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방법' 김용완 감독 "정지소, '기생충' 나온 것도 몰라..'딱' 느낌이 왔다"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20-03-20 14:07


사진=CJ ENM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영화감독 둘이 모여 안방에서 일을 냈다. 1000만 영화 '부산행'을 만든 연상호 감독이 드라마 작가로 첫 데뷔를 했고, '챔피언'(2018)을 연출했던 김용완 감독이 드라마 연출에 도전했다. 뿐만 아니라 스태프의 상당수가 영화 현장을 경험한 바 있던 인물들. 이에 '방법'은 영화와도 같은 스케일의 드라마로 탄생하며 tvN의 월화 밤 풍경을 완전히 바꿔놨다.

tvN 월화드라마 '방법'(연상호 극본, 김용완 연출)은 총 12부작으로 구성된 드라마로, 첫 방송 시청률 2.5%(닐슨코리아, 유료가구 전국기준)로 출발해 6.7%라는 자체 최고 기록을 경신하며 오컬트 장르의 드라마로는 상상도 못했을 성공을 거뒀다. '방법'은 한자이름, 사진, 소지품으로 죽음에 이르게 하는 저주의 능력을 가지고 있는 10대 소녀와 정의감 넘치는 사회부 기자가 IT 대기업 뒤에 숨어 있는 거대한 악과 맞서 싸우는 이야기를 담은 드라마로, '방법'이라는 색다른 소재를 드라마로 가져오며 시청자들에게 호평을 받았다.

이 이야기를 만들어낸 작가는 천만영화 '부산행'의 연출을 맡았던 연상호 감독이었다. 드라마 극본 집필에 이르기까지 다양한 시도를 해왔던 그의 글을, 김용완 감독이 영상으로 화면에 옮겨놓으며 환상의 호흡이 발휘됐다. 여기에 영화 '기생충'을 흔들었던 정지소와 엄지원, 성동일, 조민수 등 스크린을 주름잡던 배우들이 TV 앞으로 모이니 드라마의 퀄리티도 좋아졌다. 영화 스태프와 배우들이 모여 안방극장을 뒤흔든 셈이다.

연출을 맡았던 김용완 감독은 캐스팅 과정에 대해 "회사에서 회의를 통해 엄지원, 성동일, 조민수 배우의 캐스팅을 일찍 확정했다. 대본 속 캐릭터를 세 분 만큼 잘 표현해주실 배우들이 없을 것 같다는 것은 이견이 없었다"고 말했다. 또 "엄지원 배우의 디테일하고 섬세한 연기는 안정감이 있었고, 상대 배우들을 챙기며 전체적인 그림을 생각하는 책임감 있는 모습 역시 인상적이었다"고 말했다.

이어 조민수에 대해서 김 감독은 "조민수 배우는 여자 무당 역으로는 향후 독보적일 것 같은 생각이 들 만큼 카리스마 있는 연기를 보여주셨다. 그 모든 것이 조민수 배우의 노력이었고, 진심이었다는 것을 누구보다 잘 알기에 감동을 많이 받았고 감사했다"고 밝혔다. 조민수와는 특별한 일화도 있었다. 김 감독은 "무당이라는 역할이 단순히 굿 행위뿐만 아니라 실제로 신을 모신다는 직업적 특성 때문에 쉽게 연기할 수 있는 것이 아니다. 그런데 조민수 배우는 그 어려운 과정을 굿 연습 액션, 의상, 메이크업 등 어느 것 하나 포기하지 않고 대충하지 않으셨다. '진짜 프로는 저런 거구나' 감동을 받았고, 굿 장면에서 마지막에 쓰러지면서도 제 손을 잡고 '잘 나왔어요 감독님? 만족스러워요?'라고 물어보셨을 때 눈물이 났다. 그런 순간을 만들어주신 조민수 배우께 진심으로 감사했고, 저 또한 다음에 누군가에게 그런 존재가 되고 싶다는 생각이 들 정도였다"고 밝혔다.


사진=CJ ENM 제공
성동일과의 호흡도 좋았다. 김 감독은 "성동일 배우는 선악이 공존하는, 매우 어려운 캐릭터인 진종현을 맡았음에도 엄청난 노하우로 항상 다양한 톤을 준비해오셔서 저와 소통해주셨다. 대선배이신데도 항상 막내 스태프들까지 챙겨주시는 인간적인 모습과 촬영이 들어가면 무섭게 집중하시는 모습을 보고 후배로서 많은 것을 배울 수 있었다"고 말했다.

정지소는 '방법'이 택한 가장 매력적이고도 위험한 카드였다. 드라마에서는 신인에 가까웠던 정지소를 주인공으로 캐스팅한 이유는 무엇일까. 김 감독은 "정지소 배우는 '기생충'에 출연했다는 것을 몰랐을 정도로 신선했는데, 첫 미팅에서부터 뭔가 신비로운 기운이 느껴졌다. 캐스팅이라는 것이 데이터로 판단되기도 하지만, 이렇게 '딱!' 느낌으로 감이 오기도 한다는 생각이 들더라. 실제로 정지소 배우는 아역으로 오랜 시간 활동해서 캐릭터에 대한 이해도가 뛰어난 배우였다"며 "이번 작품에서는 암울하고 아픈 캐릭터였지만, 실제로는 매우 밝은 에너지를 가진 친구이기 대문에 어떤 작품을 만나도 자신의 매력을 충분히 발휘할 수 있을 것"이라고 캐스팅 이유를 밝혔다.

'방법'은 영화화 작업과 시즌2 등을 앞둔 상태다. 김 감독은 "솔직히 아직 드라마 '방법'을 끝낸 것도 실감이 안 나는 상태라 구체적인 계획이 있다고 말씀드릴 단계는 아닌 것 같지만, 연상호 작가님의 대본을 믿고 성실하게 작품을 임해야겠다는 태도 정도만 정리한 상태다. 본격적으로 시작이 된다면 당연히 드라마 '방법'보다 더 흥미롭고 강렬한 이미지로 관객들의 기대에 부응하고 싶다"며 "영화 속에는 우리가 알던 모습과 우리가 모르던 모습을 동시에 보여주는 백소진이 등장할 것"이라는 힌트를 남겼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무료로 알아보는 나의 운명의 상대

눈으로 보는 동영상 뉴스 핫템

:) 당신이 좋아할만한 뉴스