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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 종합] "제2의 '신세계'란 기대, 부담多 확신有"…홍원찬 감독, '다만악'에 쏟은 소신과 자부심

조지영 기자

기사입력 2020-07-30 15:51


[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당연히 '신세계'와 비교가 부담되고 이 관심이 당황스럽기도 하지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신세계'에서 보지 못한 전혀 다른 캐릭터와 구조가 있다는 확신이 있어요."

마지막 청부살인 미션 때문에 새로운 사건에 휘말리게 되는 남자와 그를 쫓는 무자비한 추격자의 처절한 추격과 사투를 그린 하드보일드 추격 액션 영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하이브미디어코프 제작)를 연출한 홍원찬(41) 감독. 그가 30일 오전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대한 연출 의도와 비하인드 에피소드를 전했다.

'반도'(연상호 감독), '강철비2: 정상회담'(양우석 감독)에 이어 텐트폴 세 번째 주자로 출사표를 던진 올여름 기대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연출 데뷔작 '오피스'(15)로 제68회 칸국제영화제 미드나잇 스크리닝에 초청받은 홍원찬 감독의 두 번째 신작이다. 아이를 구해야만 하는 암살자 인남(황정민)과 형의 죽음을 알고 복수를 시작한 추격자 레이(이정재), 극과 극에 선 두 악인을 주축으로 군더더기 없는 추격과 액션을 선보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악에 대한 구구절절한 사연과 연민을 쏟아내며 억지 의미를 부여하는 기존의 범죄 누아르와 달리 서늘하고 간결한 문맥으로 한국형 하드보일드 장르에 한 획을 그었다.

특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한국은 물론 태국, 일본 3국을 넘나드는 글로벌한 로케이션으로 규모 있는 추격 액션을 전면에 내세워 화려한 볼거리와 독특한 미장센을 관객에게 선보인다. '기생충'(19, 봉준호 감독) '곡성'(16, 나홍진 감독)으로 전 세계 영화인들의 시선을 매료시킨 홍경표 촬영 감독의 매력적인 미장센과 새로운 액션 촬영이 더해진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홍원찬 감독의 탄탄한 스토리텔링과 어우러져 스타일리시한 장르물을 완성했다. 더불어 홍원찬 감독은 범죄 장르의 부흥을 이끈 '신세계'(13, 박훈정 감독)의 '부라더 케미' 황정민과 이정재를 캐스팅해 많은 관심을 얻었다. 7년 만에 '부라더' 랑데뷰를 성사시킨 홍원찬 감독은 '신세계'와 또 다른 매력을 황정민과 이정재에게 불어넣어 보는 이들에게 새로운 재미를 선사한다.


'오피스' 이후 5년 만에 두 번째 연출작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로 스크린에 컴백한 홍원찬 감독. 그는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준비 과정에 대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굉장히 오래전 구상한 시나리오였다. 초고를 완성했을 때 '아저씨'(10, 이정범 감독)라는 영화가 나오면서 범죄 액션 장르가 많은 관심을 받았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여건상 시나리오를 쓰고 난 뒤 다시 시간을 두게 됐고 그사이 다른 작품도 구상하고 예상하지 못하게 '오피스'로 먼저 데뷔하게 됐다. '오피스' 이후 다시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시나리오를 고치면서 여러 설정을 수정하고 캐릭터를 보완해 지금의 개봉을 맞이하게 됐다"고 말문을 열었다.

그는 "'아저씨'라는 영화가 나오면서 비슷한 유형의 여러 영화가 나오지 않았나? 아이를 구하는 이야기, 장기매매 사건 등 비슷한 유형의 범죄물이 많이 나왔다. 당연히 지금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보기에는 설정상 기존의 범죄 영화와 더 기시감을 느낄 수도 있다. 그런데 사실 범죄물은 원형이 있는 이야기다. 이런 플롯은 어떻게든 계속 변주돼 나올 것이다. 그 부분은 어쩔 수 없는 부분이며 최대한 그 안에서 새로움을 주려고 노력했다"고 차별화를 밝혔다.


제2의 '신세계'로 불리며 제작 단계부터 관심을 모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더구나 '신세계' 이후 7년 만에 만난 황정민과 이정재의 캐스팅으로 인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더욱 '신세계'와 비교를 이어가게 됐다. 이와 관련해 홍 감독은 "'신세계'는 워낙 골수팬이 많지 않나? 내가 지금 다시 봐도 '신세계' 속 황정민과 이정재가 '어떻게 이렇게 연기를 잘하지?'라는 생각이 들더라. 그런데 솔직하게 말해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준비하면서 두 배우가 우리 작품에서 다시 만났을 때 이 정도로 큰 반향이 있을 거라고 생각을 못 했다. '신세계'는 시간이 꽤 흐른 과거의 작품이기도 하고 이후에도 황정민과 이정재가 많은 명작을 만들지 않았나? 그런데 우리나라 관객이 '신세계'에 대한 애정이 크다는걸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를 준비하면서 확인하게 됐다. 물론 '신세계' 이야기가 조금은 나오리라 생각은 했지만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에 대해 '신세계2'라고까지 말하며 기대할 줄 몰랐다"고 고백했다.

이어 "당연히 '신세계'와 비교가 부담된다. 당황스럽기도 한데 '신세계'에서 보지 못한 전혀 다른 캐릭터, 구조라는 확신은 있다. 다만 '신세계'와 달리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이 영화 자체로 받아들여 주지 않을까 싶다. 전작이 언급되는 걸 피할 수는 없다. 영화를 준비하면서 이 영화에서 캐릭터의 완성도가 가장 중요하다고 생각했다. 그 지점이 관객에게 받아들여진다면 자연스럽게 그 이야기는 넘어갈 수 있지 않을까. 마찬가지로 '신세계'에서도 다르지만 두 분이 다른 작품에서 했던 역할과 완전히 다르다고 생각한다. 그게 더 중요했다. 연출자로서 '신세계'와 비교보다 기존의 황정민, 이정재가 하지 않았던 모습을 보여주는 게 더 중요했다"고 소신을 밝혔다.


홍 감독은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와 '신세계'의 가장 큰 차이점을 예상외로 황정민과 이정재의 캐릭터를 꼽았다. 특히 '신세계'보다 더 캐릭터들의 액션에 집중했다고 밝힌 그는 "요즘 '신세계"가 벌써 7년 전이란 작품이란 생각을 새삼 하게 된 것 같다. 황정민과 이정재는 늙지 않는다. '신세계' 때 모습 그대로인 것 같다. 실제 나이대로 안 보이지 않나? 액션 연기는 워낙 젊은 배우도 힘들어하는데 황정민과 이정재가 잘 소화했다. 요즘 인터뷰하면서 황정민, 이정재가 액션 연기를 힘들어했다는 걸 뒤늦게 알게 됐다. 같이 있으면 나보다 더 젊어 보이지 않나? 액션 연기를 하는 황정민과 이정재를 보면서 나이 들었다는 생각을 전혀 못 했다"고 웃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의 볼거리 중 하나인 글로벌 로케이션 또한 남다른 연출 철학을 드러냈다. 홍 감독은 "해외 로케이션 촬영이 힘들긴 했는데 그만큼 영화 속에서 신경을 많이 쓴 부분 중 하나라 애정이 간다. 일본 촬영을 했을 때 흔히 영화에서 다뤄지는 일본 특유의 시가지, 밤거리를 보여주려고 하지 않았다. 그런 건 하지 말자고 스태프와 이야기를 했다. 전형적으로 등장한 부분을 보여주지 말자는 게 이번 내 작품에서의 목표였다. 방콕도 마찬가지다. 보통 방콕 로케이션을 진행할 때 방콕의 랜드마크를 보여주고 영화를 시작하는데 그런 걸 하지 말자고 했다. 배경을 위한 인물이 아닌 인물을 따라가는 배경으로써 공간을 보여주고 싶었다. 다만 일본 촬영이 힘들었던 부분은 절차가 굉장히 까다로웠다. 장소 섭외가 특히 어려웠다. 일본 정부가 촬영 허가를 잘 안 해줬다. 그런 부분(절차)의 힘든 지점은 있었다"고 밝혔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 일본 로케이션은 지난해 하반기 촬영이 진행됐다. 당시 일제 강점기 강제 징용 배상 문제로 인한 아베 정권의 무역 보복 조치로 한·일 감정이 극에 치닫는 시기였다. 이와 관련해 홍원찬 감독은 "시국의 영향이 있었는지는 정확히 모르겠다. 원래 일본 로케이션 촬영이 영화계에서 까다롭기로 유명하다. 일본 사람들 성향 자체가 타인에게 피해 주는 걸 싫어한다. 그래서 촬영을 극도로 꺼리고 실제로 허가가 나도 주변의 민원이 들어오면 허가와 상관없이 중단되는 경우도 더러 있다고 들었다. 원체 촬영에 대해 민감하게 생각하는 나라다. 까다롭다는 것은 미리 알고 출발했고 그만큼 준비도 철저하게 했다. 정치적인 문제 때문에 촬영에 지장이 됐는지는 잘 모르겠다. 여러 정치적 문제가 있었지만 영화 스케줄 상 촬영을 그 시기에 안 하면 안 돼 일본 촬영을 진행했고 그곳에서도 조심하게 촬영을 이어갔다. 민감한 시기라서 너무 요란하게 움직이지 않으려고 했다. 조신하게 있다가 왔다"고 설명했다.

'다만 악에서 구하소서'는 황정민, 이정재, 박정민, 최희서, 박명훈 등이 출연했고 '오피스'의 홍원찬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8월 5일 개봉한다.

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사진=CJ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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