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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은 지난 2014년 개봉한 독립 장편 데뷔작 '한공주'로 데뷔, 섬세하고 집요한 연출로 거장 마틴 스콜세지 감독에게 극찬을 받고 마라케시국제영화제, 로테르담 국제영화제, 청룡영화상 등 국내외 영화계를 휩쓸며 단번에 충무로에서 가장 주목받는 감독으로 자리매김한 이수진 감독의 신작이다. '한공주'에 이어 5년 만에 꺼낸 '우상'은 '한공주'보다 더 묵직하고 짙은 메시지로 강렬하고 파격적인 전개로 여운을 남긴다.
앞서 '우상'은 세계 3대 영화제 중 하나인 제69회 베를린국제영화제 파노라마 섹션에 공식 초청돼 전 세계 영화인들의 이목을 집중시키기도 했다. 지난달 14일(현지시각) 베를린영화제에 참석한 '우상'의 설경구, 천우희, 이수진 감독은 공식 포토콜부터 기자회견, 레드카펫, 월드 프리미어를 진행했고 이 과정에서 전 세계 수많은 취재진의 스포트라이트를 한몸에 받은 것. 베를린영화제 파노라마 섹션 프로그래머 파즈 라자로(Paz Lazaro)는 "관객들에게 빨리 보여주고 싶은 영화"라며 '우상'을 초청하게 된 이유를 밝혔고 영화를 직접 본 관객들과 매체들은 "퍼즐을 풀어가는 느낌이다" "굉장히 흥미로운 영화" "캐스팅부터 어메이징하다" "탁월한 긴장감을 조성한다" 등 호평을 쏟아내기도 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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특히 천우희는 '한공주' 이어 '우상'으로 이수진 감독과 두 번째 호흡을 작품 선택의 첫 번째 기준으로 밝혔다. 그는 "이수진 감독의 작품이었기 때문에 무조건 하고 싶었다. 시나리오가 가진 집요함과 련화라는 캐릭터가 강렬하지 않나? 두렵다는 생각도 가졌지만 '한공주'와 다른 느낌으로 변신시켜줄 것 같았고 궁금했다. 여러가지 이유로 안 할 수가 없는 작품이었다"고 말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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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상'의 캐릭터를 소화하는 데 어려움이 컸다는 한석규는 "한 인물을 연기하는 게 내 일이다. 생생한 인물을 만들어 낸다는 것 자체가 연기하는 내내 짓누르는 스트레스였다. 톤이 높지도 떠있지도 않은데 적절하고 생생한 인물을 만들어 내야 한다는 그 작업이 너무 힘들었다. 회를 거듭할수록 조금 더 나아지는 내 모습을 보게 된다. 문득 '내가 좀 나아지고 있구나' 느끼는데 그 기쁨 때문에 계속 연기를 하는 것 같기도 하다. 이번 작품은 선이 굵고 디테일한, 촘촘한 작품이었다. 그 결에 맞추는 연기톤을 보여줘야 한다는 게 만만치 않았다. 그래도 원했던 작업이라 좋았다"고 말했다.
그는 "비겁한 인물을 하고 싶었고 구명회가 살아남기 위해 비겁하게 폭주하는 캐릭터였다. 한 가지 목표를 위해 전력 질주하는 비겁한 인물이다. 보는 이들에게 구명회를 통해 '어떻게 살 것인가?'에 대해 고민할 수 있었으면 좋겠다. 다음 작품에서는 비겁함 대신 용감하게 살아남는 인물을 연기해 보고 싶다"고 웃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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설경구는 "'불한당: 나쁜 놈들의 세상'(17, 변성현 감독)을 통해 어렵게 '지천명 아이돌'로 재기했는데 이번에 다시 구겨진 것 같다. 예쁘게 봐달라"고 머쓱하게 웃었다.
이와 관련해 이수진 감독은 "그렇게 구겨지지 않은 것 같다. 설경구가 체중도 많이 감량하고 6개월간 탈색을 해야했다. 엄청난 고생을 많이 했다. 이 자리를 빌어 감사하다는 말을 전하고 싶다"고 너스레를 떨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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그는 "나 역시 맹목적으로 우상을 좋아하고 있는게 아닌가 싶었다. 마지막 장면이 이 영화의 주제 중의 하나가 아닐까 싶다. 보는 관객에겐 당혹스러움이 될 수 있고 이 영화를 설명하기도 할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감독은 "사실 '우상'의 캐스팅은 세 배우 모두 내가 너무 원하던, 좋아하는 배우였다. 특히 이 작품을 가장 먼저 준 배우가 한석규였다. 운이 좋게 캐스팅하게 됐고 무엇보다 한석규 선배가 구명회라는 캐릭터를 너무 하고 싶어했다"고 머쓱하게 웃었다.
이에 한석규는 "이수진 감독의 말이 맞다. 비겁한 캐릭터를 연기하고 싶었는데 '이놈이다!'라는 생각이 들어서 도전하게 됐다"고 애정을 전했다.
한편, '우상'은 한석규, 설경구, 천우희 등이 가세했고 '한공주'의 이수진 감독이 메가폰을 잡았다. 오는 20일 개봉한다.
soulhn1220@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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