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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SC초점] "올해 사극 규모만 1000억원"..新전성기 맞이할 '정통사극의 시대'

문지연 기자

기사입력 2019-03-05 10:49



[스포츠조선 문지연 기자] 끊어졌던 사극의 계보가 다시 살아나고 있다. 2016년 KBS가 '다산 정약용'의 편성을 문자로 통보했고, MBC '역적 :백성을 훔친 도적' 등의 작품 이후 사극의 존재를 찾아볼 수 없게 되며 시청자들의 아쉬움도 커졌다. 사실상 사극은 '돈 덩어리'라고 할 정도로 들이는 비용이 만만찮은 작품들로, 제작사와 방송사의 큰 결단이 없이는 시청자들을 만나기가 힘들어진 작품들이다.

특히 과거 내놓기만 해도 성공을 거뒀던 사극 시대와는 달리, 이제는 사극에 대한 시청자들의 관심도도 떨어졌고, 각종 예쁜 옷을 입은 퓨전사극이 등장했으며 공을 많이 들인 판타지, 수사극, 미스터리극이 아니고서는 시청자들의 만족을 이끌어내기 힘든 시대가 돼버렸다.

배우들의 하소연도 이어졌다. '2018 KBS 연기대상'에서 유동근은 대하사극에 대한 아쉬움을 내비치며 타사 드라마인 tvN '미스터 션샤인'까지 언급했다. 그는 "'미스터 션샤인'의 멋진 연기도 좋았지만 그 드라마로 의병이라는 단어를 배웠다. 시청자 분들이 열기와 열정, 성원을 보내주시면 대하드라마가 반드시 부활될 수 있을 것이라고 믿는다. 도와달라. 살려달라"고 외쳤다. '장녹수'(1995)와 '조광조'(1997), '명성황후'(2001), '정도전'(2014) 등 수많은 사극을 이끌었던 배우 유동근으로서 할 수 있는 말이었다. 또 일명 '고종-순종-최수종'이라는 우스갯소리가 있을 정도로 수많은 사극에 출연했던 최수종도 사극의 소멸에 대한 아쉬움을 토로한 바 있다.

그러나 1919년 3·1운동으로 한반도가 태극기 물결로 뒤덮인 후 100년이 지났고, 다시 방송사들은 '사극 카드'를 들이밀 수 있는 기회가 찾아왔다. 200억원, 많게는 300억원까지 사용하는 등 사극에 아낌없는 투자를 하는 방송사들의 물결이 이어지고 있다. 그 시작은 tvN '왕이 된 남자'(김선덕 극본, 김희원 연출)였다. 1000만 영화인 '광해, 왕이 된 남자'(2012, 추창민 감독)의 리메이크 작품으로, 광대와 왕의 '인생 바꿔치기'를 고급스러운 문법으로 담아내며 호평을 받았다.

또 지난달 11일 출발한 후 줄곧 시청률 1위 자리를 지키고 있는 SBS '해치'(김이영 극본, 이용석 연출)는 MBC '이산'과 '마의' 등 다수 정통 사극을 써냈던 김이영 작가의 신작이자 그동안 다루지 않았던 영조 이금(정일우)의 젊은 시절을 그려내는 작품이다. 그동안 '사극=아버지 드라마'라는 생각이 강했던 방송가에서 '해치'는 전 연령층이 볼 수 있는 요소들을 곳곳에 심어두며 미니시리즈 시간대를 공략했다.


이뿐만 아니라 거액의 제작비를 투입한 작품들도 출격을 앞두고 있다. 가장 먼저 공개되는 작품은 MBC '이몽'으로, 수년의 준비 기간을 거치며 제작기를 알려왔다.'사임당, 빛의 일기'의 윤상호 PD와 '아이리스'를 쓴 조규원 작가가 손을 잡은 250억원 규모의 대작 '이몽'은 3·1운동 및 대한민국 임시정부 수립 100주년 기념사업추진위원회가 후원한다. 일본인의 손에서 자란 조선인 외과의사 이영진(이요원)과 비밀결사 의열단장 김원봉(유지태)이 상하이 임시정부의 첩보요원이 되어가는 이야기로 몽골과 상하이 등에서 촬영한다. MBC는 7월 방송 예정인 '신입사관 구해령'도 준비하고 있다. 19세기를 배경으로 한 '신입사관 구해령'은 인턴 여사관들의 궁궐 생존기를 담은 작품. 구해령(신세경)과 도원대군 이림(차은우)의 로맨스도 그려질 예정이다.

SBS도 동학농민운동 125주년을 맞이해 대작 드라마인 '녹두꽃'을 준비했다. 200억원 규모의 작품인 '녹두꽃'은 1894년 동학농민운동 당시 농민군과 토벌대로 갈라져 싸워야 했던 이복형제 백이강(조정석)과 백이현(윤시윤)의 이야기를 담는다. '뿌리깊은 나무'로 SBS 사극의 새 역사를 만들었던 신경수 PD와 대하드라마의 꽃인 '정도전'을 쓴 정현민 작가가 손을 잡았다. 맥이 끊어졌던 사극의 역사를 두 사람이 함께 열어간다는 점에서 의미가 깊다. 정 작가는 "역사에 이름 한 줄 남기지 못하고 스러져간 전사들과 백성들에게 바치는 헌사"라고 드라마에 대해 설명했다.

KBS에서는 대하드라마의 부활이 논의되고 있다. 올해 하반기에는 약산 김원봉을 주인공으로 한 사극을 출범시킬 계획이다. 현재 내부적으로 정리 중인 상황이지만, 캐스팅 등 구체적인 부분에 대해 논의할 단계는 아니라고. 또 KBS는 안중근 의사를 주인공으로 한 '의군-푸른 영웅의 시대'를 기획하고 청년 안응칠에서 대한의군 참모장 안중근으로 성장하는 과정을 담아낸다. 300억원대의 제작비를 투입하는 대작으로, 중국 현지 촬영 등 대규모 촬영이 예정돼 있다. 안중근기념사업회와 항일 독립운동가 단체연합회와 함께 드라마를 만들어 역사적 고증에 힘을 쏟는다.



JTBC에서도 새 사극을 선보인다. 250억원 규모의 '나의 나라'가 그것. 대세 신예 배우들인 양세종과 우도환이 투톱을 맡았고, 설현이 합류했다. 고려 말과 조선 초기를 배경으로 한 사극으로 자신의 신념이 말하는 '나의 나라'를 두고 서로에게 칼끝을 겨누며 권력과 수호에 관한 욕망을 그려낸다. 우도환과 양세종의 액션도 볼 수 있을 예정. 뿐만 아니라 장혁과 유오성, 박예진 등 출중한 배우들이 출연하며 시청자들의 관심을 끌어올리고 있다.

올해 선보여질 사극에 쏟아지는 비용만 약 1000억원 규모다. 이같이 시장이 커진 데에는 그동안 사극을 찾아볼 수 없던 시청자들의 수요도 쏟아졌다. 한 방송사 관계자는 스포츠조선에 "각 방송사가 그동안 외면했던 사극을 쏟아내는 것은 흥행을 유지하는 데 사극 만한 것이 없다는 사실을 다시금 깨달았기 때문"이라면서도 "역사적으로 의미가 있는 한 해를 맞이해 각 방송사에서 의미 있는 작품들을 선보이자는 의견이 이어지고 있다"고 설명했다. 사극의 재 시작에 있어서 2019년은 중요한 한 해가 될 전망. 올해의 성공이 사극의 新전성기를 만들어낼 수 있을지도 관건이다.

lunamoon@sportschosun.com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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