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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①] 고성희 "'바람과 구름과 비'로 사극 두려움 6년 만에 벗었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7-29 07:59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고성희(31)가 '바람과 구름과 비'로 사극에 대한 두려움을 극복했다.

영화 '분노의 윤리학'과 '롤러코스터'로 2013년 데뷔한 고성희는 드라마 '미스코리아'(2013), '야경꾼일지'(2014), '아름다운 나의신부'(2015), '질투의 화신'(2016), '당신이 잠든 사이에'(2017), '마더'(2018), '슈츠'(2018), 등을 통해 꾸준한 연기활동을 이어왔다. 올해는 넷플릭스 '나 홀로 그대'와 26일 마지막 방송을 끝으로 종영한 '바람과 구름과 비'까지 선보이며 바쁜 한 해를 보냈다.

TV CHOSUN '바람과 구름과 비'(방지영 극본, 윤상호 연출)는 이병주 작가의 대하소설인 '바람과 구름과 비'를 원작으로 하는 작품으로, 해당 소설은 1970년대 조선일보에 약 3년에 걸쳐 연재가 될 정도로 분량이 많은 장편소설이다. 드라마로 재탄생한 '바람과 구름과 비'는 조선 말기의 모습을 사주 명리학 도사 최천중의 이야기를 중점적으로 담아내며 시청자들의 몰입도를 높였고, 최천중이 최종회로 향할수록 서민들의 영웅으로 거듭나며 박수를 받았다.

그 속에서 고성희는 역사에는 등장하지 않았던 가상 인물인 이봉련 역을 맡아 열연했다. 조선 철종의 딸이자 신비로운 영능력을 지닌 옹주라는 설정으로 등장한 그는 스스로 운명을 개척하고 최천중(박시후)과 사랑에 빠지며, 또 킹메이커로 활약하는 등의 활약을 보여줘 사랑을 받았다. 고성희의 활약에 힘입어 '바람과 구름과 비'는 최고 시청률 6.3%, 최종회 시청률 5.9%(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로 유종의 미를 거뒀다.

고성희는 28일 오후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고성희는 "오랜만에 좋은 작품으로 시청자들을 봬서 좋았다. 멋진 연출,좋은 배우들과 함께 한 작품이어서 나 스스로 책임감을 가지게 되는 작품이었다. 힘들고 지칠 때도 있었고 스스로 겁이 날 때도 많았는데 그래도 많은 스태프들과 선배들이 열심히 많이 응원해주셨다. 현장에서 다독여주시고 안아주셔서 맞출 수 있었다"고 종영 소감을 먼저 전했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야경꾼일지'를 통해 사극에 이미 도전해봤던 고성희지만, 이번에는 느낌이 달랐다고. 당시 '연기력 논란' 등 아픈 기억을 겪은 뒤 새롭게 도전한 작품이었기에 의미 역시 남달랐을 것. 고성희는 "아무래도 처음 시작할 때부터 나만 잘 하면 되겠다는 생각이 든 작품이었다. 대본이 정말 재미있었고 윤상호 감독님에 대한 확신도 있었다. 당연하게 전광렬 선배, 박시후 선배 등 어려서부터 특히 사극으로 많이 접한 선배들이었다. 그래서 나만 잘 하면 된다고 생각했다. 봉련이가 쉽지 않은 역할이었다. 어떻게 풀 수 있을까. 인물들의 무게감을 잘 맞출 수 있을까에 대한 고민이 많았다"고 말했다.

물론 자신을 완전히 만족시킬 수 있는 연기는 아니었다고. 고성희는 "작게 보면 부족한 점도 있었다"고 인정한 뒤 "큰 그림으로 봤을 때는 후회 없이 만족한다"고 밝혔다. 시청률 역시 '대박'을 쳤지만, 고성희는 "숫자로 판단할 수 있는 시대가 아니라는 생각을 했다. 나 역시도 VOD로 많이 접해서 6~7월 내내 1위를 했다. 예능을 포함해서 1위였다. 우리가 늦게 하지 않나. 어르신들, 부모님 세대나 친구 분들이 늦은 시간이라서 못 보는 분들도 계시더라. 그래도 많은 사랑을 받았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바람과 구름과 비'는 현재 지상파 방송사들도 '사극 포기'를 선언하는 시점에 용기 있게 등장한 작품. 고성희는 "사극이어서 오히려 고민을 했다. 데뷔 때 첫 주연이던 '야경꾼일지' 이후 사극이 처음이다. 6년 만에 하는 사극이었다. '야경꾼일지' 찍은 후 부족한 걸 스스로 느껴서, 이런 작품은 더 준비를 완벽하게 하고 나이를 먹고 조금 더 노련함이 생겼을 때 만나야 된다는 생각을 했다. 그런데 대본이 너무 재미있었다. '안돼~'하면서도 대본이 너무 재미있는 거다. 일단 감독님을 만났는데 에너지가 장난이 아니었다. 홀리듯이 이미 내가 하는 작품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웃음)"이라고 출연 이유를 밝혔다.


특히 고성희가 연기한 이봉련은 가상의 인물이자, 영적인 능력도 지닌 인물로 등장했기 때문에 연기적으로 어려운 부분도 많았다. 고성희는 상상력을 펼쳐야 했던 연기에 대해 "어려웠다. 자칫 잘못하면 논란이 생길 수도 있고 연기 질타를 받을 수도 있지 않나. 선배들은 이미 시청자의 믿음이 있는 배우이지 않나. 그런 지점에서 고민이 많았는데, 그래도 다행히 잘 표현이 됐던 것 같다. 너무 고민을 하다가 답이 안 나와서 현장에서 내 자신을 이 상황에 맡겨버리자 놔버리자라는 생각으로 했다. 감독님이 그걸 옆에서 크게 말씀을 해주시면 그에 맞춰서 연기를 했다"고 말했다.
사진=엠에스팀엔터테인먼트 제공
게다가 현실에 없던 인물이다 보니 한계점도 분명 존재했다. 그러나 고성희는 자신의 방향대로 극을 풀어나가며 시청자들의 사랑을 받았다. 그는 "걱정도 했다. 실제와 허구가 섞이다 보니 어떻게 봐주실지 고민이 됐다. 아무래도 작품에 임하면서 잘 몰랐던 부분을 공부를 했다. 감독님에게도 어디까지 터치해야 하는지 고민이 된다고 했다. 민자영이 명성황후가 되고 딱 끝이 나지 않나. 50부작이면 어떨까 생각하는 분들도 있는데 그건 조금 위험할 수도 있을 것 같고 적절한 시기에 이야기가 마무리 된 것 같다. 엔딩이 정말 좋았다. 삼전도장과 패밀리들이 러시아에 가서 새로운 무언가를 도모하는 모습이 좋았다. 조금 더 좋은 세상이 나올 수도 있다는 희망이 좋았다"고 밝히며 만족감을 드러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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윤상호 PD도 고성희의 연기에 크게 만족했다고. 고성희는 "감독님의 그런 말씀이 감사했다. 처음 방송되고도 그렇고, 사실 사극이고, 사극이라는 것에 여자 주인공이 가진 이미지가 있지 않나. 사람들이 생각하는 그런 보편적 이미지가 저랑 딱 맞지는 않는다. 한복을 입었을 때도 키가 큰 편이고 저고리가 짧은데 키도 크고 뛸šœ도 남자애처럼 뛰고 그런다. 그런데 되게 그런 지점에서 좀 처음에 생솨게 여기는 분들도 계셨던 거 같다. 그런 지점에서 고민을 제 스스로도 '내가 안 맞나' 하는 생각을 했던 시기가 있는데 감독님이 너무 당연하게 '나한테는 봉련이라는 인물을 그렸을 때 고성희 말고는 그 누구도 떠오르지 않는다. 그걸 믿어주면 좋겠다'고 하셨는데 그런 것에서 힘을 얻었고 제 스슬도 확신을 얻을 수 있었다. 다음에 또 작품 같이 하기로 했다. 제가 한 번 기다려보겠다"고 말하며 밝게 웃었다.

마지막으로 고성희는 '바람과 구름과 비'가 갖는 의미에 대해 "사극에 대한 자신감까지는 아니지만 두려움을 극복한 거 같다. 스스로 두려움이 있던 장르였고 좋은 작품을 만나 빨리 극복할 수 있었다. 사극이라는 장르는 저는 그렇게 느꼈다. 저는 배우가 좀 준비가 됐을 때 해야 할 거 같다는 생각도 많이 했다. 아무래도 정말 많은 어떤 경험과 연륜과 노련함이 필요한 작품인 거 같다. 발성으로도 그렇고 대사도 그렇고"라며 "서른살 이후 첫 작품이 됐는데 신기하게도 가장 두려움이 있던 사극이란 작품으로 찾아 뵙게 됐다. 좋은 작품으로 저에게는 뭔가 묵직하고 무게감이 있는 작품이었다. 스스로도 더 많이 성장할 수 있었고, 좋은 자양분이 될 거 같고, 되게 자랑스러운 필모가 되지 않을까. 나중에 돌아봤을 šœ 이 작품이 내게 되게 자랑스러운 작품이 될 거 같다고 생각한다"고 밝혔다.

고성희는 '바람과 구름과 비'를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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