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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논란 반복→변명 급급'…'정법', '도전!지구탐험대' 불명예 폐지 전철 밟나

이승미 기자

기사입력 2019-07-09 10:29



[스포츠조선 이승미 기자] 끊임없이 반복되는 논란과 한결같이 책임 없는 자세. 8년 인기 장수 예능 '정글의 법칙'에 시청자들이 등을 돌릴 수밖에 없는 이유다.

SBS '정글의 법칙-로스트 아일랜드'의 출연했던 일부 출연자들이 대왕조개를 채취하고 시식까지 한 것이 전파를 타면서 태국와 한국, 양국에서 며칠째 큰 논란을 일고 있다. 태국에서 대왕조개는 채취할 경우 2만 바트(약 76만원) 상당의 벌금 또는 5년 이하의 징역이나 두 처벌 모두를 받을 수 있는 멸종위기종이기 때문. 태국 당국 경찰을 이에 대해 선처 없는 철저한 조사와 처벌을 예고했고 현지 코디네이터를 맡았던 태국 업체 관계자를 비롯해 '정글의 법칙' 제작진과 배우를 조사할 예정이다.논란이 계속되자 SBS는 4일 "현지 공기관의 허가 하에 그들의 가이드라인을 준수해 촬영을 했다"고 밝혔지만 이는 거짓이었다. 조용재 P
D가 태국 관광청에 제출한 공문에는 "촬영이 진행되는 동안 태국에서 사냥을 하는 모습을 촬영하거나, 방송으로 송출하지 않겠다"는 내용과 함께 조 PD의 서명까지 고스란히 담겼다는 것이 확인됐기 때문이다.

대왕조개를 직접 채취했던 이열음이 가장 곤혹스러운 상황에 놓였다. 제작진을 믿고 열심히 촬영에 임한 죄밖에 없던 이열음은 '정글의 법칙' 제작진으로부터 무작정 기다리라는 답변만 듣고 있는 상황. 입장을 요구하는 네티즌과 취재진의 연락을 피하며 뒤늦게 상황을 수습하기 바빴던 SBS는 8일 오후 "SBS는 이번 '정글의 법칙' 사안에 대해 다시 한번 깊이 사과드립니다. 이에 SBS는 철저한 내부 조사를 실시한 후 결과에 따라 강력한 조치를 취하겠습니다. 또한 출연자 이열음 씨에게 피해가 가지 않도록 최대한 책임 있는 자세로 임하겠습니다"라는 입장문을 발표했다. 앞서 전한 거짓 입장 발표에 대한 해명도, 문제 해결을 위한 진행 과정에 대한 설명도, 무엇보다 가장 피해를 보고 있는 이열음에 대한 사과도 없었다.

'정글의 법칙'의 성의 없고 책임감 없는 태도와 사태 수습 과정이 대중의 더욱 큰 실망을 안기는 이유는 '정글의 법칙'이 만든 논란이 이번이 처음이 아니기 때문이다. 2013년 방송된 '정글의 법칙 in 캐리비안' 편에서는 카리브해에서 출연자들이 한센병을 전염시킬 수 있는 동물인 아르마딜로를 요리해 먹는 모습이 담겼다. 일부 시청자들이 이에 대해 문제를 제기했지만 가볍게 시청자 의견을 무시했던 '정글의 법칙'은 개선은커녕, 2년 뒤인 '정글의 법칙 in 니콰과라' 편에서 또 다시 출연자들에게 아르마딜로를 시식케 했다.
조작 논란까지 있었다. 2013년 방송된 '정글의 법칙'에 출연했던 박보영의 소속사 대표가 자신의 SNS에 100% 리얼 다큐 예능을 지향했던 '정글의 법칙'을 '개뻥 프로그램'이라고 지적한 것. 소속사 대표는 "먹기 싫은 거 억지로 먹이고 동물들 잡아서 근처에 풀어놓고 리액션의 영혼을 담는다고? 다음에 뉴욕에 가서 센트럴파크에서 다람쥐를 잡아라"라고 폭로했다.

논란이 계속되자 SBS는 해당 글은 소속사 대표가 술을 먹고 올린 것이며 사실과 전혀 다르다고 강하게 해명했고 소속사 대표는 해당 글을 삭제했다. 그럼에도 온라인상에는 그동안 방송됐던 '정글의 법칙'의 조작 의혹 영상 증거들이 끊임없이 올라왔고 당시 연출자였던 이지원 PD는 뒤늦게 "병만족이 열악한 환경을 극복해가는 모습을 극적으로 전달하고자 하는 과정에서 일부 과장된 표현이 있었음을 겸허하게 인정한다. 세간 높아진 관심에 대한 심리적 부담으 로 작용하고 제작자로서 욕심이 있었음을 고백한다"고 뒤늦게 사과했다.
이렇듯 '정글의 법칙'은 잊을만하면 끝없이 논란을 반복하고 있다. 논란의 반복에도 고정 시청층 확보로 인해 높은 시청률을 유지해온 탓일까. '정글의 법칙'은 더욱 철저하게 사전 준비와 과정이 필요한 해외 오지 촬영 프로그램임에도 불구하고 안일한 태도로 촬영에 임했고 논란에는 변명하기 급급한 상황 수습으로 실망감만 안기고 있다.

과거 엄청난 인기를 끌었던 탐험 프로그램 '도전! 지구탐험대'는 방송사와 제작진의 소홀한 방송 준비로 인해 출연자가 뇌성 말라리아에 감염돼 사망하고 또 다른 출연자가 아나콘다에 물려 크게 다치는 등 논란을 일으키다 결국 '불명예 폐지'된 바 있다. 인기에 취해 기본도 제대로 지키지 못하는 '정글의 법칙'이 '도전! 지구탐험대'의 전철을 밟게 되는 건 아닐지, 시청자의 날카로운 이목이 집중된다.

smlee0326@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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