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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인터뷰종합]"악플 안받아보긴 처음"…'동백꽃' 손담비의 '인생캐', 섹시 가수→진짜 '배우' 됐다

고재완 기자

기사입력 2019-11-24 13:15


손담비. 사진제공=키이스트

[스포츠조선 고재완 기자] 드디어 배우로 인정받았다. 가수에서 배우로 전향한지 10년이 넘었지만 아직도 손담비는 우리에게 가수 이미지가 강했다. 하지만 이 단 한 편의 드라마 속 캐릭터 향미로 그는 단숨에 '연기 되는 배우'가 됐다. KBS2 수목극 '동백꽃 필 무렵'(이하 동백꽃)으로 말이다.

21일 종영한 '동백꽃'에서 손담비는 속을 알수 없는 동백의 가게 '까멜리아'의 알바생 최향미 역을 맡았다. 그는 작품을 마친 소감으로 "태어나서 처음으로 악플을 안받아본 것 같다. 다음에 작품을 할 힘이 생기고 잘해야하겠다는 사명감도 느껴진다"고 말했다.

향미는 사실 연기하기 쉬운 캐릭터는 아니다. "감독님과도 쉽게 표현할수 있는 캐릭터는 아니라는 얘기를 많이 했어요. 맹하지만 눈치는 빠삭하고, 말투는 느릿느릿하고 멍한 눈빛에 어떻게 해야할지 처음에는 잘 모르겠더라고요. 저와 성격도 완전히 다르고요. 대본 연습도 많이 했고 노력도 많이 했어요. 캐릭터 자체가 거침없이 말하는 스타일이라 대사량이 많더라고요. 자칫 잘못하면 발음도 잘 안들릴거 같다는 생각을 해서 코르크를 물고 발음연습도 하고 이비인후과에서 발음 교정도 했어요." 코르크 발음 연습법은 정려원이 조언해준 방법이란다. "효과가 좋더라고요.(웃음)"


손담비. 사진제공=키이스트
2007년 가수로 데뷔했고 2009년 드라마 '드림'으로 배우의 길을 밟았으니 가수로서의 시간보다 배우로서의 시간이 더 길었다. 하지만 '동백꽃' 전 '배우 손담비'는 낯선 존재였다. "저도 알았어요. 가수 꼬리표가 길 것이라는 걸요. 오래 걸릴 줄 알았죠. 제가 '미쳤어'로 잘됐지만 그게 첫 음반은 아니었거든요. 그 앞에 2장이 망했어요.(웃음) 그때도 포기하고 싶은 순간에 잘됐거든요. 그때 알았죠. 오래 걸린다 싶어도 한번쯤 기회가 왔을대 잡으면 잘할 수 있다고요. 연기도 마찬가지였던 것 같아요. 제게 맞는 캐릭터를 할 수 있을 것 같은 믿음이 있었어요. 10년이 지났는데도 아직 손담비의 섹시이미지를 기억해주시잖아요."

공효진과의 호흡은 '동백꽃'의 '킬포인트'다. "(공효진은) 벌써 연기한지 20년이나된 선배잖아요. 조언을 많이 해줬죠. 제가 원래 대본을 완벽하게 외우지 않으면 불안해하는 스타일이라 토씨하나 틀리지 않고 외우거든요. 그런데 그러면 연기가 국한될 수 있다고 '그것에 너무 신경쓰지말고 맥락만 이해하면서 제대로 부딪혀보라'고 하더라고요. 그렇게 하면 제 안에 다른 것들이 분출될 수 있다고요. 진짜 해보니까 다른 것들이 많이 나오더라고요. 제가 의도치 않았던 것들이요. 언니에게 조언을 정말 많이 받았어요."


손담비. 사진제공=키이스트
향미는 이제 손담비의 인생 캐릭터가 됐다. 물론 '동백꽃 필 무렵'의 집필을 맡은 임상춘 작가도 손담비의 놀라운 활약에 찬사를 보냈다. "마지막 신을 촬영하고 나서 작가님에게 장문의 메시지를 받았어요. 작가님이 '만나는 모든 사람들이 내게 향미에 대해서 묻는다. 너무 가슴이 아프다. 지금까지 너무 잘해줘서 고맙고 이렇게까지 잘해내실줄 몰랐다. 이렇게 크게 향미에 빠져들게 해주셔서 감동했다. 보면서 눈물 흘렸다. 감동의 물결이었다"고 하시더라고요."

이제 배우 손담비는 또다른 작품을 기다리고 있다. "몇개 작품을 하면서 느낀 건 캐릭터가 중요하다는 거에요. 얼마나 시너지를 일으킬수 있느냐를 생각하고 있어요. 주연이 아니라도 의미있는 캐릭터라면 하고 싶어요. 내가 어떻게 소화해내냐에 따라서 바뀐다는 걸 알기 때문이죠. 이제 주연을 꼭 하고 싶다는생각은 없어요. 작품이 좋았으면 좋겠다고 생각하고 의미있는 캐릭터였으면 좋겠다고 생각하죠."


손담비. 사진제공=키이스트
사실 가수 손담비를 완전히 포기한 것은 아니었다. "사실 '동백꽃'을 하기 전에 원래 음반 준비하고 있었어요. 향미가 들어오는 바람에 음반을 과감히 포기했죠. 사실 노래도 좋았지만 향미때문에 할수가 없었어요. 지금은 그 곡이 다른 사람에게 갔죠." 손담비의 꿈은 가수와 연기를 모두 소화할 수 있는 것이다. "나중에 제가 정말 자연스럽게 배역을 맡아가면서 연기를 할수 있고 정말 안정이 됐을때는 음반내도 상관없겠다는 생각을 해요. 그런 것들을 아우를수 있는, 엄정화 선배님처럼 하는게 가장 큰 목표에요."


고재완 기자 star77@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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