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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②] 유빈 "13년 함께한 집 JYP 떠난 이유? 박진영 응원에 용기냈죠"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20-05-21 07:59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유빈의 홀로서기가 시작됐다.

유빈은 지난 1월 13년간 동고동락해온 JYP엔터테인먼트(이하 JYP)를 떠나 본인의 소속사 르엔터테인먼트를 설립했다. 이제는 아티스트이자 회사 대표로서 또 다른 도전을 시작하게 된 것.

"결정을 한다는 행동이 어렵고 고민이 많은 건지 몰랐다. 이번에 하면서 그동안 정말 많은 분들의 도움을 받고 멋진 체계적인 시스템 안에서 자유롭게 일을 해왔다는 걸 피부에 와닿게 체감하고 있다. 그동안 무대만 신경쓸 수 있게 세부적인 부분을 신경써주신 것 같아서 지금은 정말 전 회사 가족분들을 존경한다는 말씀 전해드리고 싶다. 쉬운 게 아닌 것 같다. 앨범 자체가 회사 자체가 세상에는 혼자 할 수 있는 게 없는 것 같다. 몰라서 시작할 수 있었던 것 같다. 13년 동안 좋은 회사에 있으면서 안주하는 것 같았다. 워낙 잘해주시고 서포트도 잘해주시고 편하기 때문에 익숙해서 너무 안주하고 있지 않나 생각이 들었다. 성장을 위해서도 다른 환경에 있어 봐야겠다고 생각했다. 몰라서 저질렀다. 처음에는 해야될 게 많고 준비해야 도리 게 이렇게 많다는 걸 실감하면서 내가 왜 했을까 하는 살짝의 후회가 있었지만 지금 이렇게 새로운 걸 배우는 걸 즐기는 단계에 왔다. 즐겁게 열심히 하고 있다."


무려 13년, 20대를 모두 함께했던 둥지를 떠난다는 게 쉬운 결정만은 아니었다.

"가장 나를 아는 회사이고 정도 많이 들었다. 나에 대해 이해를 많이 해주시고 걱정도 많이 해주시는 곳이었다. 집 같은 곳이라 떠나기 힘들었다. 그런데 내가 고민을 얘기했을 때 (박진영) 피디님이 '행복한 길이 가장 어렵다'고 하셨다. 응원해?시는 말씀 덕분에 내가 결심을 하게 됐다. 퇴사한다고 했을 때 상표권 등록이라던지 실무적인 조언도 많이 해주셨고 응원도 해주셨다. 처음 회사를 꾸릴 때가 제일 바쁘고 할 일이 많아서 꼼꼼히 잘 살펴봐야 한다고 그래서 처음엔 무조건 아끼라고 해주셨다. 그래서 스케줄을 혼자 할 수 있는 건 혼자 가기도 하고 가끔 혜림이 픽업을 가기도 한다. 피디님이 고민이 생기거나 도움이 필요할 때 언제든 연락하라고 해주셔서 든든한 마음이다."


JYP를 떠나고 가장 달라진 점은 '결정권'이다. 이제는 모든 걸 홀로 생각하고 결정하고, 그에 대한 책임을 져야 한다.

"결정을 자유롭게 할 수 있다는 게 달라졌다. 예전에는 많이 기댔다면 이제는 내가 혼자서 결정하 수 있는 자유로움이 생기지 않았나. 하지만 책임감도 많이 따른다. 다른 것 같다."

또 하나. 식단도 달라졌다. JYP가 자랑한 유기농 식단 대신 맛집 탐방의 묘미에 빠졌다고.


"현재를 즐기는 게 가장 행복한 것 같다. 성향이 스트레스를 받아도 긍정적으로 이겨내려고 하는 편이다. 즐기자, 즐기는 게 이기는 거다 이런 생각이 있다. 즐겨야 또 잘 하더라. 나도 잘 하고 다른 분들도 공감하고 시너지가 훨씬 좋다. 완벽해야 한다는 압박이 있던 때가 있었고 피해가 가면 안된다고도 생각했다. 그룹 활동을 하다보니 피해가 가지 않았은 하는 생각에 나를 틀에 많이 박았다. 활동하게 되면 싫어도 해야하는 것들이 있다. 그런 과정에서 느꼈던 건 내가 재미있는 걸 해야 결과도 좋더라. 웬만하면 싫은 건 내가 할테니 회사분들도 아티스트분들도 본인이 즐길 수 있는 걸 했으면 좋겠다 하는 바람이다. 좋은 회사가 되는 게 꿈이다. 열심히 노력할 거다."


르엔터테인먼트는 '리얼 리코나이즈 리얼', 즉 '진짜는 진짜를 알아본다'는 의미처럼 진짜를 알아볼 수 있는 회사라는 의미를 담았다.

"자연스러운 걸 추구한다. 꾸미지 않음이 진짜인 것 같아서 자연스러운 걸 추구하고 틀에 얽매이지 않으려 한다. 예전부터 그런 걸 좋아했다. 다른 친구들이 무대를 준비할 때 '이 친구가 이런 걸 했으면 좋겠다' '이런 건 어때' 하고 같이 머리를 맞대는 과정이 너무 즐거웠었다. 지금도 혜림이를 서포트 하는 게 너무 즐겁다. 내 것보다 혜림이 모니터를 더 열심히 하고 있다. 이러한 일들이 오히려 나한테 더 맞나 싶기도 하다. 요즘은 회사 세부적인 것들이 너무 재미있다. 처음엔 영수증 정리하는 게 재미있었는데 이제는 약간 날짜의 압박이 있다. 법인카드도 처음 손에 쥐었을 땐 좋았는데 내역을 보면 안되겠다는 생각이 들기도 하고 소소하게 알아가는 재미인 것 같다. 어렵기도 하지만 재미도 있다."


유빈은 21일 디지털 싱글 '넵넵'을 발표한다. '넵넵'은 '네'라고 하기엔 눈치가 보이는 사람들, 이른바 '넵병'에 걸린 사람들을 위한 일종의 위로송 같은 곡이다. 마림바 소스로 시작하는 테마와 후크 부분 피아노 테마들이 귀를 사로잡고 장르적 다양성으로 지루함을 타파한 이지리스닝 힙합곡이다.

"오히려 힘을 빼려고 노력을 많이 했다. 처음에는 회사 설립하고 첫 싱글이니 멋있게 걸크러쉬하게 나가야 하나 고민도 했다. 오히려 정말 나 다운 노래를 해보자는 생각이 들었다. 최대한 나답게 힘 빼고 유쾌하고 즐겁고 자유로운 모습을 많이 녹여봤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사진제공=르엔터테인먼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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