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 신승훈이 밝힌 #데뷔 30주년 #발라드 황제 족쇄 #방탄소년단(종합)

백지은 기자

기사입력 2020-04-08 10:12


사진제공=도로시컴퍼니

[스포츠조선 백지은 기자] '발라드 황제' 신승훈이 데뷔 30주년을 맞았다.

그는 8일 30주년 스페셜 앨범 '마이 페르소나스(My Personas)'를 발표한다. '마이 페르소나스'는 '나의 분신 같은 음악들'이라는 의미를 담은 앨범이다. 신승훈은 이번 앨범에 30년간 최정상 발라드 가수로 군림해 온 구력을 쏟아 과거에 얽매인 가수가 아닌 '현재진행형 가수'라는 사실을 증명했다.

그는 "30주년 앨범이기 때문에 과거 노래를 리메이크하거나 그것을 기념하는 앨범을 만들고 싶지는 않았다. '땡스 투' 개념이 크다. 30년 동안 사랑해준 팬들에 대한 고마움을 표현하고 싶었다"며 "이번 앨범은 내가 해왔던 음악 중 잘했던 것, 즉 발라드를 선택했고 앞으로 발라드를 이렇게 하겠다는 생각을 담으려 했다"고 밝혔다.

신승훈은 봉준호 감독이 송강호를 페르소나라고 지명했듯, 자신의 페르소나는 그의 분신 같은 음악이라고 말한다. 그 마음을 보여주는 노래가 바로 더블 타이틀곡 '여전히 헤어짐은 처음처럼 아파서(이하 여헤처아)'와 '그러자 우리'다. '여해처아'는 신승훈의 발라드를 5분으로 압축해 표현한 곡이다. 서정적인 클래식 기타 선율과 신승훈의 보이스가 어우러져 '신승훈표 발라드'의 백미를 보여준다. 또 다른 타이틀곡 '그러자 우리'는 '여해처아'와는 또 다른 매력의 애절한 발라드곡이다. 연인과의 헤어짐을 먹먹한 감정으로 표현해 담백하면서도 오랜 여운을 남긴다.

신승훈은 "'발라드 황제'라는 말은 나에겐 족쇄 같은 호칭이긴 하다. 애증의 관계다. 나도 많은 장르를 했다. 맘보 디스코 스윙 등 다양한 장르를 했는데 그런데 사람들의 기억 속에 좋았던 것은 신승훈의 발라드였던 것 같다"며 웃었다. 이어 "발라드라고 했을 때 신승훈의 이름이 나온다는 게 한가지 색을 갖고 있다는 것일 수도 있고 30년 동안 색을 가지려 했던 노력의 보답이라 할 수도 있다. 다만 국민가수라는 말은 이제는 아니다. 노래 좀 갖고 놀 줄 알았던 뮤지션, 가수 신승훈으로 남고 싶다"고 강조했다.


사진제공=도로시컴퍼니
그는 깔끔한 이미지로 큰 사랑을 받았다. 흔한 스캔들 하나 없이 깨끗한 사생활을 유지해왔고 젠틀한 이미지로 여성팬들의 마음을 사로잡았다.

신승훈은 "나도 매일 일탈을 꿈꾼다. 그런데 그럴 만한 사람이 못 되는 것 같다. 모험심도 별로 없다. 조금 망가져보고도 싶다. 관리를 철저히 하는 완벽주의라고 생각하시는데 최대한 유지하려 할 뿐이다. 부모님께 배운대로 하려고 한다. 결혼 생각은 있다. '마이 페르소나스' 수록곡 '늦어도 11월에는'을 들어보시면 내가 어떤 마음인지 아실 수 있을 거다"라고 미소지었다.

신승훈은 1990년 '미소 속에 비친 그대'로 데뷔, 국내 최정상 가수로 군림해왔다. '미소 속에 비친 그대'는 140만장의 판매고를 올렸으며, 다음해 발표한 '보이지 않는 사랑'은 그해 최고 판매 노래로 기록됐다. 그리고 '그 후로 오랫동안' '나보다 조금 더 높은 곳에 니가 있을 뿐' '지킬 수 없는 약속' '아이 빌리브(I Belive)' 등 수많은 히트곡을 발표하며 승승장구했다.


그렇게 최고의 가수로 살아온 30년을 돌아보는 느낌은 어떨까. "나는 10주년 때도 20주년 때도 인생의 반환점이 아니냐는 얘기를 들었었다. 당시엔 나는 평생 음악을 할건데 왜 반환점을 짧게 잡는지 의아했다. 그런데 30주년을 맞으니 이제는 반환점에 온 것 같다. 이제 반 정도 해왔다는 생각이 든다. 신인시절 처음부터 한 획을 긋기 위한 음악인생이 아니라 점을 계속 찍다 보면 그 점이 선으로 연결돼 가요계에 한 획을 긋고 싶다는 말을 했었다. 30년쯤 되고 보니 신승훈이라는 선은 그은 것 같다. 하지만 인생에는 반환점이 없다. 반환점이라고 해서 다시 예전으로 돌아가 과거의 영광을 찾고 싶진 않다. 후회는 없다. '마이 페르소나스(My Personas)'를 발표하는 지금 이 순간이 나에게는 더 소중하다. 이 순간에 충실하고 싶고 서서히 앞으로 나아갈 길에도 충실하고 싶다."


사진제공=도로시컴퍼니
후배들에 대한 고마움도 전했다. 현재 방탄소년단을 필두로 수많은 아이돌 그룹이 해외에 진출해 미국 빌보드를 점령하는 등 승전보를 울리고 있다. 드높아진 K-POP의 위상에 신승훈은 자부심과 동시에 선배로서의 책임감도 느낀다고 말한다.

"팝과 가요의 구분이 되지 않을 정도로 우리나라 음악인들의 수준이 너무 높아졌다. 세계적이다. K-POP이 한류를 이끌어가고 방탄소년단이 빌보드를 휩쓸었다. 선배로서 너무 자랑스럽다. 푸른 눈의 친구들이 방탄소년단과 싸이의 노래를 따라부르는 걸 보며 '이게 국위선양이 아니면 뭔가'라고 생각했다. 부럽기도 하고 대견하기도 했다. 이런 친구들이 많이 나왔으면 좋겠다. 그 친구들이 10년 정도 음악을 하다 보면 정체기도 있을 거다. 그때 지표로 삼고 싶은 선배 중 하나가 되고 싶다는 사명감이 있다. 나는 내가 가요계 황금기의 수혜자라 생각하는데 지금도 너무 좋다. 다만 한 장르만 너무 부각되는 게 아니라 여러 장르가 골고루 성장했으면 좋겠다."


사진제공=도로시컴퍼니
신승훈은 가수 뿐 아니라 프로듀서 및 멘토로도 활약했다. 2010년 '위대한 탄생'에서 따뜻한 인간미를 갖춘 멘토로 크게 활약했고, 2012년에는 Mnet '보이스 오브 코리아'에서 손승연의 코치를 맡아 우승자로 만들었다. 현재도 도로시컴퍼니의 프로듀서로 후배 가수 로시를 키우고 있다.

"나 때는 선배들이 많지 않아서 1년이면 깨달을 것도 오래 걸려 알게 됐다. 그런 게 아쉬웠다. 참견 아저씨처럼 후배들에게 정석을 알려주고 싶다. 뭔가를 알려줬을 때 스폰지처럼 그것을 흡수해 표현해내는 걸 보는, 그 희열감이 너무 좋았다. 로시도 맡고 있는데 힘들지만 미완성의 친구에게 내 것을 알려주고 그 친구가 완성되어 가는 걸 보는 게 재미있다. 신승훈에 이어 발라드 가수로는 성시경 정승환 등이 계보를 이었다. 나는 최근 지코에 주목하고 있다. 처음에는 감각적인 음악이라고 생각했는데 갈수록 그 세계가 점점 깊어지는 것 같다. 비주얼부터 음악, 그외 보조적인 것을 다 갖췄다. 춤까지 갖춰서 무대를 보기도 좋다. 대견하게 잘 하는 친구다."


백지은 기자 silk781220@sportschosun.com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