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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스포츠조선닷컴 정유나 기자] '달리는 조사관' 이요원, 최귀화의 세상 특별한 공조가 숨겨진 진실을 세상에 드러냈다.
지난 19일 방송된 OCN 수목 오리지널 '달리는 조사관'(연출 김용수, 극본 백정철, 제작 스튜디오드래곤, 데이드림 엔터테인먼트) 2회에서는 진실 공방이 첨예하게 오갔던 성추행 사건의 전모가 드러났다. 강윤오(권해성 분)를 죽음으로 몰고 간 불법사찰과 외압 사실을 세상에 알리려는 허위 진정이었던 것. 마지막 순간까지 진실 규명을 위해 고군분투한 한윤서(이요원 분)와 배홍태(최귀화 분)가 성추행 사건 이면에 숨겨진 진실을 밝혀냈지만, 씁쓸한 현실은 깊은 여운을 안겼다. 단 2회 만에 '달리는 조사관'은 이 드라마가 전하고자 하는 메시지와 그 진가를 시청자들에게 확실하게 보여주며 호평을 이끌어냈다.
엇갈린 진술은 좀처럼 실마리가 풀리지 않았다. 경찰이 아닌 인권증진위원회(이하 인권위)를 먼저 찾아오고, 언론을 적극적으로 이용하는 모습 등 석연치 않은 부분이 한윤서와 배홍태를 혼란스럽게 만들었다. 진정의 다른 목적이 있을 거라고 의심됐지만, 진정과 무관한 사안을 밝혀낼 권한은 조사관들에게 없었다. 그런 가운데 한윤서와 배홍태는 마지막 참고인 면담을 통해 죽은 강윤오가 재미 삼아 만든 게임과 관련해 명예훼손 고발을 당했다는 사실을 알아냈다. 두 사람은 각자의 방법으로 진실 규명에 힘썼다. 한윤서는 최종심의까지 얼마 남지 않은 시간에도 확실한 증거를 찾기 위해 움직였다. 우여곡절 끝에 이은율이 말한 목격자 박만심(민경옥 분)을 찾은 한윤서는 제 3자의 존재와 사건의 정황을 알게 됐다. 그리고 이은율이 주고 갔다는 서류를 전달받았다. 배홍태는 전직 검찰다운 예리한 촉으로 '강윤오 명예훼손' 사건의 전말을 파헤쳤다. 사건을 담당했던 동료 검사의 사무실에 몰래 숨어들어 증거를 찾는가 하면, 소지혜가 위험에 처했다는 사실을 눈치채고 긴박한 순간에 그를 구했다.
드러난 진실은 그야말로 충격이었다. 노조 성추행 사건은 강윤오 죽음의 진실을 밝히기 위해 소지혜와 이은율이 꾸민 허위 진정이었다. 출발은 노조 게시판에 강윤오가 만든 플래시 게임을 올리면서 시작됐다. 정책을 알리고 소통하는 것을 좋아했던 강윤오는 차기 노조 지부장이 유력한 상황. 사측 입장에서는 껄끄러운 인물이었다. 그룹 회장을 희화한 게임을 발견한 사측은 온갖 방법을 동원해 강윤오를 협박했다. 그럼에도 퇴사를 하지 않고 버티자, 법무팀은 허위사실 유포와 명예훼손으로 고발, 손해배상을 청구했다. 이후에도 계속된 압박에 강윤오는 일상생활이 어려웠고, 납득하기 어려운 소송 결과와 손해배상 금액들은 그를 죽음으로 몰아갔다. 강윤오의 고통과 죽음을 곁에서 지켜본 연인 소지혜와 동료 이은율은 이 진실을 알리고 싶었던 것. 하지만 회사의 힘이 미치지 않는 곳이 없는 상황에서 합법적인 절차는 불가능했다. 그 누구도 믿을 수 없는 두 사람이 최종복(조선묵 분)시장 성추행 사실을 밝힌 인권위의 활약을 접했고, 이를 이용해 공개석상에서 밝히고자 한 것이다.
모든 사실을 알게 된 한윤서는 혼란스러웠다. 비공개 심의를 결정한 안경숙 위원장에게 "우리 모두의 인권과 관련된 일"이라며 공개로 전환할 것을 설득했다. 누군가의 인생이 바뀔 수도 있는 심의 결과 자리. 무엇하나 쉽게 결정할 수는 없었다. 최종 보고를 앞둔 그 순간까지도 합리적으로 회의를 중지시키고 사건을 기각해야 할 것인지를 고민하는 한윤서였다. 누구보다 원칙과 팩트를 우선시하고 중립을 지키는 한윤서이기에 고민은 깊어졌다. 하지만 한윤서는 발견된 사실을 세상에 알리는 것도 조사관이 하는 일이라고 다짐했다. "보고에 앞서 본 진정의 명칭을 '공권력을 동원한 노조원 불법사찰과 외압'으로 변경하겠다"는 한윤서의 소신 엔딩은 뭉클함을 자아냈다.
기소권도 수사권도 없는 인권조사관들의 고군분투는 공감대를 높이며 시청자들의 마음을 움직였다. 성추행 사건은 비록 거짓이었지만, 소지혜와 이은율이 목숨을 걸고서라도 세상에 알리고 싶었던 진실은 씁쓸한 현실이었다. "세상은 바뀌었다고 하지만, 우리는 바뀐 게 없으니까요"라는 그들의 호소는 깊은 여운을 안겼다. 마지막 순간까지도 이들의 목소리에 귀를 기울인 한윤서와 배홍태의 활약도 흥미로웠다. "국민은 인권을 보호받을 권리가 있고 국가는 인권을 지켜줄 의무가 있다. 이 사건을 전하지 않으면 인권증진위원회의 의무를 다하지 못하는 것"이라는 한윤서의 소신은 쉽게 지나쳐왔던 '인권' 문제에 대해 다시 한번 돌아보게 만들었다.
'인권'을 전면에 내세운 '달리는 조사관'은 단 2회 만에 그 진가를 발휘했다. 어렵게만 느껴지던 인권을 우리의 삶과 생활의 이야기로 끌어와 공감을 자아냈다. 모두가 공감하고 함께 몰입할 수 있는 '휴머니즘 조사극'이라는 결이 다른 드라마의 탄생을 반기는 호평도 쏟아졌다. 우리 사회에 만연하게 일어나는 사회적 이슈를 끄집어내 현실의 민낯을 있는 그대로 들여다보는 지점도 흥미롭다. 무엇보다 진정인과 피진정인의 진술 공방을 객관적인 시선으로 담아내며 시청자에게도 '나라면 어떤 판단을 내릴까'라는 생각의 여지를 남기는 대목 역시 '달리는 조사관'을 더욱 특별하게 만들었다.
jyn2011@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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