다. 일상에서도 여성스럽다. 선생님께서 극 중 방귀를 뀌는 장면이 있는데 굉장히 어려워하셨고 민망해하셨다. 효과음으로 방귀 소리를 냈는데도 굉장히 부끄러워하시더라"고 웃었다.


앞서 지난달 20일 방송된 MBC 예능 토크쇼 '라디오스타'에 출연해 유명세를 얻음과 동시에 공황장애가 찾아왔다고 밝힌 이희준. 다작으로 한창 바쁠 때 연극 무대 위 대사를 치던 와중에 갑자기 말문이 턱 막히는 상황을 경험한 뒤 은퇴까지 고려했다는 그는 법륜스님의 즉문즉설 강연에서 해답을 얻고 연기관을 바꿨고 또 그럴 바탕으로 한 자전적 이야기를 다룬 첫 단편 연출작 '병훈의 하루'를 만들며 공황장애를 극복했다고 밝혔다.

이와 관련해 이희준은 "실제로 공황장애는 많이 좋아졌다. 법륜스님 한 마디로 괜찮아진 것 같다. 그 느낌으로 영화로 만들었고 그 이후에 법륜스님의 정토회에 가입하고 활동 중이다. 108배도 내 마음을 다스리기 위한 하나의 방법으로 치료하고 있다"고 공황장애 극복기를 털어놨다.


'오! 문희'는 뺑소니 사고의 유일한 목격자 엄니와 물불 안 가리는 막무가내 아들이 범인을 잡기 위해 펼치는 좌충우돌 농촌 수사극을 다룬 작품이다. 나문희, 이희준, 최원영, 박지영, 이진주 등이 출연하고 '최종병기 활' '애자' 조연출 출신 정세교 감독의 첫 장편 상업영화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GV아트하우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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