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④]김호정 "연극에 미쳐 주변에 소홀했던 20대,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잘할걸 후회"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20-06-03 10:55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배우 김호정이 연기적 고민에 대한 생각을 전했다.

20년 전 배우의 꿈을 안고 프랑스 파리로 떠난 미라(김호정)가 서울로 돌아와 옛 친구들과 재회한 후 과거와 현재를 넘나들며 꿈과 현실이 교차하는 특별한 여행을 하는 이야기를 그린 영화 '프랑스 여자'(김희정 감독, ㈜인벤트스톤 제작). 극중 주인공 미라 역을 맡은 김호저이 3일 서울 종로구 삼청동에서 진행된 라운드 인터뷰에서 영화에 대한 이야기를 전했다.

1991년 연극으로 데뷔한 이래 연극, 영화, 드라마를 오가며 완벽한 인물 밀착 연기를 보여준 30년차 베테랑 배우인 김호정. 특히 봉준호, 임권택, 문승욱, 신수원 등 자신만의 색깔을 뚜렷하게 드러내는 한국영화계 작가주의 감독들이 사랑하는 그가 영화 '프랑스 영화'를 통해 다시 한번 잊지 못할 메소드 연기를 선보이며 관객을 사로잡을 예정이다.

'프랑스 여자'에서 그가 연기하는 미라는 20년 전 배우를 꿈꾸며 프랑스 유학을 떠났다가 프랑스인 남편과 결혼해 통역가로 파리에 정착한 인물. 남편과 이혼 후 오랜만에 찾은 서울에서 과거 함께 꿈을 키웠던 친구들을 만나 즐거운 시간을 보내던 그의 앞에 한 순간에 과거가 펼쳐진다. 현재와 과거, 꿈과 현실, 기억과 환상을 넘나드는 그녀는 지나간 순간을 떠올리려 애쓴다.

오랜 기간 연극 배우로 살아온 김호정은 극중 연극 배우를 꿈꾸는 미라의 캐릭터에 더욱 공감하게 됐다고 말했다. 그는 "제가 이 작품 시나리오를 받았을 때 물리적으로 나이도 꽤 들었고 나의 여성성은 끝났구나 싶어서 고민을 많이 했을 정도다. 제가 TV를 시작한지는 2년 밖에 되지 않았다. 보통 제 또래 배우들은 엄마 역을 많이 한다. 그런데 저는 싱글인데 엄마 역을 하게 되니까 고민을 많이 했다. 그런 고민을 하던 중 이 시나리오를 받게 됐다. 너무나 제 이야기 같더라"고 전했다.

그러면서 "제가 미라처럼 20대 때 정말 연극에 미쳐서 했었다. 미라처럼 그때는 연극에만 미쳐있었기 때문에 그 밖의 일은 대수롭지 않게 여겼었다"며 "사실 여전히 배우로 살면서 여전히 우울하다. 내가 연기한지 30년째인데 30년 동안 무엇을 했나라는 생각이 든다. 그런 상태에서 이 시나리오를 받으니 미라의 상태에 더욱 공감이 됐다"고 말했다.

미라처럼 연극에 빠져 놓치고 지나간 것에 대한 후회는 없냐는 질문에 "20대 때 미쳐서 연극만 하고 그렇게 살다가 2002년에 '나비'라는 영화로 외국에서 상을 받고 단상에 내려왔는데 허무해서 눈물을 흘린 적이 있다"며 "나와 헤어진 남자친구가 뒤늦게 생각이 나서 눈물이 나더라. 그때 심하게 우울했다. 게다가 그 당시 아버지까지 돌아가셨다. 내 주변의 소중한 사람들에게 더 잘하고 살았어야 하는데, 왜 그러지 못했을까 회한이 들더라"고 답했다. 그러면서 "지금은 아무래도 제가 싱글이라 제 가정이 없다보니까 지금의 나의 가족, 언니 엄마에게 잘 해야겠다는 생각이 든다"며 웃었다.

한편, '프랑스 여자'는 '열세살, 수아'(2007), '청포토 사탕: 17년 전의 약속'(2012), '설행_눈길을 걷다'(2016)을 연출한 김희정 감독의 네 번째 장편 영화다. 김호정을 비롯해 김지영, 김영민, 류아벨, 백수장 등이 출연한다. 오는 4일 개봉.

이승미 기자 smlee0326@sportschosun.com 사진 제공=롯데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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