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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이지현 기자] '나의 나라'가 압도적 몰입감으로 품격이 다른 사극의 진가를 발휘했다.
11일 방송된 JTBC 금토드라마 '나의 나라'(연출 김진원, 극본 채승대, 제작 셀트리온엔터테인먼트, 나의나라문화전문유한회사) 3회에서는 뒤집힌 세상 위에서 살아남기 위해 새로운 힘을 기르는 서휘(양세종 분), 남선호(우도환 분), 한희재(김설현 분)의 이야기가 펼쳐졌다. 요동 정벌의 선발대였던 서휘와 위화도 회군의 당위를 인정받기 위해 척살대로 간 남선호의 어긋난 운명은 긴장감을 높였다. 적으로 다시 만나 서로에게 칼을 겨눈 두 친우의 엔딩은 다음 전개에 관한 궁금증을 한껏 끌어 올렸다.
이화루를 떠난 한희재의 선택은 포천부인 강씨(박예진 분)였다. 이성계가 요동 정벌을 떠난 사이 최영 측이 가솔들을 볼모로 잡을 수도 있는 상황. 강씨를 지킬 누군가가 필요했다. 이미 온기가 빠진 강씨의 집으로 무작정 찾아간 한희재는 정벌이 끝날 때까지 그녀를 지키겠노라 약조하고 곁에 남게 됐다. 요동의 서휘는 위화도의 본대가 움직일 생각을 하지 않자 화살로 선발대의 상황을 알리는 전령을 보냈다. 아이러니하게도 그의 전령을 받은 이는 남선호였다. 서로의 정체를 알지 못한 채 화살로 전령을 주고 받던 두 사람. 서휘는 자신의 이름을 알리는 답을 보냈지만 이를 받은 이는 남전(안내상 분)이었다. 서휘가 선발대에 있음을 알게 된 남전은 이 사실을 아들인 남선호에게 숨겼다.
이성계는 고민 끝에 압록을 앞에 두고 회군을 결정했다. 선발대가 살아남아 버티면 이성계의 정벌 불가론은 힘을 잃게 되므로 선발대는 그곳에서 죽어야 했다. 남선호는 여진족으로 구성된 척살대의 일원이 됐다. 임무를 마치고 돌아오면 중용하겠다는 이성계의 약속도 받았다. 이성계는 회군을 앞두고 이방원(장혁 분)에게 모친들을 동북면으로 모시라 명했다. 모두가 손가락질하는 망종처럼 보이던 이방원이었으나, 그는 결코 호락호락한 인물이 아니었다. 강씨와 팽팽한 기싸움을 펼치는 그의 모습은 긴장을 드리웠다. 그날 밤 척살대는 압록을 넘어 선발대를 무참히 척살했다. 서휘와 박치도 등은 살아남기 위해 맞섰다. 누구인지 살필 겨를도 없이 칼을 부딪치던 서휘는 자신의 눈앞에 있는 적이 남선호라는 것을 알게 됐다. 벼랑 끝에서 마주한 두 사람 앞엔 잔인한 운명이 놓여 있었다.
나라가 뒤집어지는 격동의 시기, 서휘와 남선호 그리고 한희재가 본격적으로 자신의 길을 찾기 시작하면서 더욱더 역동적인 전개가 펼쳐졌다. 남선호는 서얼이라는 신분의 굴레를 벗기 위해 야심을 품은 채 이성계의 곁에 섰고, 한희재는 더는 소중한 이들을 잃지 않고자 강씨 곁에 서서 새로운 힘을 기르기 시작했다. 여기에 아비규환의 전장에서도 살아남아야만 하는 서휘의 굴곡진 운명은 시대의 아픔을 극적으로 보여줬다. 서휘의 모습은 전쟁에서 이름 없이 스러져갔을 수많은 민초들을 떠올리게 하며 묵직한 감정과 빠른 속도감으로 시청자들을 사로잡았다. 인물들의 내면을 따라가며 생생함을 덧입힌 요동의 전투 장면은 탁월한 영상미 위에 감정선까지 담아내며 몰입도를 높였다.
이성계의 위화도 회군이라는 역사적 순간이 그려지면서 이방원과 강씨도 본격적으로 등장했다. 장혁의 카리스마와 인간적인 해석이 돋보인 이방원은 등장하자마자 극을 압도했고, 강씨를 연기한 박예진은 그에 못지않은 기개로 긴장감을 불어넣었다. 이들이 맡은 캐릭터의 존재감만큼이나 배우들이 지닌 무게감은 극의 완성도를 높였다. 남선호가 이성계의 사람이 되고 한희재는 강씨에게 갔다. 앞선 프롤로그에서 이방원과 서휘의 인연도 그려진 바 있다. 숙명적으로 맞서게 될 이방원, 이성계, 강씨와 필연적으로 얽힌 서휘, 남선호, 한희재의 운명이 어떻게 이어질지 귀추가 주목된다.
한편, '나의 나라' 4회는 오늘(12일) 밤 10시 50분 JTBC에서 방송된다.
olzllovely@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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