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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김준한(38)이 생각하는 '슬기로운 의사생활'의 시즌2는 말 그대로 '상상불가'다.
'슬의생'은 누군가는 태어나고 누군가는 삶을 끝내는, 인생의 축소판이라 불리는 병원에서 평범한 듯 특별한 하루하루를 살아가는 사람들과 눈빛만 봐도 알 수 있는 20년지기 친구들의 케미스토리를 담은 드라마로, 최종회 14.1%의 시청률(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을 기록하며 유종의 미를 거뒀고, 시즌2에 대한 기대감도 급상승시켰다.
김준한은 최근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씨엘엔컴퍼니 사옥에서 스포츠조선과 만나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김준한은 최근 종영한 시즌1을 기억하며 "너무 아쉽다"고 했다. 그는 " 촬영장에 못 가는 게 너무 아쉽다. 다들 사이도 좋고 스태프들도 사람도 좋고 너무 친해져서 다들 그 이야기했다. 촬영장 못 나가는 게 아쉽다. 시즌2가 있으니까 그날을 기다리면서 여운을 즐기고 있을 것 같다"며 시즌1이 끝난 대신 시즌2를 기다리겠다고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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유독 사랑도 많이 받았고, 짝사랑에 아파도 해보는 역할이었기 때문에 시청자들 입장에서도 김준한이 연기한 안치홍에 마음이 많이 갔었다고 했다. 준한은 안치홍의 매력에 대해 "굉장히 묵묵하고 배려심이 많은 사람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해심도 많았고, 그래서 그럼에도 불구하고 사람이 쳐져 있거나 어두운 기운을 가진 사람은 아니라고 생각했다. 긍정적인 마인드로 자신의 위치에서 자기 몫을 해나가는 사람이라고 생각했고, 그런 사람으로서의 태도를 잃지 않으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그런 안치홍의 존재감을 보여준 첫 장면이자 '필살기' 장면은 바로 캠핑장이었다. 홀로 캠핑장에 있던 송화의 앞에 등장한 치홍의 모습이 감성을 터뜨린 것. 김준한은 "갑자기 '훅' 들어오는 그런 장면이었다고 생각했다. 찍으면서는 '저희 장르가 어떻게 되냐'고 할 정도로 스태프들도 '장르가 바뀐 거 같다'고 했었는데, 감독님은 '멜로입니다. 멜로'하면서 찍은 장면이다. 방송을 보는데 등장하는 치홍이 발에서 시커먼 우의를 입고 스릴러 느낌도 나더라. 재미있어하면서 찍었다"고 말했다.
여기에 채송화에게 했던 '반말 신'도 시청자들에게 큰 반응을 얻었다. "조심히 들어가", "월요일에 보자" 두 마디에 시청자들의 의견이 갈렸던 것. 김준한은 "그간 치홍이의 행동과는 다른 모습이라 기대를 하셨던 거 같았고, 연기하는 입장에서는 평소와 다른 행동을 하기까지 어떤 마음에서 그렇게 움직일 수 있던 걸지, 생각했다. 치홍이가 자신의 리듬을 잃은 거라고 생각했던 거다. 왜냐면, 익준이는 막강한 상대다. 익준이는 정말 여러 면에 있어서 치홍이를 흔드는 사람이다. 치홍이는 굉장히 스테디한 사람인데, 그런 치홍이가 흔들릴 정도로 자기 성격을 잃을 정도로 만드는 인물이라고 생각했다. 워낙 매력이 있고 완벽한 사람이라서 그렇기도 하지만, 더 치홍이를 흔든 것은 익준이를 대하는 송화의 태도 때문이라고 생각했다. 굉장히 오랜 시간이 만들어낸 편안함. 둘만이 만들어낼 수 있는 공기. 그런 것들이 치홍이에게서는 굉장한 불안함을 만들어낼 수 있는 요소였다고 생각했다"고 말했고 엘리베이터 신에 대해서도 "엘리베이터에서 보여줬던 모습들도 동요를 일으켰다. 내가 갑자기 이방인이 된 거 같은 느낌들이 굉장히 치홍이를 슬프게 만들었겠지"라고 덧붙여 안치홍의 감정을 엿보게 했다.
열린결말로 마무리된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시청자들의 마음이 더 큰 불을 지폈다. 김준한은 열린 결말에 대해 "열린결말이 여운이 더 있었고 보시는 분들이 상상하는 재미가 있을 것이라는 생각이 들었다. 이야기를 하나하나 설며애서 전달하는 방식도 있지만, 이야기들을 이렇게 다 보여주지 않는 것들이 오히려 보는 사람이 그걸 채워나갈 수 있는 재미가 있다고 생각해서. 그런 점에 있어서 재미가 있지 않았을까 하는 생각을 한다"며 "저도 섣불리 상상하고 예측하지 못하지만, 오직 답은 작가님만 알고 있다"고 밝혔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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실제로는 일과 사랑 모두 포기하지 못한다는 김준한은 '슬의생' 속에서 채송화를 따라 속초로 내려가려 했던 안치홍의 마음을 크게 샀다. 김준한은 "속초로 가는 것은 커리어를 내려놓는다는 생각이 들 정도로 사랑에 치우쳤다는 생각이 드는데, 그건 너무 용기가 있는 일이고 대단한 일이다. 일과 사랑이 균형적이어야 현실적이지 않을까 싶다. 누가 그렇게까지 하는 것을 원하겠나"라며 "사랑하지만, 각자 일을 하면서 만나는 거지. 치홍이도 결국 속초에 가지 않은 것은 자신이 너무 리듬을 잃어서 그런 생각까지 했다는 것을 ?틈騁耐 때문인 거 같다. 12부는 치홍이가 본래 자신의 리듬으로 돌아오고 성장하는 계기가 됐다고 생각했다"고 해석했다.
'슬기로운 의사생활'은 99학번 의대 동기들의 밴드 활동이 주요 가지로 등장한다. '응급실'이라는 히트곡으로 유명한 밴드 이지(izi)의 드러머였던 김준한에게는 이 장면들이 더 뜻깊게 다가올 것. 먼저 유연석의 드럼 실력을 보며 "너무 잘해서 박수를 쳤다"던 그는 "밴드에 대한 아쉬움을 느낄 새도 없이 안치홍을 너무 매력적으로 그려주셔서 푹 빠져 연기를 할 수 있었다. 사실 '99즈'가 합주를 하는 모습을 보면 재미있어 보이기는 한다. 옛날 생각도 나고, '음악이 진짜 재미있는데' 싶다. 응원하는 마음으로 보고 있다. 실제로 음악을 해봤던 사람이라, 실제는 못 이긴다고 생각한다. 옛날에는 살 빠지는 줄도 모르고 연습하던 시절도 있었는데, 음악은 정말 마성의 매력이 있는 거 같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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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준한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마친 뒤 당분간은 휴식을 취한다. 그동안 못했던 영화 감상이나 독서, 산책 등을 마음껏 할 예정이다. 그렇다고 작품 활동을 쉬겠다는 의미는 아니란다. 김준한은 "아직은 전혀 쉬고 싶지가 않다. '슬기로운 의사생활2' 를 하기 전까지 쉬겠다는 의미는 아니다"고 당부했다. 마지막으로 김준한은 "시즌2는 제가 바라는 것 그 이상의 재미난 글을 작가님께서 써줄 것이라는 생각이 든다. 항상 느끼는 거지만 상상해도 그 이상의 것들이 나오기 때문에 무의미하다. 저는 시즌2에서는 곰곰커플(양석형-추민하)이 잘됐으면 좋겠다. 아주 응원하는 바다"며 "두 분 다 너무 귀여운 것 같다. 사랑스러웠다. 고백하는 장면이 너무 귀여웠다. 고백하는 추민하 선생님도, 분위기 어색하게 만들지 않으려고 허허 웃는 양석형 교수님도 귀엽더라. 두 사람의 반응이 귀여워서 잘 됐으면 좋겠다는 생각을 했는데 시즌1에서는 조금은 씁쓸하게 끝나서 어떻게 될런지 궁금하다"고 말했다.
김준한은 '슬기로운 의사생활'을 마친 뒤 차기작을 검토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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