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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칸(프랑스)=스포츠조선 조지영 기자] 봉준호(50) 감독이 "다들 내게 '컨트롤 악마'로 보더라"고 말했다.
봉준호 감독 특유의 블랙 코미디가 잘 살려있으며 한국 사회 현실의 문제를 꿰뚫는 날카로운 메시지 또한 신랄하게 담겨있는 '기생충'. 영화가 시작된 초반부터 엔딩크레딧이 올라가는 순간까지 단 1초도 흔들리지 않고 무섭게 몰아치는 전개로 전 세계를 사로잡았다. 관객은 봉준호 감독이 던진 위트에 박장대소했고 또 생각지도 못한 반전에서는 숨을 죽였다. 모두가 '기생충'이 상영되는 내내 웃고 울으며 온전히 영화 속에 매료된 칸의 뜨거운 밤이었다.
실제로 '기생충'은 상영관 불이 켜지기 전부터 1분 여간 박수가 지속됐고 이후 엔딩크레딧이 올라가고 불이 켜진 뒤에는 7분간의 기립 박수로 폭발적인 찬사를 한몸에 받았다. 무려 8분간 쏟아진 관객들의 뜨거운 환호를 받았고 공식 상영 이후 외신 및 영화 관계자들은 "한동안 이렇게 대담하면서 참신한 영화를 보지 못했다. 칸영화제에서 이렇게 많이 웃고 긴장시키는 영화는 정말 오랜만이다" "기생충'은 매우 재미있고 자극적이며 아름답게 만들어졌으며 보편적으로 깊이 울리는 영화" "'기생충'은 봉준호 감독 최고의 작품이다" "'기생충'은 봉준호 스스로가 하나의 장르가 됐음을 증명한다" 등 연일 호평이 쏟아지고 있다.
그는 "'마더' 엔딩에서 김혜자 선생님이 고물상에 불을 지르는 장면이 있다. 그 장면에서 인서트로 얇은 옛날 달력이 불타는 장면이 있다. 근데 그 달력에 남일당(용산 참사 당시 철거민과 경찰의 충돌이 빚어져 다수의 사상자가 발생한 건물 이름)이라고 써져 있더라. 그 장면만으로 용산 참사와 관련이 있냐고 질문을 받았다. 나는 그저 잘 탔으면 싶어 그 달력을 선택했는데 사람들은 또 그렇게 생각하더라. '봉테일'이란 수식어가 영화를 그런 방향으로 보게끔 하는 것 같다"고 설명했다.
이어 "영화가 정교하면 좋지만 정교하려고만 하면 안 되지 않나? 엉뚱함 면도 필요하다고 생각한다. 해외 관객은 내게 '아이 헐드 유어 네임 '봉테일'(I heard your name 'Bongtail')?'이라고 묻는다. 나는 그때마다 아니다고 절규한다. 나는 '봉테일'이란 수식어를 계속 싫어하고 싶다"고 덧붙였다.
올해 칸영화제는 14일부터 25일까지 프랑스 남부에 위치한 칸에서 열리며 개막작으로 짐 자무쉬 감독의 '더 데드 돈트 다이'가, 마지막 상영작(올해부터 폐막작 대신 마지막 상영작으로 표기)은 올리비에르 나카체·에릭 토레다노 감독의 '더 스페셜스'가 선정됐다. 한국영화 진출작으로는 경쟁 부문에 '기생충', 미드나잇 스크리닝(비경쟁 부문)에 '악인전', 시네파운데이션(학생 경쟁) 부문에 '령희'(연제광 감독), 감독주간에 단편 애니메이션 '움직임의 사전'(정다희 감독) 등이 칸영화제를 통해 소개된다.
칸(프랑스)=조지영 기자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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