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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현장] "촉법소년 양면성"..류현경X서동현 '히든', 드라마스페셜 유종의 미(종합)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11-29 14:42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올해 드라마스페셜의 마지막 작품, '히든'이 방송을 앞뒀다.

29일 오후 서울 영등포구 여의도동 KBS 누리동 쿠킹스튜디오에서 KBS2 2019 드라마스페셜 '히든' 기자간담회가 진행됐다. 행사에는 이현석 PD, 류현경, 서동현이 참석했다.

'히든'은 범법소년이었던 학생과 소년 범죄로 동료를 잃은 형사의 이야기로, 범법소년, 촉법소년이라는 사법 시스템의 허점과 양면성을 살펴보는 드라마다. 류현경이 열 살짜리 아이의 철없는 짓 때문에 동료를 잃고 더 이상 아이들의 선함을 믿지 않는 한주경 형사 역을 맡아 예상치 못한 사건에 휘말리는 모습을 그려냈다. 서동현은 범법소년 김건 역을 맡아 열연했다.

이현석 PD는 "어려운 이야기고 무거운 주제였지만, 드라마스페셜을 준비하면서부터 꼭 한 번은 다뤄보고 싶었던 소재였고 작가님을 만나 시놉화가 됐다. 사회?L를 다루는 것이 조심스럽지만, 최대한 이런 아이도 있을 수 있다는 관점에서 다가갔다. 어떻게 보면 비현실적이지만, 최대한 현실적으로 그리려고 노력했다. 불편하거나 꺼려지는 이야기는 아닐 거라는 확신은 있어서 보시면 분명히 남는 것이 있지 않을까 하는 생각으로 드라마를 준비하게 됐다"고 설명했다.

이어 이현석 PD는 "관전포인트는 동현이라는 아이가 히든이고, 숨겨진 이야기가 많아서 어디로 튈지 모르는 과거에 범죄를 저지른 범법소년인 아니가 현재 촉법소년이 된 이야기다. 촉법소년인 아이가 어떤 일을 벌일지 모르는 두려움 사이에서 한주경이 진실을 파헤치는 과정을 그리고 있어서 그 과정에 초점을 맞춰서 봐주시면 좋을 것 같다"고 설명을 덧붙였다.

출연을 결정했던 류현경과 서동현은 대본과 설정 등에 매력을 느꼈다고 말했다. 류현경은 "대본을 보고 처음에 재미있었고 흥미진진했다. 오랜만에 보는 대본이라 흔쾌히 하겠다고 했다. 이 인물이 겪는 감정이나 갈등을 표현하고 싶었다"고 말했다. 또 서동현은 "'범법소년이라는 주제가 무겁다고 생각했는데, 사람들이 이에 대한 시선이 좋다고만은 못할 것 같다. 이런 문제에 대해 사람들이 생각하게 할 수 있는 기회가 생겨서 매력을 느꼈고 드라마를 하게 된 것 같다"고 밝혔다.


사진=KBS 제공

사진=KBS 제공
촉법소년이라는 어려운 역할을 소화해야 했던 서동현은 "김건이라는 역할을 하는 것이 쉽지 않았다. 전에 학폭 가해자 역할을 맡았다고 하더라도 쉬운 것이 아니었고 다른 결이었기 때문에 이걸 만들기가 어려웠다. 이 흐름을 알아야 하더라. 사람들은 어떻게 생각하고 있고 어떻게 나뉘고 있고 피해자는 어떤 흐름을 받을 건지 가늠을 해야 이해가 가능하더라. 최대한 그 모습을 보여드릴 수 있도록 연기했다"며 "김건은 비언어적 표현이 중요했는데 속으로 다른 배우들의 마음을 읽으며 연기하는 법을 많이 배워서 그런 부분에서 도움을 많이 받았다"고 말했다.

이현석 PD는 올해 드라마스페셜의 첫 작품이던 '집우집주'에 이어 마지막 작품인 '히든'을 연출하게 됐다. 이 PD는 이 PD는 "'집우집주'는 힐링이지만, '히든'은 장르물의 색을 갖는다. 드라마 안에는 사람이 있고, 사람에게 공감하고 같이 아파하고 분노할 수 있으면 좋을 것 같다는 생각이었다. '집우집주'와 '히든'을 통해 단순히 드라마로 끝나는 것이 아니라 드라마를 시청한 누군가와 의견을 나누고 서로의 생각을 공유하는 계기가 됐으면 하는 바람이 있다"고 말했다.


'히든'은 촉법소년, 범법소년이라는 예민한 주제를 드러낸다. 이현석 PD는 "제일 주의한 점은 건이라는 인물이 과거에 저지른 행동이 과대포장되거나 얘의 행동을 변호하거나 '너 잘했어'라는 우려를 전달해주지 않도록, 얘의 행동은 분명 잘못이고 그 행동으로 인한 결과의 성장과정을 그려가는 이야기라서 과거의 행동이 절대 용서할 수 있는 일이라거나 용서를 받아야 한다거나 하는 정도의 이야기를 최대한 배제시켰다. 건이라는 인물의 성장을 통해 과거의 일이 이 아이 안에서 어떤 변화를 일으키고 어떤 변화를 일으키는지를 초점을 맞췄다. 과거 행동이 잘했다거나 충분히 할 수 있는 행동을 했다는 것에 대해 변호하고 싶은 생각이 없었고 그걸 최대한 경계했고 조심스럽게 연출했다"고 밝혔다.

또 이에 김건은 "저 혼자 판단할 수 있는 주제가 아니기 때문에 그때의 기사를 보면서 당시의 흐름을 파악하려고 노력했다"고 말했다. 류현경은 "다른 것을 찾아보기보다는 대본을 몇배로 더 많이 봤다. 작가님과 감독님이 원하는 안의 속뜻을 찾고 싶어서 열심히 봤는데 보다 보니 매직아이처럼 보이더라 .그것에 대해 감독님과 같이 얘기하면서 작업을 했다"고 말했다.

'히든'이 전달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관전포인트를 묻자 류현경은 "메시지를 전달하겠다는 마음보다는 한주경이라는 형사를 연기하면서 어떤 사건이나 일을 바라봤을 때 정말 편견없이 똑바로 보고 있는지 생각을 하게 됐다. 이 드라마를 보시면 그런걸 생각하실 거 같다. 관전포인트는 드라마를 첫 장면부터 보셔야 할 거 같다"고 말했다.


사진=KBS 제공
이어 서동현은 "저는 이 김건이란 역할을 준비하면서 대본을 반복해서 봤는데 그때마다 제가 느끼는 생각이 달랐다. 누군가에게 메시지를 던진다는 표현보다는 제가 느낀 것을 똑같이 느끼시면 좋겠다. 촉법이나 범법도 시스템에 속한 것들인데 그런 시스템을 가지고 능력이 있는 사람들이 김건이라는 사람을 통해 다시 생각해볼 수 있으면 좋겠다"며 "암호나 비밀번호처럼 나오는 장면들이 있을 텐데 그게 뭘지 생각하고 보시는 것이 좋을 것 같다"고 밝혔다.

KBS는 드라마스페셜 2019를 통해 상업성이 아닌, 공영성에 집중한 단막극을 선보이고 있다. 올해에는 집, 노인, 이사, 댄스, 취업, 죽음 등 다채로운 소재를 담아냈다. 현재까지 '집우집주', '웬 아이가 보았네'가 방송됐으며 '렉카'를 비롯해 '그렇게 살다', '스카우팅 리포트', '굿바이 비원', '사교-땐스의 이해', '때빼고 광내고', '감전의 이해' 등을 방송했다. '히든'을 마지막으로 드라마스페셜 2019가 막을 내린다.

이현석 PD는 "드라마스페셜이라는 작품을 하게 되면서 행복했다는 감정이 컸다. 타사에서는 누릴 수 없는 것이고, 드라마 PD로서 처음 시작하는 단계를 단막극으로 할 수 있다는 것에서 행복했다. 또 단막극이라 가능했던 소재나 이야기들이 충분히 완성도있게 잘 나온 올해의 드라마스페셜이 아니었나 싶다. 늘 단막극의 의미나 이야기를 하면 뻔하지만 꼭 해야 하는 이야기가 '여기서 멈추지않고 2020년, 2021년 계속 편수가 확장돼서 단막극을 하는지도 모르는 시청자들에게 의미와 존재, 단막극만의 매력을 느낄 수 있는 기회가 많아졌으면'하는 것이 개인적인 바람이다"고 의미를 전했다.

드라마스페셜2019의 마지막 작품인 '히든'은 29일 오후 11시 15분 방송된다.

문지연 기자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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