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인터뷰②] 이중옥 "홍남복은 역대급 악역..싱크로율 높다는 평 상처"

사진=지킴엔터테인먼트 제공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배우 이중옥(41)이 '악역 TOP'으로 홍남복을 꼽았다.

이중옥은 연극무대를 시작으로 19년 연기 인생을 걸어온 인물. 2000년 대구 연극 무대를 중심으로 활동을 시작하고, 현재는 극단 차이무의 소속으로 연기 경력을 쌓았다. 또 스크린과 브라운관을 넘나들며 관객들을 만족시킨 이중옥은 최근 OCN '손 더 게스트'와 영화 '마약왕', 그리고 1600만 관객을 동원한 영화 '극한직업'의 마약 판매책으로 출연해 관객들의 시선을 단번에 사로잡았다. 뿐만 아니라 다수 작품에서 조단역으로 활약하며 시청자들의 시선의 끝에 늘 머물렀던 인물. SBS '육룡이나르샤'나 영화 '부산행' 등에서도 짧지만 강렬한 활약을 보여준 바 있다.

특히 이중옥은 독특한 가족관계로도 대중들의 관심을 받고 있다. 그의 작은 아버지가 바로 세계적인 영화감독 이창동 감독이기 때문. 그러나, 이 감독의 도움 없이 스스로 연기에 빠져들어 최근 신스틸러로서의 활약을 완성해내며 열렬한 지지를 받는 중이다.

이중옥은 최근 종영한 OCN 드라마틱시네마 '타인은 지옥이다'에서 늘어난 러닝셔츠와 추리닝 차림, 그리고 발목에는 전자발찌까지 차고 있어 불쾌한 인상을 풍기는 남자 홍남복 역을 맡아 열연했다. 여기에 여자 사진으로 도배가 된 방과 매일 켜져 있는 야한 동영상이 보는 이들에게 불쾌감을 주기도 했다. '타인은 지옥이다'는 서울에 상경한 청년이 서울의 낯선 고시원 생활 속에서 타인이 만들어낸 지옥을 경험하는 미스터리 스릴러. 고시원 속 파격적인 살인마들 중 한 명인 홍남복을 연기한 이중옥은 극중 윤종우(임시완)의 신경을 가장 많이 자극하며 그를 분노하게 만든 인물이다.

이중옥은 8일 오전 서울 강남구에 위치한 한 카페에서 '타인은 지옥이다' 종영 인터뷰를 진행했다. 캐스팅이 오픈됐을 때 웹툰과 싱크로율이 높은 배우 중 한 명이라는 평을 받았던 바. 이중옥은 "당시 다들 기분 나빠했다. 닮았다고 하면 좋긴 좋은데, 정상적인 역할이 없다 보니, '내가 진짜 닮았나'하면서 기분이 나쁘기도 했다"면서도 "다같이 있을 때가 '사람들이 닮았구나' 싶었다. 혼자 있을 때는 '내가 닮았나' 싶은데, 같이 있을 때는 '싱크로율이 크구나' 이런 생각을 했다. 저희끼리는 '고벤져스'라는 얘기를 하는데 그게 모여있으니까 더 무서운 거다. 가장 높은 싱크로율을 자랑한 배우는 저도 높은 것 같지만, 이현욱 배우가 유기혁 역할이 제일 닮지 않았나 싶다. 이정은 선배님은 제일 닮았는데 이현욱 배우가 제일 닮았다. 무섭게 얘기하는 친구는 아니지만, 사람이 좋은 친구지만, 겉으로 봤을 때의 이미지나 이런 것은 최대한 비슷했다"고 말했다.

고시원의 싱크로율도 대단했다. 세트에 대해 이중옥은 "제 방에 들어가면 5분 이상 버티기가 힘들 정도였다. 바로 찍고 나오고 쉴 수 있을 때까지 쉬어야 했다. 팬티도 널려있고, 쓰레기도 널부러져 있고 그랬다"며 "할 때는 너무 재미있게 찍어서 정신적인 힘듦을 느낄 새는 없었지만, 오히려 촬영장 가는 게 즐거울 정도였다. 배우들과도 죽이 잘 맞았다. 오히려 끝나고가 힘들었다. 동료들이 도움 아닌 도움 때문에 밝다 보니까 그래서 그런 것은 전혀 없었다"고 말했다.

사진=지킴엔터테인먼트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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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중옥은 "거리를 돌아다닐 때 흠칫하고 피하시는 분들이 있다. 대부분 젊은 친구들이 알아보는데 이름은 모르지만 '313호다' 이렇게 말한다. 사진을 요청하면 호감 역할이 아니니까 선뜻 못 오는 거다. 쭈뼛쭈뼛 와서 찍으시고 그런게 느껴지더라"며 "가족들의 반응은, 아내가 애정 표현을 하는 건데 '연기에 몰입했냐'고 하더라. 다들 그냥 쉽게 얘기하면 'TV에 나와서 좋다'는 것이고, 만약 어르신들이 보시면 '그런 역할 말고 정상적인 역할이면 좋겠다'는 느낌은 받을 정도다. 매일 그런 역을 한다고 하더라"고 말했다.

이중옥은 실제 자신의 성격에 대해 "밖에 나가는 것을 좋아하지 않는 조용한 성격이다. 집돌이 같은데, 마음은 밖에 나가서 놀고 싶은데 별일이 없으면 집에서 조용히 있다"며 "진짜 친한 사람들은 화낼 때 좀 무섭다고 얘기는 하더라. 그냥 얘기하는 것인데 화나보인다고 하는 경우도 있다. 제가 어떤 심정으로 얘기하는지를 다 아니까 그래도 알아주더라"고 말했다.

이어 이중옥은 "저를 보시고 피하시는 분들께 '저는 착한 사람'이라고 전달좀 해달라고 했었다. 작품은 작품일 뿐이고, 사실은 그러지 않는 사람이다. 배우는 작품을 할 때에만 열심히 하면 될 것 같고, 저와 등장인물은 다른 사람이니까. 저를 좀 잘 봐주시면 좋겠다는 마음이다"며 "다음에는 좀 착한 역할을 해보고 싶은 마음이다. 변신이라고 하기에는 거창하지만, 분명히 다른 것은 해보고 싶다. 계속 이것만 할 수 없다는 것을 안다. 제가 물론 멜로는 못하겠지만, 선하고 정상적인 역할을 해보고 싶다는 생각이 든다. 그런데 생각해보니 더 어려울 수도 있을 것 같다. 저는 연극을 포함해 거의 다 악역만 해왔다. 납치하고 그런 역할을 주로 했다. 강도질도 하고. 그런데 제가 했던 악역 중 홍남복은 1위다. 내 인생에서 제일 악한 사람이다. 홍남복을 뛰어넘는 캐릭터를 해보고 싶은 마음도 있다. 선뜻 떠오르지 않지만, 이게 만약 영화였다면 더 갈 수 있지 않았을까 하는 느낌이다. 웹툰은 엄청나게 욕이 많고 난무하는데, 영화가 허용을 해줬다면 더 갈 수 있었을 거라는 생각을 했다"고 밝혔다.

이중옥이 출연한 '타인은 지옥이다'는 닐슨코리아 전국 유료가구 기준 3.9% 시청률을 기록하며 종영했다. 임시완, 이동욱, 이정은, 박종환, 이중옥, 이현욱 등 연기파 배우들의 합류로 화제를 모았고, 잔혹성과 공포감을 이겨내고 높은 화제성을 기록해 유종의 미를 거뒀다.

문지연 기자 [e-mail]