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박기웅 "'코믹도 잘하네' 욕심 나..'재발견' 늘 기쁘죠"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7-02 15:03


사진=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박기웅(36)이 극중 연기한 캐릭터 남궁준수에 대해 언급했다.

박기웅은 2005년 영화 '괴담'으로 데뷔한 이후 착실히 필모그래피를 쌓아왔던 인물. KBS2 '추노'(2010)와 KBS2 '각시탈'(2012), SBS '리턴'(2018)에서 소름 돋는 악역의 모습을 보여주며 시청자에게 강하게 각인됐고, 역대급 캐릭터를 남기기도 했다. 지난해에는 또 MBC '신입사관 구해령'에서 색다른 모습을 보여주며 지지를 받았다.

1일 종영한 MBC '꼰대인턴'(신소라 극본, 남성우 연출)에서는 그룹의 총수인 남궁표 회장의 외아들이자 준수 식품의 대표 이사인 남궁준수 역을 연기했다. 그룸의 대표이지만, 아버지의 허락 없이는 아무 것도 할 수 없는 바지 사장으로 가열찬(박해진)과 대립각을 세우기도 했고, 극 말미에는 화해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다.

'꼰대인턴'은 가까스로 들어간 회사를 이직하게 만들었던 최악의 꼰대 부장을 부하직원으로 맞게 된 남자의 지질하면서도 통쾌한 복수극이자, 시니어 인턴의 잔혹한 일터 사수기를 그리는 드라마로, 신구세대를 막론하고 시청자들의 공감을 한몸에 불러온 코믹 오피스물로 주목을 받았고, 방영 내내 수목극 1위를 지키며 종영했다.

박기웅은 2일 서울 강남구의 한 카페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꼰대인턴'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박기웅은 "중견 배우분들이 너무 편하게 해주셨다. 그러니까 어제 제가 잠을 설쳤다. 막방을 보고 이래저래 생각이 많더라. 매 작품이 끝나면, 그런 게 있는데 이번엔 좀 세게 왔다. 많이 아쉬웠고, 짧았다 보니, 되게 많이 아쉬웠다. 좀 더 하고 싶다는 생각이 들었다. 너무 재미있게 해서"라며 아쉬움을 표했다.

박기웅은 또한 홀로 준수식품을 차지한 결말에 대해 '대본을 받았을 때 '이건 너무 클리셰가 아닌가' 싶은데 그렇게 안 가더라. 개인적으로 엔딩이 아쉬운 분도 있고 좋은 분도 있지만, 개인적으로는 만족했다. 열린 결말이지만, 오히려 더 짓궂기도 했던 거 같다"며 "남궁준수는 역시 똑같을 거 같다. 어떤 분들에게 신세를 지면서 회사를 운영하면서, 그런 아이들이 실제로 평소에도 보다가, 우연의 효과로 잘되는 일이 생기기도 할 거다. 주변에서 쉽게 보기 힘든 성격이다. 돈 많은 재벌이라서가 아니라 성격만 놓고 봐도 쉽게 보기 힘든 캐릭터인데 저는 좀 그래도 현실적이 아니지만 현실적으로 다가가고 싶었다. 처음에 대본을 받았을 때부터 '시청자들이 받아들이기 쉬운 캐릭터가 아닐 수 있겠다' 싶었는데 그걸 초반에 빨리 설득하고 싶었다. 어떤 짓을 해도 '준수니까'로 통용이 된다고. 만들고 싶었다. 준수는 드라마가 끝났지만, 여전히 똑같이 살 거 같다"고 밝혔다.

악역을 소화하기 위한 노력도 있었다. 박기웅은 "초반에 설득을 좀 해놓고 싶었고, 태리와 만남이 진전되는 것도 초반에 몇 신 정도만 '사귀자'라고 하고 아무것도 없었다. 그러다가 아무래도 제가 태리하고의 관계에 있어서도 분량이 많이 할애되지 않아서 한 신 한 신에서 해줘야 하는 게 많았다. 경찰서에 따라가서 경찰서에서 태리를 데리고 나는 한 신에서 남사친 여사친처럼 됐다는 것을 당위성 있게 그려내서 꺾어줘야 했어서 조금 서사가 있는 부분들은 한 신 한 신을 집중을 했다"고 말했다.


사진=젤리피쉬 엔터테인먼트 제공
남궁준수는 악역이지만, 당위성이 있던 악역. 박기웅은 "연기 외적으로는 살을 좀 찌웠다. 저희가 빼야 잘 나오는데, 이번엔 찌워서 동글동글하게 나왔다. 제가 몇 kg 내에서 살이 잘 찌고 잘 빠진다. 그래서 '구해령' 때는 말라서 찌웠는데, 그 전작인 '리턴' 때 66kg 정도 나갔다. 지금은 72kg 정도 나가니까 6kg 이상 차이가 나는 거다. 그런 거를 좀 더 노력을 했다. 의상도 원래는 사전에 저희 스타일리스트 팀과 감독님이 1차 회의를 했을 때는 시안을 뽑아가는데, 스탠다드하게 준비를 했더라. 그래서 제가 말씀을 드렸다. '더 가도 될 거 같다'고 말해서 반바지 입고 출근하고 트레이닝복을 입고 다녀버리고, 연기 외적으로 그렇게 설정을 했다. 연기적으로는 일단 이번 캐릭터는 극 대사를 많이 하지 않으려고 노력했다. 제가 주로 극 대사를 해야 하는 캐릭터가 더 많이 들어온다. 스탠다드하고 전작도 애드리브를 할 수 없는 캐릭터였다"고 말했다.


이어 "이번에는 맞고 나서 원래 대사가 '나 구해준 사람 우리 엄마 죽고 나서 그쪽이 처음이야'가 대사였는데, '나 구해준 사람 그쪽이 처음이다. 우리 엄마 죽고 나서' 이런 식으로 바꿨다. 텍스트로 써있는 것을 3D로 표현을 해야 하는데, 우리 대본이 문어체는 아니지만, 구어체스럽게 표현하려고 노력했다. 원래 목소리가 낮아서 자칫 잘못하면 극대사 그럽다. 그래서 소리에 변수도 많이 줬다. 그 다음에 웃음 소리가 희한한 것이 많이 나왔다. 그건 신인 때부터 연습을 해온 거다. 웃음소리를 여러 버전으로 했다. 웃을 때 평소에 웃을 때 가볍게 웃는다. 그래서 웃음소리를 훈련했던 것들을 써먹었다"고 밝혔다.

박기웅이 '꼰대인턴'을 통해 얻고 싶었던 것은, '가벼운 연기도 잘한다'는 주변의 시선. 박기웅은 "이런 것도 잘한다는 것을 하고 싶었다. 배우들을 보고 이 작품에 들어온 것도 맞다. 선배님들도 제가 다 좋아하는 성향의 분들이었고, 해진이 형도 워낙 잘 알았고. 그게 컸다. 이것도 건방진 말이지만, 제가 할 때마다 그냥 '박기웅의 재발견'이라고 하시는데, 이번에도 그러시는 분들이 있더라. 이 역할을 할 때 '안 어울릴 거 같다'는 의견도 있었다. 그런데 끝나가니까 이런 거 잘한다고 하시더라. 그래서 그게 보여드리고 싶었다. 아직 부족하고 작은 배우라 부족한 것도 많을 거다. 저는 근데 이쪽 일을 처음 할 때부터 스펙트럼이 넓은 배우가 되고 싶었고 쓰임이 많은 배우가 되고 싶었다. 또래에 할 수 있는 최대한 많은 역할을 해보고 싶다. 그래서 캐릭터가 더 중요한 거다. 그리고 남궁준수를 하면서 너무 재미있었다. '구해령' 끝나고도 그러는데 저는 '재발견'이라는 얘기가 좋다. 들을 때마다 좋다"고 말했다.박기웅은 '꼰대인턴'을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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